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범죄’ 특검을 해야 하는 50가지 이유⑩ 뉴스타파 침탈 3년…검사는 사라지고 재판만 계속

김용진 2026. 9. 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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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연락을 받은 뉴스타파 변호사 2명이 각각 현장으로 달려갔다.

10개월이 지난 2024년 7월 8일 검찰은 김용진 기자(당시 뉴스타파 대표)와 한상진 기자를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과연 뉴스타파가 윤석열의 조우형 봐주기 의혹 보도를 하고 1년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왜 검찰이 대규모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했느냐다.

2023년 9월 4일, 국회 과방위에서 이동관 당시 방통위원장은 뉴스타파 보도를 겨냥해 "국기문란행위"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방심위 등 이를 모니터하고 또 감시하는 곳에서 엄중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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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앞두고 샤워를 하고 있는데 검찰이 들이닥쳤다.

#초등학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려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검찰 수사관이 밀고 들어왔다.

급하게 연락을 받은 뉴스타파 변호사 2명이 각각 현장으로 달려갔다.

#비슷한 시각, 검은 옷에 검은 마스크를 쓴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 명이 충무로 뉴스타파 사무실로 몰려왔다. 

변호사 중 1명은 급하게 차를 돌려 충무로 뉴스타파로 향했다.

2023년 9월 14일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검찰의 뉴스타파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2023년 9월 14일, 딱 3년 전 한상진 기자와 봉지욱 기자 집, 그리고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 검찰이 내민 압수수색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문건, 회의록, 보고서, 내부 검토자료, 결재문서, 편지(이메일 포함), 계약서, 약정서, 합의서, 정산서, 일정표, 다이어리, 책, 장부, 수첩, 업무일지, 사실확인서, 업무연락 자료, 일기장, 노트, 달력, 메모, 녹취록(녹음파일 포함), 명함, 사진.이메일서버, 웹하드서버, 웹호스팅서버, 사내 메신저 서버 등 전산망 장비에 보관 중인 3월 6일자 보도 관계인들(피의자 한상진, 김용진)이 각각 사용 계정에서 2021년 9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사이에 제목, 내용 및 첨부파일에 범죄사실과 관련된 내용의 이메일 및 각 첨부서류, 저장데이터[보낸 편지함, 받은 편지함, 임시 보관함, 수신 확인함, 휴지통(삭제된 자료), 클라우드 서비스에 보관 중인 자료, 위 기간 동안 접속 로그 IP 포함]
- 2023년 9월 14일 아침 뉴스타파 사무실 앞에서 검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 기재 압수수색 대상 물건

사실상 모든 걸 다 털겠다는 의도였다. 검찰은 9월 14일 뉴스타파 사무실을 수색해 한상진 기자 노트북 논리 이미지 등 8건을 압수해 갔다. 또 봉지욱, 한상진 기자 집에서 휴대폰을 압수했다. 한 기자 집에서는 압수수색검증 대상에서 제외된 노트북을 불법으로 수색, 열람했다.

1심만 2년 넘게 진행...공소유지하던 수사검사 4명 다 사라져

10개월이 지난 2024년 7월 8일 검찰은 김용진 기자(당시 뉴스타파 대표)와 한상진 기자를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8월 13일에는 봉지욱 기자를 기소했다. 공판준비기일을 거쳐 9월 24일 본재판이 시작됐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검찰은 초기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 소속 수사검사 4명을 모두 공판에 내보내 공소유지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다 1년 여가 지나자 하나 둘 나오지 않았다. 어느 시점부터는 4명 전원이 빠졌다. 검사 옷을 벗고 대형 로펌에 갔거나 해외연수를 떠났다. 대신 공판부 검사 1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공판에 공소유지를 위해 들어온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 소속 수사검사 4명. 이들은 윤석열 내란 이후 한 명씩 재판에 나오지 않다가 2026년 들어서는 모두 재판에서 빠졌다.(출처: 영화 '압수수색-내란의 시작')

검찰은 처음에 백 명 넘는 증인을 부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16명의 주요 증인 명단을 우선 제시했다. 하지만 만 2년이 되도록 증인 심문은 10명 정도에 그쳤다. 그 사이 윤석열은 내란을 일으켜 대통령 자리에서 파면되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윤석열 명예훼손사건 재판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되고 있다.

20. 뉴스타파 침탈은 누가 기획했나?

지난 8월 25일 열린 25차 공판까지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재판의 핵심 쟁점은 윤석열이 2011년 대검 중수부 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출 브로커 조우형을 봐줬거나, 그의 혐의를 충분히 포착할 수 있었는데도 그냥 지나쳐 버린 부실 수사를 했느냐 여부였다.

하지만 이 부분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과연 뉴스타파가 윤석열의 조우형 봐주기 의혹 보도를 하고 1년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왜 검찰이 대규모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했느냐다. 다시 말해 이 정치기획수사의 배후에 어떤 힘이 작용했는가다. 우선 3년 전 뉴스타파 압수수색 직전 상황을 복기해보자. 

