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먹으면 몸이 더 상한다?"… 심장까지 지키는 당뇨 치료의 새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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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0세 이상 성인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그런데 이 정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당뇨병 합병증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당뇨를 앓았던 부모님 세대를 보거나 그런 개념을 가진 분들은 당뇨약을 먹으면 몸이 더 상한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계셨는데, 최근에는 췌장을 거치지 않는 다른 기전의 약물 계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당뇨병 중에서도 이 약은 주로 2형에 쓰인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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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0세 이상 성인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예전에는 나이가 든 이후 찾아오는 병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식습관과 생활 방식의 변화로 젊은 층에서도 진단이 늘고 있다. 하지만 진단만큼이나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당뇨약을 오래 먹으면 몸이 더 상한다'는 오래된 인식이다. 과거 당뇨약을 복용했던 부모님 세대의 경험이 대물림되면서, 약물 치료를 꺼리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인식을 뒤집는 치료제들이 등장하며 당뇨병 치료의 흐름 자체가 바뀌고 있다. 혈당을 조절하는 것을 넘어 심장과 신장 기능까지 개선하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당뇨약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당뇨병은 어떤 기준으로 진단되며, 치료의 패러다임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내과 김주영 원장(위조은내과의원)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먼저, 당뇨병이라는 질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쉽게 말하자면 혈중 포도당, 즉 혈당이 정상 범위 이상으로 높아진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정상적으로는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몸에서 인슐린이라는 성분이 분비되면서 혈당을 낮추게 되는데, 이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몸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서 당이 조절되지 않고 높은 상태를 당뇨병으로 정의합니다. 그런데 이 정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당뇨병 합병증입니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되고 눈, 콩팥, 심장, 말초혈관 등에 합병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혈당 수치만이 아니라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 증상은 스스로 느끼기보다 건강검진이나 혈액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요. 당뇨병으로 진단하는 기준 수치가 따로 있을까요?
보통 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라는 수치를 가지고 판단합니다. 공복 혈당이 100 이하가 정상이고, 126이 넘어가면 당뇨병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또 당화혈색소는 5.6%까지가 정상인데 6.5%가 넘어가면 이것도 당뇨로 진단합니다. 공복 혈당이 아니더라도 임의로 측정했을 때 200이 넘어가면 당뇨병을 의심하게 됩니다. 100에서 126 사이, 당화혈색소가 5.6에서 6.5 사이에 있는 경우는 혈당 장애라고 하는데, 이때도 식습관 개선이나 주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혈당만큼 중요한 당화혈색소는 무엇인가요?
혈당은 순간적으로 혈액에 나타나는 지표이고, 당화혈색소는 2~3개월 평균 지표를 말합니다. 그래서 당을 측정할 때 순간적인 공복 혈당보다는 당화혈색소를 통해 평균적인 수치가 높게 나타나면 진단 정확도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치료 중에도 순간적인 혈당의 높고 낮음보다는 2~3개월 동안의 평균 수치를 측정함으로써 환자가 잘 조절되고 있는지 평가하기에 더 적절한 지표입니다. 그래서 보통 당뇨 환자들은 공복 혈당보다는 당화혈색소를 7.0 이하로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혈당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혈당 스파이크'에도 관심이 커졌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는 정확히 어떤 상태이고 왜 위험한가요?
급격하게 혈당이 높아진 상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100m를 갈 때 천천히 걸어서 가는 것과 전속력으로 뛰어가는 것은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몸에 가는 무리가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서서히 소화되고 천천히 당을 올리는 음식을 먹으면 몸에 그렇게 무리가 가지 않는데, 당분이나 정제된 탄수화물을 빠르게 섭취하면 급격하게 혈당이 높아지기 때문에 몸이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손상이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반대로 당뇨병이 느껴질 정도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그건 혈당이 이미 꽤 오랫동안 높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당뇨병은 오랫동안 높은 상태가 진행돼야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변을 자주 본다거나 체중이 빠진다거나 물을 많이 먹는다거나 쉽게 피곤해진다거나 상처가 잘 안 낫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당뇨가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고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경우 치료 순서도 궁금해지는데요. 바로 약을 먹어야 하는 걸까요?
당뇨로 진단받았다고 해서 바로 약을 먹는 것은 아닙니다. 수치 자체가 많이 높거나 증상이 동반되어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경우는 적극적으로 약물 치료를 생각하는데, 요즘에는 젊은 분들에게서도 당뇨가 많이 진단됩니다. 이런 경우는 약을 권유하더라도 잘 안 먹게 되고 오히려 병원에 안 오게 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먼저 식습관과 운동을 독려해서 개선되면 약을 안 먹어도 된다는 식으로 권유하게 됩니다. 다만 예전과 다르게 좋은 당뇨약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젊은 층에서도 약물 복용 순응도가 좋을 것으로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함께 치료하기도 합니다.
