김민석 ‘15석 카드’ 경우의 수···제3당 만들어질 수 있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석에서 15석으로 낮추는 방안을 꺼냈다. 국회 의석을 대입해보면 조국혁신당뿐 아니라 현재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의원들의 선택이 중요해진다. 조국혁신당 12석에 무소속 의원 3명만 결합해도 제3교섭단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진보 세력의 연대를 실현해야 한다”며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선거제도 개편, 결선투표제, 선거 때 경쟁력에 따른 후보 단일화 등을 제안했다. 교섭단체 기준에 대해서는 현행 20석에서 “15석 정도가 처음 하기에는 현실적이고 수용 가능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진보정당들이 다 합치면 충분히 된다”고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김 대표가 꺼내든 ‘15석 교섭단체’안 카드가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다. 실현만 된다면 어떤 경우이든 현재의 정치구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현재 조국혁신당은 12석이다. 진보당은 4석이다. 두 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면 16석이다. 가장 단순한 ‘경우의 수’다.
설혹 진보당이 독자 노선을 택해도 길은 있다. 조국혁신당 12석에 기본소득당과 사회민주당이 각각 1석씩 참여하면 14석이다. 무소속 의원 한 명만 더하면 15석이다. 두 소수정당이 빠져도 조국혁신당과 무소속 3명이 손잡으면 15석을 채운다.
여기서 현재 8명인 무소속 의원들의 선택이 중요해진다. 현재 국회의 무소속 의원은 강선우·김병기·김종민·이춘석·장경태·조정식·최혁진·한동훈 의원 등이다.
8명이 모두 같은 조건은 아니다. 조정식 의원은 지난 6월 국회의장 취임과 함께 무소속이 됐지만 임기가 끝나면 민주당으로 복귀하게 된다.
한동훈 의원의 경우 민주당이 주도하는 제3신당 논의에 참여할 가능성은 없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굳이 경우의 수를 따지자면 국민의힘 내 친한계 의원들이 탈당해 한 의원과 신당을 만들 경우 15명은 충족할 수 있다. 그러나 비례 의원이 많기 때문에 제명되지 않는 한 이들의 탈당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면 결국 남는 의원은 6명이다. 강선우·김병기·김종민·이춘석·장경태·최혁진 의원이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선우·김병기·이춘석·장경태 의원은 저마다 사법리스크로 탈당했고, 정치적 미래를 알 수 없다.
다만 김종민 의원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2024년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총선에서 당선된 뒤 무소속이 됐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민주당 탈당을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평가하며 민주당 복당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2024년 총선 때 새진보연합 몫으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가 된 최혁진 의원도 지난 6월 민주당 복당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강유정 의원(현 청와대 수석대변인)의 사퇴로 의원직을 승계한 뒤 기본소득당으로 가지 않고 무소속에 남았다. 지난 6월 복당 신청서를 냈으나 아직 무소속이다.
저마다 배경과 사정은 다르지만 이들 의원에게 제3교섭단체는 단순한 숫자 맞추기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국회법상 정당이 달라도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은 의원들이 정해진 숫자를 채우면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현행 기준은 20명이다. 김 대표 구상대로 15명으로 낮추면 무소속 의원 몇 명의 선택이 교섭단체 성립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김종민·최혁진 의원처럼 민주당 복당을 희망하는 의원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가 생긴다. 당장 민주당으로 돌아가지 않고 제3교섭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이나 민주당 법안에 협력하는 방식이다. 김병기·강선우·장경태·이춘석 의원처럼 당장 복당을 논의하기 어려운 의원에게도 무소속으로 고립돼 활동하는 것과 교섭단체에 참여하는 것은 정치적 조건이 달라진다.
12명 의원을 보유한 조국혁신당 입장에선 ‘15석’이 절충안이 될 수 있는 동시에 새로운 협상 지점이다. 혁신당은 이날 김 대표 발언이 나온 뒤 “민주당 지도부와 정치개혁, 연대와 통합 관련 공식·비공식 접촉을 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현선 혁신당 최고위원은 16일 “중요한 것은 숫자나 말의 성찬이 아니라 구체적인 법안 발의 및 본회의 처리 일정”이라며 10월 국회에서 구체적 계획을 밝히라고 했다. 김민석 대표의 언급에 귀가 솔깃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아직은 정치권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국민의힘이나 다른 정당에서 추가 탈당자가 나오는 경우까지 넣으면 경우의 수는 더 늘어난다. 실제 지난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국민의힘 중도보수성향 다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뉴이재명당’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다. 다만 이 보수버전의 ‘뉴이재명당’ 소문은 결국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하면 김 대표가 말한 ‘15석’은 교섭단체 문턱을 5석 낮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민주당을 떠나 국회 주변부에 흩어져 있던 무소속 의원들에게도 새로운 선택지를 만든다. 교섭단체를 15석으로 낮추는 방안이 국회에서 실제 논의된다면 조국혁신당과 함께 이들 무소속 의원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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