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몇 층 올라야 운동될까?…전문의 3명이 알려준 ‘계단 오르기’ [바디플랜]

박해식 기자 2026. 9. 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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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 계단 오르기는 꽤 효율적인 선택이다.

박 교수는 "천천히 계단을 오르는 강도는 빠르게 걷는 것과 비슷하고, 보통 속도 이상으로 오르면 평지 걷기보다 훨씬 강한 운동이 된다"며 "천천히 오르면 중강도, 숨이 찰 정도로 오르면 고강도 유산소 운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도 숨이 차 간단한 문장 정도만 말할 수 있는 속도로 계단을 오르면 고강도 운동의 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단 운동의 장점은 일상에서 접근성이 높고 강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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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 계단 오르기는 꽤 효율적인 선택이다.

별도의 운동기구나 장소가 필요하지 않은 데다 짧은 시간에도 평지 걷기보다 높은 강도로 운동할 수 있다. 천천히 오르는 것부터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오르는 것까지 속도를 조절하기도 쉽다.

계단은 어느 정도의 운동 효과가 있을까. 하루에 몇 층이나 올라야 하고, 고강도 운동 목적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용석 교수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이진혁 박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박재영 교수에게 효과적으로 계단 운동을 하는 방법을 물었다.

● 평지 걷기보다 운동 강도 약 1.7배

계단 오르기가 평지 걷기보다 운동 효과가 높은 이유는 수직 이동이기 때문이다. 계단에서는 자신의 체중을 중력에 맞서 위로 들어올려야 한다. 그만큼 하체 근육을 많이 사용하고 산소 요구량과 심박수도 빠르게 증가한다.

이 박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의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한 연구에서 5층 계단 오르기는 약 6MET, 시속 4㎞ 평지 걷기는 약 3.5MET로 측정됐다.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계단 오르기의 운동 강도가 약 1.7배 높았던 셈이다.

MET(대사당량)는 운동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가만히 앉아 쉬고 있을 때 필요한 에너지를 1MET로 본다. 따라서 6MET는 안정 상태보다 약 6배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활동이라는 의미다.

박 교수는 “천천히 계단을 오르는 강도는 빠르게 걷는 것과 비슷하고, 보통 속도 이상으로 오르면 평지 걷기보다 훨씬 강한 운동이 된다”며 “천천히 오르면 중강도, 숨이 찰 정도로 오르면 고강도 유산소 운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짧은 시간에도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심폐체력 향상과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벅지·엉덩이까지…유산소와 하체 운동을 동시에

계단은 심장과 폐만 단련하는 운동도 아니다.

한 계단씩 몸을 위로 밀어 올리는 과정에서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엉덩이 근육, 종아리 등 하체 근육이 적극적으로 동원된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하체 근육에도 상당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이 교수는 “계단 오르기는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하체 근육을 사용하는 복합 운동”이라며 “평지 걷기보다 근육에 더 큰 자극을 준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평지 걷기와 비교해 계단을 오를 때 허벅지와 종아리 주요 근육의 활동이 약 2~4배 높게 나타난 소규모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계단만 열심히 오르면 스쿼트 같은 하체 근력운동은 하지 않아도 될까.

전문가들은 그렇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계단 오르기는 체중을 이용한 운동이기 때문에 근지구력 향상에는 효과적이지만 근육량 증가나 근력 향상이 목표라면 별도의 저항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 운동과 하체 근육 운동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지만 근력과 근육량을 충분히 키우려면 스쿼트 등 별도의 근력운동까지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세계 주요 보건기관은 성인에게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과 함께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고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처음에는 1~3층, 주 2~3회부터

계단 운동의 강도가 높은 만큼 처음부터 여러 층을 빠르게 오르려 하지 않아도 된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5분 정도 또는 낮은 층수부터 시작해 주 3회 정도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건강한 초보자라면 1~3층 오르기를 중간에 쉬어가며 반복해 총 3~5분, 주 2~3회 정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무난하다”고 조언했다.

이 박사도 “처음부터 빠르게 여러 층을 반복하기보다는 1~3층 정도를 편안한 속도로 시작하고 주 2~3회 정도 시행하면서 몸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계획했던 속도로 오르고 있는지는 ‘대화 테스트’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숨은 조금 차지만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라면 중강도로 볼 수 있다. 반면 숨이 많이 차 몇 마디밖에 이어가지 못한다면 고강도에 가깝다.

초보자는 처음부터 숨이 턱까지 차도록 오르기보다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속도에서 시작하는 편이 좋다.

