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 유일 신규 공공주택지 염창공원 훼손지, 주민들은 “아파트보다 공원 복원”

정원혁 기자 2026. 9. 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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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9년 착공 목표 제시했지만 주민 반발 커…교통·교육 인프라 부족 우려, 설명회도 무산

[비즈한국] 정부가 8·13 주택 공급 대책에서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를 서울 내 유일한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제시한 것을 두고 주민들의 반발이 가시지 않는다. 11일 주민설명회까지 무산되면서 2029년 착공 목표가 시작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15일 염창공원 인근에 설치된 공원 개발 철회 요구 현수막. 사진=정원혁 기자

15일 찾은 서울 강서구 염창근린공원에서는 산책을 하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주민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자리한 공원 산책로를 따라 위쪽으로 올라가자 숲 사이로 건설 장비와 차량들이 놓인 빈 부지가 보였다.

염창근린공원 훼손지는 1990년 민간사업자가 골프연습장 등 수익시설을 조성하는 대신 문화회관과 청소년회관, 경로당 등 주민 편의시설을 함께 짓는 조건으로 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그러나 수익시설만 조성된 채 약속했던 시설은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강서구는 2006년 사업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했으며 골프연습장도 2009년 폐업시켰다. 이후 사업지 규모와 분산된 토지 지분, 소유주 변경 등이 겹치면서 개발은 장기간 표류했다.

염창공원 훼손지 인근에 위치한 폐건물. 과거 골프연습장으로 사용되다가 폐업했다. 사진=정원혁 기자

정부는 8월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장기간 방치된 공원 내 훼손지 5만 711㎡에 공공주택 1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곳을 공원으로 복원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염경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주민설명회도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염창동 일대에 걸린 염창공원 개발 반대 현수막과 포스터도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공원에서 만난 주민들도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주민 A 씨는 “지금도 주변에 아파트가 많고 도로가 좁다. 일부 구간은 인도를 넓히면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더 좁아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1000가구가 더 들어오면 교통이 더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염창공원을 비롯한 염창동 일대에는 이러한 반대 현수막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사진=정원혁 기자  

기자가 공원 인근을 둘러본 결과, 주변 도로는 많은 차량이 지나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인근 도로의 경우 차량 통행이 늘어나면 교통사고 위험도 커질 것으로 보였다.

교육시설 등 부족한 생활 인프라에 대한 걱정도 이어졌다. 인근 횡단보도에서 만난 B 씨는 “이 동네는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고등학교조차도 없는 상태에서 집부터 짓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원 조성을 기대해온 주민들 사이에서는 해당 부지가 주택 공급에 활용된다는 점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30년간 염창동에서 거주해온 C 씨는 “그동안의 말과 달리 갑자기 주택 공급에 활용하겠다니 당황스럽다”며 “이미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 만큼 이곳에는 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창공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 위치한 도로. 많은 차량이 지나가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사진=정원혁 기자

주민들이 모여 있는 관련 단체대화방에서는 연일 공공주택 개발에 반대하는 의견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강서구청과 강서구의회 홈페이지에도 반대 민원이 이어졌다. 염창 주거환경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주민설명회 진행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지역 국회의원과 시·구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개발에 대한 찬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당분간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9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향후 사업 추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11일 주민설명회 현장에서 공공주택지구 지정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이어 서울시가 염창근린공원 훼손지를 복원하겠다는 계획과 시기를 명확히 약속할 경우 공공주택 개발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간 방치된 부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정원혁 기자 garden707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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