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 이내’ 임신중지약, 내년 병원부터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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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이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에 국가 의료 체계 안으로 들어온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WHO는 임신 12주 미만까지 약물을 이용한 임신중지가 가능하다고 보지만 국내 사용 범위는 임신 63일(9주) 이내로 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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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2년은 의사 직접 처방·조제

그동안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이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에 국가 의료 체계 안으로 들어온다. 사용 가능 기간은 임신 9주 이내다. 정부는 품목 허가 심사를 거쳐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 2년간은 안전 관리와 모니터링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하고 약을 짓도록 했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조속한 도입을 지시한 지 64일 만이다.
식약처가 수입 품목 허가를 심사 중인 약물은 현대약품의 ‘미프지미소정’이다. 임신 유지 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미페프리스톤 1정과 자궁 수축을 일으키는 미소프로스톨 4정을 이틀에 걸쳐 차례로 복용하는 방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한 이 약물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WHO는 임신 12주 미만까지 약물을 이용한 임신중지가 가능하다고 보지만 국내 사용 범위는 임신 63일(9주) 이내로 한정됐다. 신청 제품의 임상시험이 임신 9주 이내 임신부를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향후 사용 기간을 12주까지 확대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허가 신청 내용에 따르면 첫 번째 약을 복용한 뒤 24~48시간 후 두 번째 약을 먹고, 7~14일 안에 의료기관을 다시 찾아 임신중지 여부와 부작용을 확인해야 한다.
두 약을 병원 안에서 복용하게 할지 등 구체적인 방식은 향후 진료 지침에서 정할 예정이다.
표준 진료 지침은 제약사가 제출한 위해성 관리 계획과 최종 허가 사항을 토대로 의료계와 협의해 마련한다. 정부는 처방 의사의 범위를 산부인과 전문의로 한정하지 않고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 등을 판별할 역량을 기준으로 정할 방침이다.
미성년자의 사용 연령과 보호자 동의 요건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성평등부는 청소년의 건강과 심리·정서적 지원, 보호 체계를 고려해 관련 기준을 진료 지침에 담기로 했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별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제약사가 급여 등재를 신청하지 않으면 초기에는 비급여로 처방될 가능성이 크며, 가격도 미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급여 적용은 제약사가 신청해야 검토가 이뤄지는 사안”이라며 “이와 별개로 초음파 검사 등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따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첫 2년간 원내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한 것은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아직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년 안에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거나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면 원내 조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접근성 문제도 남아 있다. 참여 의료기관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농어촌 여성의 이용이 어려울 수 있고 비급여 약값은 청소년과 저소득층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도입 이후 지역별·대상별 이용 현황을 살펴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현행법으로 품목 허가가 가능한데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간 도입을 미뤄 온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제약사는 2021년부터 품목 허가를 거듭 신청했지만 식약처는 법률 미비 등을 이유로 심사를 미뤄 왔다. 그러나 법제처는 지난달 약물을 이용한 임신중지가 모자보건법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안전성과 유효성 등 법정 요건을 갖췄다면 식약처가 허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 개정 없이도 추진할 수 있었던 절차가 부처의 소극적인 태도 탓에 장기간 묶여 있었던 셈이다.
정부가 이날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국회의 대체 입법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남인순·이수진·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손솔 진보당 의원,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모자보건법 개정과 함께 법무부 소관의 형법 조문도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서울 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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