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가스전 실현 확률 0.0002% 불과했다…尹은 “내가 판단” 강행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6. 9. 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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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국정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실현 확률 0.0002%에 불과한 수치를 바탕으로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이 주무 부처 장관을 질책하며 임기 내 시추를 압박하는 등 집행 과정의 부적절한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6월 3일 국정브리핑에서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한 수치의 실제 실현 확률은 0.000218%(약 46만분의 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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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동해 가스전 공익감사 결과 발표
7곳 모두 터져야 가능한 수치로 착시 유도
1공당 1000억 분석 묵살하고 장관 질책해
2026년 완료 맞추려 ‘예타 면제’까지 추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오른쪽은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당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국정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실현 확률 0.0002%에 불과한 수치를 바탕으로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이 주무 부처 장관을 질책하며 임기 내 시추를 압박하는 등 집행 과정의 부적절한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

감사원은 16일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산업통상부 장관이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에 대한 결론이다.

감사원은 이 사업과 관련해 국가계약법 위반과 검증 부실, 성과평가 이해충돌 등 총 7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 핵심은 사업 타당성 검토와 절차적 통제가 대통령의 성과 드라이브에 밀려 무력화됐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6월 3일 국정브리핑에서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한 수치의 실제 실현 확률은 0.000218%(약 46만분의 1)에 불과했다. 대왕고래 등 7개 유망구조별 최댓값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7개 구조 중 단 한 곳만 빗나가도 140억 배럴 달성은 불가능한 구조였다. 7곳 모두 상업 탐사에 100% 성공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산술적 최댓값(0.0002%)을 정부가 마치 실현 가능한 기대치인 것처럼 발표했던 셈이다. 특히 시추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미발견 탐사자원량’을 이미 상업성이 검증된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매장량(110억 배럴)과 비교해 왜곡에 가까운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실제 같은 해 5월 해외 전문석유개발기업은 “탐사 성공률이 20% 이내로 불확실하다”고 했고,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도 대통령실에 대외홍보 자제와 자원량 대신 면적 표현을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은 이를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은 6월 2일 산업부 장관 보고 당시 당일 발표를 고집하다 참모진 만류로 이튿날 브리핑을 강행했다.

당초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바다 밑을 뚫는 시추공 1개당 약 1000억원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해 1차 시추 결과를 정밀 분석한 뒤 후보지를 재선정해야 성공률을 높이고 예산을 아낀다고 판단했다. 이에 2029년까지 시추공 5개를 순차 시추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기술적 검토를 배제하고 윤 전 대통령 임기(2027년 5월) 내 완료를 일방 요구했다. 2024년 9월 산업부 장관이 1년 앞당긴 ‘2028년 1분기 완료계획안‘을 들고 가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임기 내 종료가 아닌 점을 확인하고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장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산업부는 무리한 일정인 줄 알면서도 2026년까지 시추공 4개를 추가 시추하는 2차 계획안을 다시 보고했고, 임기 내 속도전을 맞추기 위해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와 장납기 자재 조기 발주 방안까지 보고서에 기재했다.

감사원 전경 [사진출처=연합뉴스]
석유공사의 집행 과정에서도 위법과 부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석유공사는 유망성평가 용역업체인 액트지오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실적 업체가 17개에 달해 지명경쟁 요건(10개 이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시장조사 없이 3~4개 업체만 임의 지명해 입찰에 부쳤다. 또 입찰 전 2단계 기술평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고, 2차 용역에선 기준에 없던 항목을 추가해 35년 경력자가 속한 경쟁사를 부적합 탈락시켰다. 정상적인 평가 시 두 업체의 입찰가가 180만달러로 같아서 국가계약법상 추첨(제비뽑기)으로 낙찰자를 가려야 했던 상황을 피하려 평가를 조작한 정황이다.

또 용역 결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2023년 10월 시추계획을 수립하고 이사회 심의·의결 없이 시추선 용역을 선발주해 43억원의 예산 절감 기회도 날렸다.

시추 실패에도 불구하고 내부 성과평가를 왜곡해 성과급을 챙긴 실태도 확인됐다. 석유공사는 가스전 담당 부서가 목표를 채우지 못한 계량지표 2건을 달성한 것으로 허위 처리해 평가등급을 상향했다. 전임 처장이었던 상임이사 본부장은 회피 신청 없이 직전 근무 부서에 만점을 부여해 성과급을 수령했다. 이에 감사원은 실무자와 팀장에 대해 경징계 이상 문책을 요구하고, 퇴직한 전 본부장은 비위 내용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했다. 또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으로 관할 법원에 과태료 부과 대상자로 통보했다.

다만 감사원은 공익감사 청구 항목 중 하나였던 국정브리핑 경위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실과 산업부에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고 불문 종결했다. 감사원은 브리핑 당일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뒤 시추 실패 발표로 10% 이상 급락한 것이 자본시장법 위반인지를 금융감독원에 질의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발표 행위만으로는 매매 연계성을 알 수 없어 법 위반 의견 표명이 어렵고 사전 이상거래자들도 정부와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에 관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별도 조치 없이 마무리했다.

한편 대왕고래-1 탐사정은 시추 결과 가스포화도가 6.3%에 불과하고 열적기원 가스가 아닌 생물분해 바이오가스로 확인돼 경제성 부족으로 최종 결론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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