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20%=10명 중 2명 봤다?…35년 된 산정 방식 개편해야"

이수영 기자 2026. 9.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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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된 표본조사…달라진 시청환경 반영 한계
"1800만대 셋톱박스로 실제 시청 규모 살펴야"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이 지난 15일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한국IPTV방송협회 대회의실에서 시청률 산정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수영 기자

약 35년 넘게 그대로 유지된 방송 시청률 조사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OTT와 유튜브 등 시청 환경이 다변화하면서 현재의 시청률 산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이달 15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기자스터디를 열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은 "지금까지 시청률 책정은 35년 전부터 동일한 방식이다. 서울 약 300가구 표본을 추출해서 전체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작했다"라며 "약 35년이 지났는데 달라진 점은 표본이 10배 정도 확대된 4000가구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 시청률 0% 채널 85개…"실제 시청 규모 함께 봐야"

현재 국내 TV 시청률은 약 4000가구의 시청 기록에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TV 채널이 수백개로 늘고 OTT와 유튜브 등으로 시청자가 분산되면서 소규모 채널의 시청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한국방송학회에 따르면, IPTV 3사가 송출하는 306개 채널 중 시청률이 0%로 집계된 채널은 85개로 27.7%에 달했다. 해당 채널을 보는 사람이 있어도 조사 대상 가구에서 시청 기록이 나오지 않으면 시청률은 0%로 잡힐 수 있다.

시청률은 방송 시간 동안의 1분 평균 시청 비율로, 해당 프로그램을 한 번이라도 본 전체 시청자의 비율과는 차이가 있다. 가령 5분짜리 프로그램을 10명이 두 명씩 번갈아 1분 동안 시청했다면 10명 모두 프로그램을 본 셈이다. 하지만 각 1분의 시청 비율은 20%라 평균 시청률도 20%로 나온다.

이 팀장은 "시청률 20%는 10명 중 2명만 시청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측정하고 있는 시간을 1분 단위로 잘게 쪼개서 평균 시청 비율을 조사한 것"이라며 "10명 모두 프로그램을 시청했더라도 평균 시청률은 20%로 나타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8월 유료방송 전체 STB 기준 시청률/자료=아이지에이웍스

평균 시청률이 낮은 채널도 월간 누적 시청 규모는 상당했다. 올해 8월 전국 유료방송 전체 셋톱박스 기준 채널A의 월간 시청률은 약 0.36%였지만 한 번이라도 해당 채널을 시청한 셋톱박스는 약 1956만대였다. CNTV도 월간 시청률은 약 0.09%였으나 누적 시청 규모는 약 1152만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앱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기기는 약 1600만대로 추산된다. 이처럼 시청률만 제시하면 방송 채널의 이용 규모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현재 시점에 걸맞는 시청률 책정 서비스 'TV INDEX(티비 인덱스)'가 소개됐다. 기존에 약 4000가구를 시청률 표본 집단으로 삼았다면 이제는 약 1800만대에 달하는 IPTV 3사의 가정용 셋톱박스 기기, 지금보다 4500배 많은 수를 집계해 통계치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방송광고 효과도 재평가…시청 이후 행동까지 분석

대규모 시청 데이터는 방송광고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시청률이 낮은 채널도 광고를 얼마나 시청했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 광고주를 설득할 근거가 생긴다.

현재 TV 광고는 집행한 광고의 시청률 합계와 시청률 단위당 광고비 등을 주요 성과 지표로 사용한다. 디지털 광고는 노출 횟수와 조회수, 1000회 노출당 비용 등을 제시한다. 방송도 광고주가 이용 규모와 비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성과 지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광고를 시청한 뒤 어떤 행동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광고주는 광고 노출뿐 아니라 앱 신규 설치와 이용 증가, 상품 구매 등의 효과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TV도 매체 경쟁력을 높이려면 광고를 본 이후의 행동까지 측정해야 한다"며 "향후 셋톱박스와 모바일 데이터를 연결하면 앱 설치와 이용량 변화, 상품 구매나 예약 여부까지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방송사와 PP, 광고업계의 시청 데이터 활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용화 협회장은 "IPTV가 보유한 대규모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송 콘텐츠와 채널의 가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방송사와 PP 등 미디어 산업 전반의 데이터 활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수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