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한국 자동차만 훔친 ‘기아 보이즈’, SNS가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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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기에 미국에서 유독 한국산 자동차가 집중적으로 도난당한 일은 일차적으로 기술적 결함이 원인이었지만 인터넷 영상과 기사들이 도난법을 자세히 알린 것도 한몫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까지 미국 36개 주가 현대자동차·기아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도난 방지 장치 추가, 소비자 보상에 합의했지만, 문제가 된 모델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시간을 따지면 도난 사고가 적어도 2042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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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기에 미국에서 유독 한국산 자동차가 집중적으로 도난당한 일은 일차적으로 기술적 결함이 원인이었지만 인터넷 영상과 기사들이 도난법을 자세히 알린 것도 한몫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일을 예방하려면 도난 방지 장치와 같은 기술적 대응과 함께 도난 방법이나 현장이 영상이나 보도를 통해 자세히 알려지지 않도록 차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는 “제프리 브랜팅엄(Jeffrey Brantingham) 인류학과 교수 연구진이 2020년 이후 미국 전역에서 급증한 기아와 현대 자동차의 도난 사건은 소셜 미디어와 언론 보도가 부추겼음을 확인했다”고 14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인 ‘국제 예측 저널’에 실렸다. 지난해까지 미국 36개 주가 현대자동차·기아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도난 방지 장치 추가, 소비자 보상에 합의했지만, 문제가 된 모델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시간을 따지면 도난 사고가 적어도 2042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예측했다.
◇인터넷 동영상 통해 보안 취약점 퍼져 나가
브랜팅엄 교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 치안 분야를 개척한 학자이다. 인간 행동 패턴을 분석해 범죄가 발생할 시공간을 예측하는 식이다. 그는 2020년부터 기아 옵티마와 현대 쏘나타 모델에 대한 도난 사고가 급증하자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보 처리와 컴퓨터, 안전 분야 전문가들로 학제 간 연구진을 꾸렸다. 현대·기아 차량 도난 급증 현상은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여러 도시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도난 차량들은 등록된 키 없이는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엔진 이모빌라이저와 시동 버튼이 없고 열쇠를 꽂아 시동하는 모델이었다. 도난범들은 운전대 덮개를 뜯어내고 노출된 점화 스위치 부위에 USB 케이블 끝부분을 끼워 돌리거나 연결하는 방식으로 시동을 걸었다.
브랜팅엄 교수는 이처럼 도난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었다는 점이 범죄가 급증한 첫 번째 원인이라고 밝혔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기아와 현대자동차는 20개 차종에서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기에 인구 이동이 제한되면서 차량이 길거리에 장기간 방치됐다. 학교와 기업이 폐쇄되자 시간이 많아진 젊은이들이 기술 없이 훔칠 수 있는 차량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 장치가 없으면 차량 절도는 상대적으로 기술이 거의 필요 없는 범죄가 된다.
차량 자체의 기술적 결함에 도난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불에 기름을 부은 효과를 낳았다. 당시 미국에서 유튜브와 틱톡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아 보이즈(Kia Boys)’니 ‘기아 챌린지(Kia Challenge)’ 같은 태그가 달린 유튜브와 틱톡 영상이 등장했다. 브랜팅엄 교수는 “명시적인 도난 지침이 없더라도, 기어 보이즈들이 훔친 차량을 타고 무모하게 질주하는 모습이 담긴 바이럴 영상만으로도 경험이 부족한 도둑들에게 해당 모델이 단 몇 분 만에 훔치기 쉽다는 사실을 알리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또 전통적인 인쇄 매체와 케이블 방송 뉴스 역시 보안 기술이 취약한 차량의 도난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해당 차량의 기술적 취약점이 소셜 미디어에 나오기 전에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이는 기아 보이즈의 온라인 게시물이 처음 유포된 밀워키와 덴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5년 걸쳐 도난 다발지, 낙후 지역으로 이동
브랜팅엄 교수에 따르면, 현대·기아 차량 절도 급증 현상은 205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1~2019년식 현대 쏘나타 모델과 같은 기아 보이즈 취약 차량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폐차되는 과정을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이다. 즉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한 신차와 상관없이 이미 팔려서 도로를 달리고 있는 2011~2019년식 차량이 언제 없어지느냐가 도난 사고의 장기 전망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자동차는 신차로 판매된 뒤 중고차 시장을 거치면서 20~25년쯤 유통된다. 연식이 오래될수록 중고차 시장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연구진은 중고차 거래를 통해 기아 보이즈의 범죄 다발 지역이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즉 도난에 취약한 자동차들은 로스앤젤레스의 부유한 지역에서 생을 시작했고, 20~25년 후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는 뜻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앞서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많이 도난당했던 혼다 시빅과 도요타 캠리에도 이런 패턴이 나타났다.
브랜팅햄은 “경제적으로 덜 풍요로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범죄 다발 지역이 그들에게로 다가오는 셈”이라며 “범죄자들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범죄의 표적이 될 만한 차량들이 이동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전자식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차량 절도 감소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1992년 캠리, 2001년 시빅에 이모빌라이저를 각각 도입한 도요타와 혼다를 예로 들었다. 브랜팅햄 교수는 “차를 구매할 때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됐는지 확인하거나,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구형 모델인 경우 운전대 잠금 장치를 사용해야 한다”며 “자동차 제조사가 도난 방지 기술을 개선하기 위해 리콜을 실시한다면, 반드시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고 자료
International Journal of Forecasting(2026), DOI: https://doi.org/10.1016/j.ijforecast.2026.07.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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