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다시 '인플레와의 전쟁'…내년까지 고금리 장기전 예고(종합)

성주원 2026. 9. 17.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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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연내 추가 인상까지 시사했다. 이란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속에서도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연준이 물가 안정에 정책의 무게를 실을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노동시장 둔화에 대비해 단행했던 금리 인하 이후 고용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버티면서 연준이 다시 물가 억제에 집중할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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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p↑ 3.75~4.00%…12대0 만장일치
18명 중 16명 연내 추가 인상 전망…4명은 두차례
내년말 금리도 4.1%…고금리 장기화 신호
물가 전망↑…에너지발 인플레 확산 경계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연내 추가 인상까지 시사했다. 이란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속에서도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연준이 물가 안정에 정책의 무게를 실을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특히 연준 위원 대부분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내년 말 금리 전망도 크게 끌어올리면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추이. 연준은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008년 이후는 기준금리 목표범위의 중간값. (단위: %, 자료: 미 연준·WSJ)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이번 결정은 찬성 12표 대 반대 0표로 만장일치였다. 지난 7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한 반대표가 3표 나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위원 전원이 인상에 동의했다.

18명 중 16명 “더 올려야”…내년에도 4%대

더 강력한 신호는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 나왔다. FOMC 위원들의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은 4.1%로 지난 6월 3.8%에서 0.3%포인트 높아졌다. 이날 인상 이후 목표범위 중간값이 3.875%인 만큼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다.

개별 전망은 더욱 뚜렷하다. 전망을 제출한 18명 가운데 12명이 연내 한 차례, 4명은 두 차례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고 봤다. 현 수준에서 동결을 예상한 위원은 2명뿐이었다. 지난 6월에는 위원 절반이 연내 동결 또는 인하를 예상했지만 불과 석 달 만에 금리 전망이 크게 위쪽으로 이동했다.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오래 머물 가능성도 커졌다. 내년 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3.6%에서 4.1%로 0.5%포인트 뛰었다. 2028년 말 전망도 3.4%에서 3.9%로 상향됐다. 로이터는 새 전망이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 이후 2027년에는 중간값 기준 금리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로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성장률↑·실업률↓…인플레 전망은 오히려↑

연준이 다시 긴축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가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6월 2.2%에서 2.3%로, 내년은 2.3%에서 2.4%로 상향했다. 반면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은 각각 4.3%에서 4.1%로 낮췄다. 이날 발표된 8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1.2% 증가해 시장 예상치(0.8%)를 크게 웃돌았다.

문제는 강한 경제와 함께 물가 압력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을 3.6%에서 3.7%로, 근원 PCE 물가 전망을 3.3%에서 3.4%로 각각 높였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번 인상이 “2% 목표로 보다 적시에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이번 성명에서는 이전에 높은 물가의 배경으로 언급했던 ‘공급 충격(supply shocks)’ 관련 표현이 빠졌다. 대신 국내 지출이 회복력을 보이고 생산성 증가세가 강하며 자본투자가 견조하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로이터는 이를 물가 압력이 단순한 공급 충격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광범위해졌다는 일부 정책당국자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 (사진=AFP)
“에너지 충격 장기화”…기대인플레 번질까 경계

최근 인플레이션 재확산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이란 전쟁 격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오른 데다 정제시설 병목까지 겹치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에너지 비용은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란 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에너지 가격 충격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을 최근 전망 변화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디젤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항공료 등으로 전이되고 있으며 그 영향도 연준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우려하는 것은 에너지 가격의 일시적 상승 자체보다 높은 물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2차 효과다. 블룸버그는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를 5년 반 동안 웃돌면서 소비자의 향후 물가 기대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당국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소비·임금 결정에 영향을 미쳐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 연준 고위 관계자이자 예일대 교수인 윌리엄 잉글리시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실질금리를 장기간 매우 낮게 유지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노동시장 둔화에 대비해 단행했던 금리 인하 이후 고용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버티면서 연준이 다시 물가 억제에 집중할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 추가 긴축을 반영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5%를 넘어 약 20년 만의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날 FOMC 발표 직후 국채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지만 정책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이라 저지는 점도표가 장기물 금리의 안도 랠리를 유도하기에 충분하다면서도 향후 시장 방향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장중 추이 (단위: %, 자료: 트레이드웹·CNBC)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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