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경쟁 안 해’⋯ 현대차, ‘수소차’ 꺼내 든 진짜 이유

천원기 기자 2026. 9. 1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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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박덕열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소열산업정책관,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신승규 현대차그룹 부사장, 조선희 제주특별자치도 기후에너지국장.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전기차(FCEV)와 배터리전기차(BEV)의 관계를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으로 공식 규정했다. 급증하는 도심 전력망 과부하와 배전망 확충 한계를 돌파할 핵심 카드로 수소 모빌리티를 지목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제주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with 분산에너지 포럼’에 참여했다고 16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진행된 세션에서 ‘FCEV 기반 도시 모빌리티 회복탄력성 전략’을 발표하며 이 같은 청사진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수소차 카드의 핵심은 도시 교통망의 병목 해소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특정 시간대 충전 쏠림이 심화하면 도시 인프라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차량 운행 중 전력망에 직접 의존하지 않고 빠른 충전과 긴 주행거리를 갖춘 수소차를 버스·택시·물류트럭 등 상시 가동이 필요한 필수 운송 분야에 우선 투입해 전력망 부담을 분산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장 실증은 ‘기후경제수도’를 추진 중인 제주도가 맡는다. 제주도는 2027년까지 누적 기준 승용차 290대, 버스 76대, 트럭 3대 등 수소차 370여대를 순차 도입한다. 이미 제주시 구좌읍 행원의 3.3MW 수전해 단지에서 생산한 청정수소를 도내 수소버스와 승용차에 공급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개회식 축사에 나선 신승규 현대차그룹 부사장은 “재생에너지와 수소의 결합은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주도와 긴밀히 협력해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 모빌리티는 장거리 운송과 재난 대응 등 안정적인 운행이 필요한 분야에서 전력 기반 모빌리티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재생에너지와 수소를 연계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파트너들과 협력해 청정수소 수요 생태계 확대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번 포럼 전시 공간에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와 대형 전동화 SUV ‘아이오닉 9’ 실차를 나란히 선보이며 친환경 모빌리티 투트랙 전략을 대외에 각인시켰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