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병 종량제 봉투’ 75ℓ 사라진다…광산구 11월부터 폐지
안전사고·근골격계 질환 원인 지목
주민·사업장 설문조사 75% 찬성
3ℓ종량제 봉투 신규 제작 계획
동·서·남·북 타 자치구 확산 주목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전남광주시) 광산구가 청소 노동자 안전과 주민 편의를 위해 오는 11월부터 75ℓ 종량제봉투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다른 자치구들의 동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자치구도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서면서 제도 개편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테이프 감으면 30kg"…고통받는 현장 노동자들
16일 전남광주시 광산구에 따르면 현재 종량제봉투 최대 규격은 75ℓ로 환경부의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 따라 19㎏ 이하로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쓰레기를 억지로 압축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 무게는 이를 크게 웃돈다.
테이프로 단단히 밀봉하거나 압축기를 사용할 경우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30㎏에 육박하는 봉투도 현장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이는 현장 청소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주원인으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광산구에서 쓰레기 수거 업무를 하는 박정순(42)씨는 "75ℓ 쓰레기봉투에 테이프까지 감아서 내놓으면 어림잡아도 무게가 20㎏을 훌쩍 넘긴다"며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이면 그 짐을 옮기고 차까지 오느라 죽을 맛이었는데, 이제 대용량 봉투가 없어진다니 한시름 놓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청소 노동자들의 관절·근육 부상 방지를 위해 지난 2021년 관련 지침을 개정해 이른바 '골병 봉투'로 불리던 100ℓ 규격을 공식 삭제했다.
이에 발맞춰 광주 지역도 2020년 7월 광산구를 시작으로 2021년 1월까지 5개 자치구가 일제히 100ℓ 봉투 제작을 전면 중단하고 75ℓ를 도입한 바 있다.

50ℓ로 낮추고 3ℓ 신설… 주민 87% "찬성"
광산구는 이번 조치를 통해 최대 규격을 50ℓ로 낮추는 대신 3ℓ 소형 봉투를 새롭게 도입한다.
그동안 원룸촌 등 주택가를 중심으로 이러한 고질적인 악취 민원이 이어지자, 광산구가 선제적으로 즉시 배출이 가능한 소용량 봉투를 도입해 환경 개선에 나선 것이다.
주민 반응도 긍정적이다.
광산구가 7월27일부터 8월10일까지 주민과 사업장 13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7.5%가 75ℓ 봉투 폐지에 찬성했다.
3ℓ 봉투 신설에 대해서도 1인 가구 응답자의 63.3%가 필요하다고 답해 높은 수요를 보였다.
서구·북구도 주민 검토… 남구·동구는 '아직'
현재 동구, 서구, 남구, 북구는 여전히 75ℓ 종량제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서구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1일까지 75ℓ 폐지·3ℓ 신설 관련 주민 설문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종합 중이며, 북구는 오는 10월 중 주민과 사업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반면 남구와 동구는 아직 구체적인 개편이나 검토 계획이 없는 상태다.
광산구 관계자는 "설문조사에서 청소 노동자의 안전과 주민 편의 향상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해 생산 운영을 조정하기로 했다"며 "달라진 체계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시행 전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주민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