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띄웠지만 주가 꺾인 현대차…성과는 자회사, 투자는 본사?

오유진 기자 2026. 9.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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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장중 78만3000원까지 치솟았던 현대차 주가가 석 달 만에 반 토막 났다. 본업의 실적 우려가 커진 데다, 주가를 끌어올렸던 로보틱스 사업의 성장이 현대차 기업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불투명해져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지난달 26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 본사는 완성차 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회사가 로보틱스 산업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로봇 사업을 현대차가 직접 영위하기보다는 자회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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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원화 강세에 실적 압박…목표가 줄하향
신사업 투자 급증…“2028년 이후 외부 조달 필요”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지난 6월 장중 78만3000원까지 치솟았던 현대차 주가가 석 달 만에 반 토막 났다. 본업의 실적 우려가 커진 데다, 주가를 끌어올렸던 로보틱스 사업의 성장이 현대차 기업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불투명해져서다. 현대차는 최근 로보틱스 사업을 보스턴다이내믹스(BD) 등 자회사를 통해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신사업 성과는 자회사에 머물고, 투자 부담은 현대차 본체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방문객들이 아틀라스 로봇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이날 3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2주 최고가(78만3000원)와 비교하면 5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이 약 24%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수보다 두 배 이상 큰 낙폭이다. 잇따른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데다 수출기업에 불리한 원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7일 현대차 목표주가를 60만원으로 내린 데 이어 이달 15일 다시 50만원으로 낮췄다. LS증권도 이달 2일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9.72% 낮춘 65만원으로 조정했다.

당장 주가를 짓누른 것은 본업의 실적 부진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약 5만 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파는 판매 실적에도 반영됐다. 현대차의 8월 글로벌 판매량은 국내 3만4333대, 해외 25만4241대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1.1%, 8.5% 감소해 4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를 짓누르는 더 큰 부담은 차세대 성장동력의 가치가 현대차 주주에게 얼마나 돌아올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현재 로보틱스 등 신사업을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같은 자회사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본사는 완성차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고, 로보틱스 사업은 자회사가 직접 맡는 구조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한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은 그동안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현대차가 본사보다 자회사 중심의 사업 구조를 분명히 하면서, 로봇 사업의 성장이 현대차 주주가치로 직결될 것이란 기대도 흔들리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지난달 26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 본사는 완성차 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회사가 로보틱스 산업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로봇 사업을 현대차가 직접 영위하기보다는 자회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본업은 둔화, 신사업은 자회사로…커지는 성장 공백

본업이 견조했다면 자회사 중심의 성장 구조가 현대차의 투자 매력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차세대 성장동력의 과실이 자회사에 집중되는 사이 본업인 자동차 사업마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자동차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본업의 성장동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신사업까지 자회사 중심으로 확대될 경우 현대차 본체의 성장 경로는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로봇 사업을 직접 영위하지 않는 상황에서 로보틱스랩의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분사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정부의 중복상장 제한 기조로 별도 상장을 통한 가치 부각이 어려워질 경우,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 가치가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종속돼 현대차 자체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사이 현대차가 마주한 자금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자동차 사업에서 벌어들인 내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2027년부터는 로봇과 새만금 데이터센터,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에 대규모 자금이 본격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차의 영업현금흐름마저 2024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만큼 ​내부 자금만으로 투자 계획을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임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의 금융 부문 제외 순현금은 12조1000억원 수준으로, 현재 투자 계획을 감안하면 2028년 이후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결국 현대차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막대한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동시에, 그 투자로 만들어진 가치를 현대차 주주에게 돌려줄 연결고리도 마련해야 한다. 본업에서 충분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향후 상장이 예상되는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분 연결고리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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