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라도는 익사, 독도는 굶겨 죽였다… 집쥐 방제 이대로 괜찮나

고은경 2026. 9. 1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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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보호구역인 제주 마라도와 독도에서 집쥐(시궁쥐)를 방제하면서 포획한 개체를 각각 물에 빠트려 죽이거나 포획틀 안에서 굶어 죽도록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라도 위해생물 방제사업 보고서를 보면 2023년과 지난해에는 포획한 집쥐를 현장에서 익사시켰다.

그러나 집쥐 방제가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며, 해당 조항에도 포획한 동물을 죽이는 구체적인 방법은 명시돼 있지 않다.

본보는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사와 박주연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피앤알 이사에게 집쥐 방제의 법적 근거와 포획한 개체를 죽이는 방식의 적법성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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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들 “방제 필요해도 고통 최소화해야”
포획틀에 잡힌 쥐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천연보호구역인 제주 마라도와 독도에서 집쥐(시궁쥐)를 방제하면서 포획한 개체를 각각 물에 빠트려 죽이거나 포획틀 안에서 굶어 죽도록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담당 기관들은 보호 대상 조류와 생태계 보전,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제시한 사업 근거만으로 포획한 집쥐를 죽이는 행위와 방식까지 정당화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익사와 아사는 동물보호법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학대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방제가 필요하더라도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포획 이후 죽이는 방식과 기준을 점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23년 고양이 45마리를 반출한 마라도에서는 그해부터 지난해까지 2억3,775만 원을 들여 집쥐 방제에 나서 총 526마리를 포획해 죽였다. 마라도 위해생물 방제사업 보고서를 보면 2023년과 지난해에는 포획한 집쥐를 현장에서 익사시켰다. 반면 2024년에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호흡 마취제 시설에 넣어 야생 설치류를 마취해 안락사시킴'이라고 기록돼 있다. 같은 지역에서 진행한 사업에서도 연도별로 죽이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독도에서도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집쥐 방제를 시작했다. 올해 사업예산은 9,700만 원이며 독도에는 집쥐 100~15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독도에서는 포획틀에 잡힌 집쥐가 굶어 죽는 경우가 많다는 게 대구지방환경청의 설명이다. 계절에 따라 한 달에 한두 차례 현장을 방문하다 보니 포획틀에 잡힌 개체 대부분이 이미 죽어 있다는 것이다. 죽은 개체는 수거해 소각하고 있다.


무슨 근거로 죽이나 물었더니

2025년 마라도 내 발견된 집쥐의 모습들. 마라도 천연보호구역 가치증진을 위한 종합학술조사 캡처

본보가 15일 제주도와 대구지방환경청에 집쥐 방제의 법적 근거를 질의한 결과, 제주도는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자연유산법)을, 대구지방환경청은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보전에 관한 특별법(도서생태계법)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기관들이 제시한 조항에는 집쥐를 죽이는 행위나 방법이 명시돼 있지 않았다.

자연유산법 제22조 제1항 제3호는 자연유산 보존에 필요한 긴급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시행령 제34조 제3항 제3호는 천연기념물인 동식물의 질병 감염이나 개체 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동식물을 포획·채취하는 행위를 규정한다. 다만 해당 항목에는 포획한 동물을 죽이는 행위나 방법에 관한 내용은 없다.

도서생태계법 제6조는 무인도서 등의 자연생태계에 대한 기초조사와 환경변화가 뚜렷한 특정도서에 대한 정밀조사 등을 규정한다. 다만 제8조는 특정도서에서 야생동물의 포획·살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문화유산법이나 자연유산법에 따라 국가유산청장 또는 시·도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행위는 예외로 두고 있다. 그러나 집쥐 방제가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며, 해당 조항에도 포획한 동물을 죽이는 구체적인 방법은 명시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이 본 집쥐의 법적 지위와 방제 근거

시궁쥐의 모습. animalia.bio 홈페이지 캡처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집쥐 야생생물법상 유해야생동물이 아니다. 유해야생동물은 야생생물법 시행규칙상 포획·채취 등이 금지된 야생생물 가운데 지정되는데, 집쥐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기후부 측의 설명이다.

본보는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박주연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피앤알 이사에게 집쥐 방제의 법적 근거와 포획한 개체를 죽이는 방식의 적법성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다.

이들은 집쥐 방제의 법적 근거로 감염병예방법을 들 수 있다고 했다. 이 법 제51조는 지자체장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쥐의 구제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며, 시행규칙은 소독 방법의 하나로 쥐약을 적당량 사용한 방제를 제시한다.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17조 제2항 역시 가축사육시설 운영자 등이 쥐와 곤충을 없애도록 하고, 시행규칙은 살서제 사용 등을 방제 방법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두 섬에서는 조류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목적으로, 다른 동물에 대한 피해를 우려해 쥐약 대신 포획틀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사업이 감염병예방법이나 가축전염병 예방법의 적용 요건에 부합하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야생생물법 시행규칙 제9조는 재산상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쥐, 두더지를 잡는 소형 덫, 창애를 제작, 판매 또는 소지, 보관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 역시 죽이는 행위에 관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다.


목적 정당하다고 해도 죽이는 방식은 별도 문제

포획틀에 잡힌 집쥐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한 변호사와 박 변호사는 설사 집쥐 포획 자체가 어떤 형태로든 법적으로 정당화되더라도 익사·아사라는 방법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집쥐는 포유류로 동물보호법상 동물에 해당하고, 독도처럼 야생 상태에 서식하는 쥐라면 야생생물법상 야생동물에도 해당해 두 법을 동시에 적용할 수 있다. 동물보호법 제13조는 동물을 죽이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과 공포,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하고 불가피하게 죽여야 할 때도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따르도록 규정한다. 야생생물법 제8조 역시 정당한 사유 없이 야생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학대행위를 금지하며 보관, 유통 과정에서 고의로 먹이나 물을 주지 않고 방치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한 변호사는 "익사나 아사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며 "방제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실제 죽이는 과정이 동물학대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하며, 구체적인 행위와 고의 등이 확인되면 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도 "실제 마라도에서는 마취제를 이용한 안락사로 집쥐를 죽인 사례가 있는 만큼 익사·아사를 해야 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라도에서 포획된 뒤 안락사된 집쥐의 모습. '2024 마라도천연보호구역 내 위해생물 방제 사업' 최종 보고서 캡처

두 기관 모두 집쥐를 죽이는 방식의 적절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본보에 내년도 집쥐 방제 사업 때 죽이는 방식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대구지방환경청 역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실험동물 분야에서는 익사를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분류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실험동물운영위원회 운영 가이드라인'을 보면 익사를 '부적합(비인도적인 방법)'으로 명시한다. 방제에 직접 적용되는 지침은 아니지만, 포획한 집쥐를 죽이는 방식의 적절성을 검토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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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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