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특수재난훈련센터 항만 유해물질 누출 대응 실습현장 가보니…

정혜윤 기자 2026. 9. 1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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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 입고 탱크로리 유출 차단 ‘척척’
亞 5개국 소방·안전관리자
2주간 구조·화재진압 익혀
실전 대응력 높이기 도와
▲ 16일 해외 소방대원들이 울산 119특수대응단 특수재난훈련센터에서 국제항만유해물질대응과정을 실습하고 있다.
16일 울산 남구 119특수대응단 특수재난훈련센터. 교관의 손짓에 주황색 방호복을 입은 해외 소방대원들이 장비를 챙겨 탱크로리 훈련시설로 향했다. 탱크에서는 액체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해외 소방대원들은 먼저 바닥에 길쭉한 흡착붐을 둘러 액체가 주변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이어 누출 지점으로 몸을 바짝 붙였다.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새어 나오는 곳을 막고, 그 위로 누출 차단용 밴드를 감았다. 밴드에 공기를 주입해 밀착시키며 누출원을 차단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계속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는 '레벨 A' 화학보호복 차림의 대원들이 탱크 주변을 에워쌌다. 한쪽에서는 장비를 들어 탱크 상태를 살폈고, 다른 쪽에서는 몸을 숙여 누출 부위를 확인했다. 교관들은 바로 곁에서 장비 조작과 대응 과정을 지도했다.

훈련은 울산소방본부가 지난 7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운영하는 '제4차 국제항만 유해물질 대응과정'의 하나로 진행됐다.

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 각 4명, 방글라데시·스리랑카 각 2명 등 아시아 5개국의 항만 관할 소방대원과 안전관리자 16명이 참여했다.

누출 통제 훈련의 핵심은 단순히 새는 곳을 막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떤 물질이 어디에서, 어떤 상태로 유출되는지 파악하고 적절한 보호장비와 차단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탱크로리와 배관 등 사고가 발생하는 시설에 따라 고압, 저압을 나눠 대응 장비와 작업 방식도 달라진다.

센터 관계자는 "유해물질의 특성과 누출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대응 방법을 선택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특히 항만은 다양한 국가에서 들어오는 화물과 유해물질이 집중되는 곳이어서 사고가 나면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훈련이 실전 대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과정은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 사업인 '국제 항구 안전 사업'의 일환이다. 남·동남아시아 8개국 12개 항구의 안전 역량을 높이기 위한 사업으로, 시행기관인 엑스퍼티스 프랑스가 교육을 위탁하고 울산 특수재난훈련센터가 맡아 운영한다.

울산 특수재난훈련센터는 이 같은 유해물질 누출 대응 실습이 가능한 전국 유일 시설이다.

산업시설 배관 등 실제 사고 현장을 재현한 훈련설비를 갖춰 전국 교육생들이 실제 현장 대응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유해물질 식별과 탐지, 개인보호장비 사용, 환자 구조, 제독, 화재 진압 등을 이론과 실습으로 익힌다.

울산항 부두와 119화학구조센터를 찾아 항만 안전관리 현장과 대응 장비도 살폈다.

한편 울산소방본부는 지난해 4월 소방청·엑스퍼티스 프랑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과정을 마치면 네 차례에 걸친 누적 수료 인원은 78명이 된다. 제5차 교육은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다.

글·사진=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