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대놓고 2조씩 벌어간 시장”...제도권 편입 좌초된 코인시장, 폭락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9. 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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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뒷받침할 시장 구조 개편 법안이 상원 문턱에 걸리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본회의 심의 개시를 위한 절차표결에서 법안 상정에 필요한 60표에 크게 못 미친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처리가 무산됐다.

그간 미국 가상자산 업계는 수년 동안 수억 달러 규모의 입법 로비전을 펼치면서 클래리티법 입법을 지지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사업을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와 스테이블코인 보상 규제가 막판까지 클래리티법 입법의 걸림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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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클래리티법, 상원서 부결
절차표결서 찬성 49 반대 50
2조수익 트럼프 윤리규정 발목
코인베이스 10% 등 관련주 급락
중간선거 앞두고 연내 처리 무산
15일(현지시간)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존 툰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운데)가 클래리티법(CLARITY Act) 등 향후 3주간 공화당의 입법 우선순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뒷받침할 시장 구조 개편 법안이 상원 문턱에 걸리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본회의 심의 개시를 위한 절차표결에서 법안 상정에 필요한 60표에 크게 못 미친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처리가 무산됐다.

이번 표결은 클래리티법 자체에 대한 최종 부결이나 폐기를 뜻하지는 않지만 11월 중간선거를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연내 입법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미국채 10년물이 5%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장기 금리 상승과 유동성 위축 우려로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까지 꺾이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관련 주식에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5% 넘게 급락하며 7만4910달러 선까지 주저앉았다. 이더리움 역시 한때 8% 이상 폭락하며 비트코인과 함께 6월 이후 가장 큰 장중 하락폭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RCL) 등 가상자산 관련주 주가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는 10% 하락한 172.11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은 11% 내린 86.3달러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레티지(MSTR) 주가도 5% 넘게 내린 12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법안 투표 직전 1시간 동안 무려 3억달러 규모의 강세 배팅 물량이 강제 청산되며 선물 시장 내 레버리지 매수 포지션이 연쇄적으로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오전 가상자산 시장 구조 개편을 위한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미국 상원에서 부결된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코인마켓캡]
클래리티법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디지털자산 업계에 대한 1차적 규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계약과 토큰화 증권에 대한 감독권을 유지하되, CFTC가 디지털 상품 현물시장에 대한 전면적 규제 권한을 새로 갖게 되는 구조다.

그간 미국 가상자산 업계는 수년 동안 수억 달러 규모의 입법 로비전을 펼치면서 클래리티법 입법을 지지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사업을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와 스테이블코인 보상 규제가 막판까지 클래리티법 입법의 걸림돌이 됐다.

특히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사업 이해관계와 관련된 윤리적 규정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주요 반대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둔 14억달러 규모의 수익이 결국 주요 정치적 쟁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표결을 앞둔 지난 13일 민주당이 요구한 수정사항을 반영한 630여쪽 분량의 최종 수정안을 공개하며 통과를 시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사업 이해충돌을 겨냥한 윤리 조항이 미흡하다는 민주당 측 반발을 결국 넘어서지 못했다.

심지어 공화당 내에서도 클래리티법에 반대하는 이탈표가 나왔다. 재선을 앞둔 수전 콜린스 메인주 의원과 평소 가상자산에 회의적인 조시 하울리 미주리주 의원 등이 반대 진영에 섰다. 평소 친(親) 가상자산 성향을 띠었던 커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뉴욕주 상원의원마저 최종적으로 법안 추진에 반대표를 던졌다.

입법 실패의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전통 은행권과 가상자산 업계 간의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꼽힌다.

최근 상원 지도부가 제시한 수정안에는 가상자산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사용자에게 보상이나 이자(수익)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재무부의 ‘서킷브레이커’ 조항이 새롭게 추가됐지만 전통 은행권은 이마저도 불충분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은행권 관련 단체들은 지난 14일 공동 서한을 통해 상원 지도부에 “대규모 예금 이탈이 이미 발생한 후에야 작동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전혀 안전장치가 될 수 없다”고 법안에 반대했다.

지역은행들도 지역 은행의 예금이 가상자산 기업으로 대거 유출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입법을 가로막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부결로 클래리티법 입법이 사실상 해를 넘기게 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재스퍼 드 메어 윈터뮤트 장외거래 담당자는 “올해 클래리티법 입법은 끝났고 현실적인 다음 기회는 새 의회가 구성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담당 수석고문인 패트릭 위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마이클 셀리그 CFTC 위원장과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을 겨냥해 “이제 당신들 차례”라며 자체 규제 정비를 압박했다.

앞서 셀리그 위원장은 지난달 클래리티법 처리 결과를 지켜본 뒤 자체적인 가상자산 규정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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