2023년 9월 4일, 국회 과방위에서 이동관 당시 방통위원장은 뉴스타파 보도를 겨냥해 "국기문란행위"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방심위 등 이를 모니터하고 또 감시하는 곳에서 엄중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폐간을 고민해야 한다"고 하자 이동관은 "그게 바로 원스트라이크아웃의 최종 단계"라고 말했다. 장제원은 "없애버려야 한다. 패가망신시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출처: 연합뉴스)

이날 오후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던 뉴스타파 보도 관련 민원이 쏟아져 들어왔다. 바로 1년 6개월 전에 나갔던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MBC, KBS, JTBC, YTN 뉴스와 프로그램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마치 군사작전 같았다. 어떤 컨트롤 타워에서의 기획과 지시가 없었다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 일사불란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다음날인 9월 5일, 용산 대통령실이 '고위 관계자' 명의로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 사건'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날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뉴스타파 보도를 선거공작이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중대범죄라며 한동훈 법무장관에게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라고 했다. 또 선거공작 배후에 민주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은 검찰이 반드시 투명하게 수사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답했다.

9월 6일, 문체부는 <'윤석열 커피 가짜뉴스'의 생산 유통 과정 추적 분석, 대응조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문체부 장관 박보균은 뉴스타파 보도를 두고 "조직적이고 추잡한 가짜뉴스의 카르텔 합작 사건"이라고 했다. 이를 계기로 문체부가 뉴스타파 발행정지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9월 7일, 서울시도 보도자료를 내고 뉴스타파의 신문법 위반사항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문체부와 협조해 발행정지명령 등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불과 4일 동안 대통령실, 국민의힘, 방통위, 방심위, 문체부, 서울시 등 모든 기관이 뉴스타파를 죽이겠다고 달려들었다. 과연 당시 이 모든 기관과 조직을 움직인 힘은 무엇인가? 검찰범죄 특검이 필요한 이유다.

21. 검찰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 구성은 누가 지시했나?

2023년 9월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이전의 특수부)는 검사 10여 명을 투입해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창설한다고 밝혔다. 1년 6개월 전 뉴스타파의 보도가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최정예 검사를 무더기로 동원해 전담 수사팀을 꾸린 것이다. 명예훼손죄는 검찰의 수사 범위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대규모 수사팀을 꾸려 직접 수사에 나섰다. 

이 정도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상부 승인 없이 구성하는 것은 부서 단위는 물론 청 단위에서도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현직 대통령, 특히 검찰 출신 대통령의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는 팀이다. 당연히 서울중앙지검을 넘어 대검, 법무부, 대통령실의 승인이나 지시가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지난 7월 7일 열린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24차 공판에 윤석열이 증인으로 나왔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한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 구성에 대해 윤석열의 말을 직접 들어볼 기회였다.

증인 신문 말미에 피고인인 김용진 기자가 윤석열 증인을 직접 심문했다. 아래는 법원 취재 전문 독립언론 코트워치가 그날 공판을 기록한 기사 중 한 대목이다.

김용진 피고인: 2023년 9월 5일, 증인께서 대통령 재직 시입니다. 그때 대통령실에서 성명을 하나 발표해요. 뉴스타파 보도가 희대의 대선 공작, 중대한 국기문란이자 선거공작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합니다. (…) 혹시 대변인이나 홍보수석한테 이런 성명 발표하라고 지시하셨나요?
윤석열 증인: 저는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김용진: 희대의 대선공작, 중대한 국기문란, 기억 없습니까?
윤석열: 네
김용진: 보고는 받으셨어요?
윤석열: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김용진: 증인 본인과 관련된 걸 대통령실에서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이게 그 당시에 수백 개 언론사에서 보도…
(재판장 제지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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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피고인이 심문을 이어가자 백대현 재판장은 “(윤석열 증인) 기억 없다고 답변했으니까 더 물어보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만 하기로 했으니 마이크를 회수하라’고 법정 경위에게 지시했다. 아래는 이어지는 코트워치 기사다. 

재판 이후, 김용진 기자는 “2023년 9월 5일 대통령실에서 성명이 나오고, 이틀 뒤 서울중앙지검이 검사 10여 명을 투입해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이 얼마나 개입했는지 이런 것들이 규명돼야 하기 때문에 직접 물어보려고 했는데, 일체 모른다고 하고, 기사도 안 봤다고 그러면서 처벌은 해달라고 그러고. 이게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지 않나”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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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뉴스타파 기자 3명이 본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지난 6월 9일과 7월 7일 두 차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석열은 피고인측 변호인이 뉴스타파 기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이 문제 삼은 뉴스타파 기사를 보기는 했냐는 질문에 윤석열은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보지도 않은 기사를 두고 보도를 한 기자를 처벌해 달라고 하는 건 여러모로 상식적이지 않다. 

뉴스타파 보도가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 사건이라는 성명을 대통령실이 냈는데도 자신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 윤석열이 더 이상 증인으로 나올 일은 없다. 이제 검찰 수사 범위도 아닌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수사에 왜 검사가 10여 명이나 투입돼 특별수사팀까지 구성해서 민주화 이후 한번도 없었던 언론사 압수수색 등을 잇달아 자행했는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누가 지시하고 기획했는지는 특검이 밝혀낼 수밖에 없다. 검찰범죄 특검이 필요한 이유다.

뉴스타파 김용진 muckraker@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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