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백화점-금복주… 흔들리는 ‘대구의 상징’

명민준 기자 2026. 9. 17.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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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찾은 대구 최대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앞.

대구백화점은 수년 동안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앞으로도 대구백화점이 매수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백화점 측은 해당 부지에 호텔과 오피스텔, 쇼핑몰 등을 결합한 복합 문화시설을 희망하고 있으나 요즘 대구는 부동산 경기가 특히 나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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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점 후 장기간 방치된 대구백화점
고금리 등 겹쳐 매수자 찾기 어려워
주류사 금복주 10년새 매출 반토막
중견 건설사도 자금난에 회생 절차
5년 전 폐점 후 장기간 방치돼 있는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의 모습.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5일 오후 찾은 대구 최대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앞. 화려했던 옛 자취는 온데간데없고, 흰색 백화점 건물은 때가 가득 묻어 있었다. 백화점 입구는 철제 셔터로 굳게 닫혀 있었는데, 그 앞에 노숙자의 것으로 보이는 각종 짐과 종이상자 깔개가 놓여 있었다. 행인들은 백화점 앞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발걸음을 재촉하거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2021년 7월 문을 닫은 이후 수년째 멈춰 서 있는 이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는 이제 동성로의 랜드마크가 아닌 상권 침체의 거대한 블랙홀로 전락해 있었다.

문 닫은 백화점의 여파는 고스란히 주변 상권으로 전염하고 있는 듯 보였다. 백화점 주변을 에워싼 인근 길은 유동 인구가 크게 줄어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상가 쇼윈도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붙은 곳도 어렵잖게 찾을 수 있었다.

대구백화점은 수년 동안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7월 외지 업체인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매수인 측이 중도금을 기한 내 내지 못해 계약이 결국 해제됐다. 2022년에는 건물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에 나섰던 ㈜제이에이치비홀딩스가 중도금 등을 내지 않아 무산됐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앞으로도 대구백화점이 매수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백화점 측은 해당 부지에 호텔과 오피스텔, 쇼핑몰 등을 결합한 복합 문화시설을 희망하고 있으나 요즘 대구는 부동산 경기가 특히 나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금리, 고환율 등 상황이 겹쳐 매수에 나설 업체가 나올지 의문이라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시민 김형석 씨(41)는 “대구의 상징이었던 건물이 장기간 흉물로 남아있어 도시 이미지까지 추락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다른 향토기업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대구·경북 향토 주류업체 금복주는 매출액이 매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과거 각종 논란을 일으키면서 기업 이미지가 크게 나빠진 점과 더불어 대기업의 주류 시장 진출, 음주 문화 변화 등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금복주의 최근 3년 동안 매출액은 602억 원, 571억 원, 521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인다. 2016년 매출액 1391억 원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금복주는 10년 전 사내 성차별과 하청업체 상납금 비리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했다. 당시 대구 시민단체가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민단체가 오히려 구매 운동을 제안하고 나섰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역 기업이 살아야 지역도 살 수 있다. 과거 불매 운동 이후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소된 만큼 구매 운동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중견 건설사인 ㈜태왕이앤씨는 기업회생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채무와 각종 부실채권, 공사미수금 가압류가 겹쳐 자금 사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대구회생법원에서 열린 대표자 심문에 출석한 노기원 회장은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여러 가지 원인은 있지만 부족함 탓이라 생각한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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