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금고 17일 결정…신한 '20년 운영' vs 하나 '청라 이전'
신용도·금리·시민 편의성·지역사회 기여 등 놓고 제안서 평가

연간 17조원 규모의 인천시금고 운영기관이 17일 결정된다. 20년간 인천시금고를 운영해온 신한은행과 그룹 주요 계열사의 청라 이전을 마친 하나은행이 1금고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17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은행들이 제출한 제안서를 평가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 연간 17조원 인천시금고, 17일 운영기관 선정
이번 1금고에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2금고에는 NH농협은행이 단독으로 신청했다.
인천시 1금고는 일반회계와 공기업 특별회계, 기금을 관리한다. 연간 관리 규모는 약 17조원이다. 2금고는 연간 약 2조원 규모의 기타 특별회계를 담당한다.
이번에 선정되는 1·2금고의 운영 기간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은행은 인천시와 제안 내용 및 세부 조건 등을 협의·확인한 뒤 선정일로부터 20일 이내 최종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 신한 '20년 운영'에 하나 '청라 거점' 맞불
이번 경쟁의 핵심은 신한은행의 장기간 금고 운영 경험과 하나은행의 청라 이전 효과다.
심의위원회에는 두 은행의 행장이 모두 참석한다. 하나은행에서는 이호성 행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설 예정이다.
심의위원회는 교수와 변호사, 시의원 등 관련 분야 전문가 9~12명으로 구성된다. 위원 명단은 심의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는다.
평가에서는 금융기관의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시민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등이 주요 기준으로 적용된다. 지역사회 기여와 시와의 협력사업 등도 평가 대상이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이어온 인천시금고 운영 경험과 시스템 안정성을 주요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5월 서울시금고 심사에서도 장기간 축적한 금고 운영 경험과 안정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강조해 1·2금고 모두 최고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22년 인천시금고 심사에서는 신한은행이 1156.29점으로 하나은행의 1085.26점보다 71.03점 앞섰다. 당시 국민은행은 3위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인천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달부터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등 10개 관계사의 임직원 약 2200명을 청라 그룹헤드쿼터에 단계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기존 청라 근무 인력까지 합치면 인천에 상주하는 금융·IT 인력은 약 4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청라 이전에 따른 향후 10년간 직·간접 경제유발효과를 약 3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방소득세와 재산세 등을 포함한 직·간접 세수 확대 효과는 연간 23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 25조원 전남광주 금고도 농협·광주은행 경쟁
인천과 함께 대규모 지방재정을 관리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금고 선정도 은행권의 관심사다.
지난 7월 1일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내년부터 4년간 금고를 운영할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내년 재정 규모는 약 25조원에 이른다.
통합특별시 출범 직전 임시로 선정한 6개월짜리 금고에서는 NH농협은행이 1금고, 광주은행이 2금고를 맡았다. 2027년부터 운영될 정식 금고를 두고 두 은행이 다시 경쟁하게 된다.
최대 변수로는 개정된 시금고 평가 조례가 꼽힌다. 통합시의회는 지난 11일 점포 평가에서 단순 점포 수뿐 아니라 5개 자치구와 22개 시·군별 공간 분포를 반영하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전남 군 단위 지역까지 영업망을 확보한 NH농협은행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광주은행은 지역 거점 지방은행으로서의 상징성과 지역 재투자를 통한 선순환을 내세우고 있다.
은행권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과 공무원, 지역 기업 고객까지 거래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금고 유치 경쟁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금고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에 대한 부담도 있다. 고금리 예금 조건을 제시하거나 대규모 협력사업비를 부담하면서 실제 마진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시금고 선정이 단순한 수익성 경쟁을 넘어 은행의 대외 신인도와 지역 영업망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