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단’ 샌더스·배넌, AI 규제 한목소리… “빅테크에 미래 맡겨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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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잠재적 위험은 아마 핵무기보다 더 클 것이다."
미국 진보 진영의 '대부'로 불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5일(현지 시간) AI가 인류에 미칠 위험을 핵무기에 빗대며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샌더스 의원은 인간보다 지능이 높고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개발을 영구 금지하고, 안전규칙이 마련될 때까지 첨단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을 다음 주 발의할 계획이다.
샌더스 의원은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냉전 당시 핵무기 감축에 합의한 사례를 거론하며 미중 역시 AI 위험을 놓고 합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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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과 민주사회주의의 상징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버몬트)이 인공지능(AI) 규제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정반대 주장을 내놨다. 사진은 지난 3월27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설하는 배넌. 2026.09.16. [댈러스=AP/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6/donga/20260916085738917ejkx.jpg)
미국 진보 진영의 ‘대부’로 불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5일(현지 시간) AI가 인류에 미칠 위험을 핵무기에 빗대며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같은 날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책사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AI를 역사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hinge in history)”으로 규정하며 빅테크 주도의 AI 개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정치권에서 이념적으로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이 AI 규제 필요성에선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다만 샌더스 의원이 중국과의 국제적 합의를 통한 AI 통제를 주장한 반면, 배넌 전 전략가는 중국을 AI 생태계에서 고립시켜야 한다고 밝혀 해법에선 적지 않은 입장차를 드러냈다.
● 샌더스 “美中 합의해야” vs 배넌 “中 격리”
샌더스 의원과 배넌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프로휴먼 어셈블리(Pro-Human Assembly)’에서 잇달아 연설했다. 이 행사에선 공화·민주 양당 의원과 노동·종교계 인사 등이 참여해 AI 개발에 대한 인간의 통제권과 안전장치 강화를 촉구했다.
샌더스 의원은 AI를 “인류 역사상 가장 변혁적인 기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초지능 AI는 미국의 문제도, 중국의 문제도 아니다. 인류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첨단 AI 개발 중단 및 초지능 금지를 위한 포괄적 조약을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날 행사 연설에 앞서 CBS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선 AI와 핵무기를 동일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AI의 잠재적 위험은 아마 핵무기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은 인간보다 지능이 높고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개발을 영구 금지하고, 안전규칙이 마련될 때까지 첨단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을 다음 주 발의할 계획이다. 법안 위반 시 최대 징역 20년의 처벌도 제안했다.
배넌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파멸론자(doomers)가 아니다”면서도 AI의 미래를 소수 빅테크 기업에 맡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거대 기술기업들이 AI 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 그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사회적 위험은 일반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샌더스 의원 역시 “AI 개발에 관한 거의 모든 결정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으로 멀리 있는 두 사람이 ‘AI의 미래를 기술 억만장자들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데선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다만 이에 대한 처방을 두곤 의견이 갈렸다. 샌더스 의원은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냉전 당시 핵무기 감축에 합의한 사례를 거론하며 미중 역시 AI 위험을 놓고 합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배넌은 중국에 대한 경제·기술적 “격리(quarantine)”를 주장했다. 미국 연구소에서 중국인을 내보내고 중국 엔지니어·기술자에 대한 교육을 중단하는 한편 자본과 첨단 반도체, 미국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가는 것도 차단해야 한다는 것. 그는 중국을 겨냥해 “거래도, 합의도 없다”며 “우리가 당신들의 (AI) 생태계로 통하는 길을 차단할 것이니 AI 경쟁에서 손을 떼라”고 주장했다.가디언은 두 사람이 실리콘밸리 ‘과두세력’에 대한 불신에선 일치했지만, 중국과의 AI ‘냉전’을 놓고 상반된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 美법무 “중간선거 영향 미치려는 시도”
이런 가운데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수개월 동안 이상할 정도로 침묵하던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갑자기 마이크 앞으로 달려가 AI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AI 논쟁에 대해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력”이라면서 “이것이 AI와 관련해 우리가 내리는 결정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질 수 없다”고도 했다.
블랜치 장관의 발언은 AI 규제론의 확산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 감속론을 “사기(HOAX)”이자 “병든 음모(sick conspiracy)”라며 ‘음모론’을 거듭 제기해왔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AI를 직접 개발한 전문가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사기”라고 부르는 것을 두고 “미국 지도자로서 당혹스러울 정도로 어리석은 입장”이라고 쏘아붙였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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