운동량을 늘릴 때도 원칙이 있다. 속도와 층수를 한꺼번에 높이지 않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운동 후 다음 날까지 무릎 통증이나 심한 피로가 남지 않는다면 1주 단위로 1층 또는 1분씩 늘리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런 식으로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 2~3개월에 걸쳐 하루 10분 이상, 주 3~5회까지 진행할 수 있다.

시간 없다면 ‘운동 간식’처럼 짧게 여러 번

계단 운동은 한 번에 20~30분씩 해야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짧은 운동을 하루 중 여러 차례 나눠서 하는 이른바 ‘운동 간식(exercise snacks)’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박사가 소개한 연구에서는 평소 신체활동이 적은 성인에게 약 60개 계단, 건물로는 약 3층을 빠르게 오르게 했다. 이를 하루 세 차례 시행하되 각각의 계단 운동 사이에는 1~4시간의 간격을 뒀다. 이런 운동을 주 3일씩 6주 동안 실시했다.

그 결과 운동군의 최대산소섭취량은 운동 전보다 약 5%, 최대 파워는 약 12% 향상됐다. 6주 후 두 지표 모두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같은 60개 계단을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도 평균 22초에서 20초로 단축됐다.

이를 참고하면 출근 후 한 차례, 점심시간 한 차례, 퇴근 무렵 한 차례처럼 짧은 계단 운동을 일상에 나눠 넣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체력 갖췄다면 고강도 인터벌로

이 교수는 “빠르게 계단을 오르는 방식은 고강도 인터벌 운동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심폐 능력과 근력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며 초보자는 기본 계단 오르기에 익숙해진 뒤 시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평소 30분 정도의 운동을 주 3회 이상 꾸준히 해온 사람이라면 20초간 빠르게 계단을 오른 뒤 1~2분간 천천히 걷거나 쉬는 동작을 세 차례 반복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 2~3회 정도가 출발점이다.

이 박사도 숨이 차 간단한 문장 정도만 말할 수 있는 속도로 계단을 오르면 고강도 운동의 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짧은 계단 오르기의 심폐 체력 개선 효과를 보여준 연구도 있다. 운동량이 적은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20~60초의 짧고 강한 계단 오르기를 한 번의 운동 때 세 차례씩, 주 3회 실시했다. 6주 뒤 최대산소섭취량으로 평가한 심폐 체력이 약 7~12% 향상됐다.

따라서 계단은 체력 수준에 따라 천천히 오르는 중강도 운동부터 짧고 빠르게 반복하는 고강도 운동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 계단씩보다 ‘한 계단 빠르게’ 먼저

운동 강도를 높이기 위해 두 계단씩 오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단 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두 계단씩 오르기보다 한 계단씩 오르는 속도를 먼저 높이는 방법을 권했다. 두 계단씩 오르면 한 계단씩 오를 때보다 무릎을 더 많이 굽혀야 하고 하체 근육에 더 큰 힘이 필요하다. 균형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진다.

이 교수는 “두 계단씩 오르기는 근육 자극은 커 지지만 무릎 부담도 증가할 수 있어 관절 상태와 균형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두 계단씩 오르면 무릎이 더 많이 굽혀지고 균형 잡기도 어려워진다”며 “강도를 높일 때는 우선 한 계단씩 빠르게 오르는 방법을 권한다”고 말했다.

무릎 걱정된다면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

계단 운동을 할 때 오르는 것만큼 신경 써야 할 것이 내려오는 방법이다.

무릎에 걸리는 힘은 관절의 어느 부위를 측정하느냐에 따라 달라 단순히 ‘내려가기가 오르기보다 무조건 무릎에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려갈 때는 몸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허벅지 근육으로 제어해야 하고 균형 능력도 더 필요하다. 특히 운동 초보자나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무릎 통증이 있거나 운동 초보자라면 평지 운동부터 시작하고, 이후 계단을 올라갈 때만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한 시작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계단 운동의 장점은 일상에서 접근성이 높고 강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데 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낮은 층을 천천히 오르는 것으로 충분하다. 몸이 적응하면 층수나 시간을 하나씩 늘리고, 어느 정도 체력이 갖춰진 뒤에는 속도를 높여 짧은 고강도 운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다만 계단 운동 중 무릎 통증이 생기거나 다음 날까지 통증과 심한 피로가 남는다면 운동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조금씩 강도를 높이는 것이 계단 운동의 효과를 오래 누리는 방법이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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