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수술 네 번하고도 마라톤 풀코스 뛴다 [화제인물 김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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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은 산꾼들의 가장 큰 화두다. 무릎 통증 때문에 등산의 즐거움이 반감되기도 하고, 결국 무릎이 아파서 등산을 그만 둔 이들도 많다.
다만 무릎 수술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등산은 '오를 수 있느냐'보다 '잘 내려올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이들에게 등산은 산에 오르기 전 무릎 관리부터 시작해서 하산하고 난 뒤 그 다음날에 끝나는 행위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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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은 산꾼들의 가장 큰 화두다. 무릎 통증 때문에 등산의 즐거움이 반감되기도 하고, 결국 무릎이 아파서 등산을 그만 둔 이들도 많다. 나을 것 같으면서도 좀처럼 낫지 않고, 또 다 나은 것 같아서 등산을 재개하면 다시 아픈 골칫덩어리다.
김진 대표도 무릎이 문제였다. 20여 년 전 대학 시절, 스노보드 대회를 준비하다 착지 부상으로 왼쪽 무릎 바깥쪽 반월상연골이 반토막 나는 파열상을 입었다. 수술을 받았으나 큰 호전 없이 다리를 절게 됐고, 그 이후에 또 무릎이 크게 비틀리는 사고가 있어 또 수술을 받았다.
4번의 수술,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에 재활을 거듭해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아이들과 백패킹도 다니는 몸을 만들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일문일답으로 그에게 물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에서 진핏케디컬PT를 운영하고 있고 진닷에이아이 스포츠의학연구소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경희대 스포츠의학(교정운동)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스포츠의학회 NASM 교정운동, 케틀벨·TRX 기능성트레이닝 자격과정의 국내 대표 강사로 활동해 왔습니다. 개인적으론,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스포츠의학을 전공하게 된 건 제 무릎을 스스로 고쳐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공부하면서 깨달은 건, 무릎 통증은 무릎 하나의 문제가 아니란 점이었죠. 발목부터 고관절, 골반, 몸통, 보행 습관, 회복력이 모두 연결돼 있고, 무릎은 이 연결된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이 드러나는 경고등 같은 부위란 것이었습니다.
무릎 수술은 어떻게 4번이나 받게 된 겁니까?
스키 사고 때 1차로 관절경 절제 수술을 받았어요. 1년 뒤 반월상연골 이식수술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땐 거의 초창기 수술이라 보험도 안 됐어요. 그래도 했지만, 수술 후 차이가 없어서 크게 후회했습니다.
그때부터 재활로 승부를 보자고 결심했죠. 스포츠의학을 전공하고 기능성트레이닝과 교정운동을 파고들었어요. 그땐 "허벅지를 키우면 무릎이 안 아프다"는 말에만 매달렸는데 차도가 없었죠.
그러다 몸을 하나의 사슬로 보면서 돌파구가 생겼어요. 한 발 데드리프트, 한 발 스쿼트로 허벅지 안팎과 엉덩이 측면까지 몸 전체를 고르게 통합해서 쓰는 법을 터득하자 비로소 통증이 없어졌어요. 가령 계단을 내려갈 땐 발목과 앞꿈치가 먼저 충격을 흡수하고, 동시에 고관절이 일해야 하죠. 이들이 제 일을 안 하면 무릎이 대신 과도하게 움직이며 망가지는 원리입니다.
그러다 몇 해 전 무릎이 또 한 번 크게 비틀리는 사고가 있었어요. 연골 손상 최고 등급에 활차연골도 손상돼 있어서 반월상연골 재이식과 7주 뒤 자가 늑연골을 배양해 이식하는 카티라이프 수술까지 두 번의 수술을 받았죠.

이번에도 재활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겠네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십수년간 쌓은 노하우로 통증 없는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부하를 올렸고, 수술 42일 만에 자전거를 30km 탈 수 있게 됐어요. 몸을 쓰는 원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도 금방 하게 됐나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첫 수술 이후 재활에 성공했을 때 완주한 거였어요. 현재 제 무릎은 '아무 문제없는 무릎'이 아니라 관리가 가능한 무릎입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과 조심할 것을 구분하고 있어요. 걷기, 등산, 러닝 등 방향이 단순하고 일정한 활동은 소화할 수 있지만 스노보드나 축구처럼 무릎이 비틀리는 방향 전환 운동은 피하고 있습니다.