약물을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어떤 약을 먹을지도 궁금한데요. 약 종류가 정말 다양하던데,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당뇨의 기전을 보면 인슐린이 췌장에서 분비되는데, 예전 약들은 췌장을 자극해서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을 분비하도록 독려하는 개념이어서 췌장이 빨리 망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당뇨를 앓았던 부모님 세대를 보거나 그런 개념을 가진 분들은 당뇨약을 먹으면 몸이 더 상한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계셨는데, 최근에는 췌장을 거치지 않는 다른 기전의 약물 계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많이 쓰던 메트포민이라는 약은 근육 등의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서 적은 인슐린으로도 효율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하는 약이고, GLP-1이나 SGLT2 계열 약물들은 췌장을 거치지 않고 다른 호르몬을 자극하거나, SGLT2의 경우 당을 바로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전을 통해 효과를 봅니다. 그러니 예전처럼 약이 몸을 상하게 한다는 생각은 버리시고, 약을 먹는 것에 대해 오히려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분들이나 당뇨병 초기 환자분들에게 권유되는 식사나 운동법이 따로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 조절입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올리는 당분이 많거나 정제된 탄수화물을 먹는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화가 잘 안되는 샐러드나 야채, 그다음 단백질, 그리고 탄수화물은 가장 나중에 먹는 순서로, 탄수화물도 정제된 것보다는 자연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는 운동이나 생활 습관 교정이 중요한데, 크게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가볍게 20~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혈당을 많이 낮출 수 있고, 근력 운동을 하면 혈당이 급격히 소모되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말씀하신 새로운 계열의 약 중에서도, 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킨다는 약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보고 싶은데요. 이 약은 기존 약들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예전 약들은 췌장을 자극해서, 나쁘게 표현하면 췌장을 쥐어짜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결국 췌장이 더 빠르게 망가지고 베타세포(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기능을 잃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SGLT2 억제제는 췌장을 거치지 않고, 음식물로 섭취한 당을 혈액이 돌아다니며 췌장을 자극하는 대신 소변으로 아예 배출해 버려서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당을 배출하기 때문에 체중이 오히려 감소하게 되고, 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배출이 되니 부차적으로 콩팥 기능과 신장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혈당뿐 아니라 심장과 신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놀라운데요, 어떤 원리로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 걸까요?
사실 처음 이 약을 개발했을 때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당뇨(糖尿)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소변에 당이 있다는 뜻인데, 소변으로 당을 배출시키는 것이 오히려 당뇨를 일으키는 약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의료진들도 부정적으로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는데, 막상 대규모 임상 실험과 연구를 통해 살펴보니 심장 기능과 콩팥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그 기전을 다 설명드리기는 시간이 촉박하지만, 이런 효과가 밝혀지면서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이 약을 두고 당뇨약이 아니라 심장약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그만큼 좋은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SGLT2 억제제는 기존 해외에서 개발된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전에는 신약을 선도하는 나라가 미국이나 유럽이었기 때문에 그쪽에서 먼저 개발되고 상용화되었고, 연구도 많이 진행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약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이 계열의 약이 개발되었는데, 가장 최근에 개발된 만큼 효과나 데이터 면에서도 기존의 안전성이 입증된 약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처방했을 때 혈당 강하 효과도 좋게 나타나고 있어, 치료 옵션이 늘어난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당뇨부터 심장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데요, 그럼 부작용은 따로 없을까요?
안타깝게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작용은 요로 감염입니다. 특히 생식기 구조상 남자보다는 여성분들에게 요로 감염이 많이 나타납니다. 요로 감염이 나타난 경우 약을 너무 불편하게 느끼면 다른 약으로 바꿀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부종이나 탈수 증상, 소변량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고, 흔하지는 않지만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케톤산증(체내에 당이 부족해 지방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성 물질인 케톤산이 과도하게 쌓이는 상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중에서도 이 약은 주로 2형에 쓰인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제1형에 사용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1형과 2형의 차이는, 1형은 처음부터 인슐린 자체가 잘 분비되지 않는 것을 말하고, 2형은 인슐린은 잘 분비되지만 식습관 등 후천적인 이유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서 인슐린이 잘 반응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SGLT2 억제제의 기전을 보면, 당을 섭취하면 소변으로 당이 배출되면서 몸은 체내에 당이 부족한 상태로 인지하게 되고, 그러면 인슐린 분비가 자극되지 않고 낮아지는 상태가 됩니다.
제1형 당뇨는 원래 인슐린 분비 자체가 잘 안되기 때문에 이런 상태가 더 큰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로 쓰게 되는데, 이때 나오는 산물이 케톤산이고, 이것이 너무 많아지면 앞서 말씀드린 케톤산증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형 당뇨는 케톤산증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SGLT2 억제제를 잘 쓰지 않고, 2형 당뇨에만 사용하게 됩니다.
끝으로 당뇨를 앓고 계신 분들이나 관리가 필요하신 분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당뇨병이 예전만큼 조절이 힘든 병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약도 많이 개발됐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좋은 약들이 많으니 적극적으로 의사와 상담하면서 치료를 조절해 가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다만 당뇨는 만성 질환이라 완치되는 병은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동네 내과 원장님들과 관리하고 상담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당뇨를 모른 채 지나는 젊은 층이 매우 많은데, 식습관과 서구화된 당 섭취로 인해 모르고 진행되다가 나중에 심각해져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극적으로 검진받으시고, 발견되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당뇨는 걱정 없이 살 수 있으니 이 점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정보금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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