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간소화·고물가에 명절 특수 약화…전통시장 상인들 울며 발주량 줄이기

왕보빈·최윤호 2026. 9. 16. 17: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번에는 쌀 2가마 정도를 미리 발주했는데, 이번에는 1가마만 해야 할 것 같아요."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족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점차 간소화되는 차례 문화와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면서 상인들의 '명절 특수'도 약화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차례문화 간소화 영향
떡·전·제수용품 판매 상인들 울상
"기본 물량만 들여놓고 추가 발주"
16일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의 한 떡집에서 손님이 떡을 구매하고 있다. 왕보빈기자

"저번에는 쌀 2가마 정도를 미리 발주했는데, 이번에는 1가마만 해야 할 것 같아요."

16일 오전 10시께 중부일보 취재진이 찾은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의 한 떡집은 추석을 앞두고 송편과 절편 등을 만들고 있었다. 업주 김모(50대) 씨는 "워낙 경기가 안 좋아 이번 추석에 떡을 얼마나 만들어 놔야 할지 감도 안 온다"며 "점차 떡을 구매하는 손님이 적게 오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줄어들 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같은 시간 인근 맞춤전집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은 동그랑땡과 육전, 애호박전 등을 예약 주문받아 판매하는 곳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절을 앞두고 주문 전화가 밀려들어 다수가 함께 일을 해야 할 정도였다. 당시에는 계란도 10판씩 미리 준비해뒀지만, 최근에는 주문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게 업주의 설명이다.

업주 임모(70대 여) 씨는 "예전에는 주문이 너무 많아 적어놓지 않으면 정리가 안될 정도였다"며 "지금은 전화도 거의 안 온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서야 재료를 사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북어포와 옥춘사탕, 유과 등 차례상에 사용하는 제수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한 상회도 비슷한 여건이다.

이곳 상인은 "해가 갈수록 손님이 줄어드는 게 느껴진다. 요즘은 차례상을 간단하게 차리는 집이 많아져 북어포나 옥춘사탕 같은 제수용품을 찾는 사람도 줄었다"며 "주문량이 계속 줄다 보니 우선 기본 물량만 들여놓고, 손님이 오는 상황을 봐가며 추가 발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족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점차 간소화되는 차례 문화와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면서 상인들의 '명절 특수'도 약화되고 있다.

지난 6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이번 추석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30만2천500원으로 1년 전보다 3천500원 올랐고,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39만7천700원으로 전년보다 6천350원 상승했다.

전통시장의 닭고기 1.5kg은 9천 원으로 전년대비 12.5% 올랐으며 달걀 10개 가격도 같은 기간 16.67% 오르면서 3천500원에 달했다. 제사상에 빠질 수 없는 품목인 러시아산 동태포는 30%나 올라 800g에 1만3천 원까지 치솟았고, 애호박과 무도 각각 33.33%, 20%씩 올랐다.

이같은 물가 상승은 각 가계의 경제부담으로 연결되면서 차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지내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수 물품 구매 자체를 줄이는 소비자가 늘자 전통시장의 각 상점들도 예년처럼 재료나 상품을 대량으로 미리 확보했을 시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주문량을 지켜본 뒤 추가 발주하는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은희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후 차례를 지내고 가족끼리 왕래하는 명절 문화 자체가 크게 바뀌었다"며 "전통시장을 직접 찾는 수요가 줄었고, 여기에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전통시장의 명절 특수가 예전보다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왕보빈·최윤호 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