등산은 어떤가요?
등산도 가능합니다. 방향 전환이 급격하지 않잖아요. 다만 무릎 수술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등산은 '오를 수 있느냐'보다 '잘 내려올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무릎에 반복적 제동 부하가 걸려서 무릎 앞쪽과 안쪽에 부담이 크게 누적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등산을 하면 하산 거리, 경사도, 계단 비율 등을 먼저 따져봅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등산과 백패킹을 여러 차례 다녔어요. 청계산, 삼성산, 운길산, 보현산, 파평산 같은 산들이죠. 물론 이건 제 무릎의 허용량을 정확히 알고, 코스와 짐 무게, 회복력을 계산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무릎이 아픈 분들에게 '나도 되니 너도 해라'식의 뜻은 절대 아닙니다. 드리고 싶은 말은 연골 이식을 두 번 받은 무릎으로도, 관리법만 알면 산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저희 독자분들이 무릎 관리법을 무척 궁금해할 것 같은데요.
먼저 이 말로 시작하고 싶어요. 무릎이 아프신 분들의 산행능력은 '어느 정도로 높고 어려운 산을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느냐'가 아니라 산을 오르고 난 뒤 '다음날 붓지 않고, 계단도 내려갈 수 있고, 통증이 오래 남지 않느냐'로 결정된다는 겁니다. 이들에게 등산은 산에 오르기 전 무릎 관리부터 시작해서 하산하고 난 뒤 그 다음날에 끝나는 행위인 거죠.
먼저 산행 전 무릎만 풀지 말고 발목과 고관절, 엉덩이와 몸통을 함께 깨워야 합니다. 무릎을 기준으로 아래는 발목과 발, 위는 고관절과 골반이 무릎을 조절해요. 무릎만 돌리고, 허벅지만 강화하면 한계가 분명하죠. 구체적 준비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발목 움직임 확인. 벽 앞에서 무릎을 앞으로 보내 발목이 잘 접히는지 보기. 발목이 뻣뻣하면 하산 때 무릎이 더 많이 꺾임.
- 고관절 접기(힙힌지) 연습. 허리를 말지 말고 엉덩이를 뒤로 빼는 연습.
- 엉덩이 근육 깨우기. 옆으로 다리 들기로 근육을 켠다.
- 스텝다운 연습. 낮은 계단에서 한 발로 천천히 내려가며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지 않는지 확인.
- 준비운동. 까치발과 스쿼트, 제자리 걷기로 체온 올리기.

산행 중과 후에 주의할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보폭과 속도를 줄여야죠. 또 무릎을 편 채로 쿵쿵 찍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릎으로만 제동을 잡으면 데미지를 전부 흡수해요. 무릎 아픈 분들이 빨리 내려가려고 하산 속도를 내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동입니다. 등산스틱 사용도 권합니다.
더 팁을 드리자면 시간 계획입니다. 표준 소요시간의 1.5~2배 정도로 잡는 게 좋아요. 시간에 쫓기지 않아야 하산 시 속도를 안 내게 되기 때문입니다. 넉넉한 시간 안배가 가장 값싼 무릎 보호 장비입니다.
산행 후는 다음날 반응이 가장 중요해요. 무릎이 붓거나, 열감이 있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커지거나, 통증이 24시간 넘게 남으면 그 산행은 현재 무릎 상태에 비해 과했던 겁니다. 활동량을 줄이고 다시 단계적으로 올려야죠.
어떤 재활 훈련을 제안하고 싶으실까요?
제 무릎으로 검증한 훈련과 재활 순서들이 있습니다. 근막이완, 스트레칭, 코어운동, 밸런스, 플라이오메트릭(충격 흡수), 부위별 근력, 전신 통합 근력, 유산소 순의 8단계죠.
다만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하산 후 무릎 앞쪽이 아픈 경우, 안쪽이 아프거나 초기 관절염인 경우, 장경인대가 아픈 경우 등에 따라서 모두 다르게 접근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무릎이 아픈 산꾼들에게 조언한다면?
"산을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산을 이기는 방식이 아니라, 오래 다니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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