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7.5만명 ‘삼성 초기업노조’… 넉달 만에 왜 싸움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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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9월 16일 오전 9시 1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임금 협상 이후 넉 달 만에 변곡점을 맞았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등과 공동투쟁본부를 꾸렸다.
DX 조합원 이탈이 이어지면서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잠정 합의 후 2주 만에 5만명대로 줄었고 과반수 노조 지위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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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9월 16일 오전 9시 1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임금 협상 이후 넉 달 만에 변곡점을 맞았다.
올해 4월 조합원 7만5000명을 넘기며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과반수 노조’에 올랐지만, 사업부별 성과급 갈등을 계기로 조합원이 대거 이탈했다. 집행부 내부에서는 불신임 투표가 진행 중이고 다른 노조와는 고소와 법률 대응까지 이어지고 있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이날 ‘이송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에 대한 불신임안’과 ‘조합원 가입 자격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근로자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을 안건으로 모바일 전자투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오는 19일까지다.
규약 개정안이 통과되면 초기업노조는 사실상 DS부문 노조로 재편된다. 기존 디바이스경험(DX)부문 소속 조합원은 초기업노조에 남을 수 있지만, 신규 가입은 불가능하다.
① 4월: ‘과반수 노조’ 힘으로 노조 공동 전선 구축
올해 초까지만 해도 초기업노조의 기세는 거셌다. 1월 말 조합원 수가 6만2500명을 넘어서며 과반수 노조가 됐고, 4월에는 7만6000명까지 불어났다. DS뿐 아니라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직원도 대거 가입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등과 공동투쟁본부를 꾸렸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5월 총파업 카드도 꺼냈다.

② 5월: ‘6억원 vs 600만원’… 성과급이 갈랐다
균열은 성과급에서 시작됐다. 임금 협상 과정에서 전사 임직원의 성과급을 교섭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지만 초기업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DX 직원 사이에서 “DS 중심 협상”이라는 불만이 커졌고 동행노조는 5월 4일 공동투쟁본부를 탈퇴했다.
노사는 5월 20일 예정됐던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잠정 합의했지만 부문별 보상 격차가 더 부각됐다. DS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과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최대 6억원가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반면 DX부문은 600만원 상당 자사주를 받는 수준이었다.
DX 조합원 이탈이 이어지면서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잠정 합의 후 2주 만에 5만명대로 줄었고 과반수 노조 지위도 잃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성과급 격차가 너무 커지면서 사업부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수준이 됐다”고 했다.
③ 6월: “DS끼리 따로 교섭하자”… 노조 안에서도 갈라졌다
조합원 이탈 이후 노조 내부에서도 DS와 DX의 이해관계가 갈렸다.
DS 소속인 최 위원장은 6월 말 ‘DS부문 분리 교섭’을 내걸고 재신임 투표에 나서 투표율 70.8%, 찬성률 87.5%로 재신임을 받았다.
최 위원장은 이후 DX 소속 이 부위원장과 이 지회장 등이 DS 중심 전환을 막기 위해 자신을 끌어내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DX 측에서는 기존 조합원을 배제한 채 DS만의 노조로 바꾸려 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④ 여름: 위원장 ‘장인 회사’와 조끼 계약… 집행부 갈등에 기름
내부 갈등 과정에서는 조합비 집행 문제도 불거졌다. 초기업노조가 지난 3월 집회용 조끼 일부를 최 위원장의 장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서 구매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일부 조합원은 친인척 업체 선정 절차를 문제 삼았다. 최 위원장 측은 비교 견적을 거쳐 가장 싼 업체를 선정했을 뿐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조가 공개한 견적에서 장인 업체는 한 벌당 8500원으로 다른 업체의 1만원, 1만2000원보다 낮았다.
최 위원장이 제네시스 GV80을 타는 사실도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최 위원장 측은 노조 활동 전인 2023년 4월 처가의 도움을 받아 구입한 차량으로, 조합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⑤ 9월: DX 간부 불신임·DS만 가입… 다른 노조와도 ‘전면전’
갈등은 결국 초기업노조를 DS 중심 노조로 재편하는 투표로 이어졌다. 규약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DS 직원만 가입하고, 기존 DX 조합원은 탈퇴 처리될 수 있다.
싸움은 다른 노조로도 번졌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4일 동행노조에 공문을 보내 내부 대화방에서 최 위원장과 삼성전자 임직원을 향한 폭력적 표현과 비하 발언이 있었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대화방 자료 보존도 요구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 위원장은 앞서 익명 소통방에서 자신과 집행부를 비방한 이용자들을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약 15명이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노조 측도 피고소인들에게 변호사를 연결하는 등 법률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행노조는 DX부문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18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과 수원사업장, 서초사옥 등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불과 넉 달 전 7만명이 넘는 조합원을 등에 업고 공동전선을 폈던 삼성전자 노조들이 이제는 DS와 DX로 갈라져 조합원 확보와 보상 확대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조마다 조합원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며 “노조 간 갈등과 파업 위기가 반복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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