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이민호 “벌서 40대 됐지만…내 추구미는 ‘소년미’”

이다원 기자 2026. 9. 1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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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영부인 저격 사건 추적하는 열혈 신입 기자 변신
‘팔딱팔딱 활어처럼’…70년대 MZ 느낌 살리려 했죠
30대 번아웃 겪은 후 ‘파친코’로 배우 가치관도 확 바뀌어
박해일·유해진 보며 배운 좋은 사람의 조건은…“포용력”
배우 이민호 |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배우 이민호에겐 긍정의 힘이 있다. 무엇이든 위기가 닥쳐도 위트로 이겨내려는 그 마음은, 스무살 되던 해 큰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생겼다고 했다.

“그때 진짜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수술실 들어가기 전 의사가 엄마에게 ‘앞으로 못 걸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전 엄마가 걱정할까봐 수술실 들어가면서 ‘엄마, 나 군대 안 갈 수도 있겠네’라고 해맑게 말했는데, 그때부터 긍정 마인드로 뭐든 헤쳐나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수술실 문 닫히고는 너무 무서워서 엉엉 울었지만요. 하하.”

이민호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신작 ‘암살자(들)’(감독 허진호)서 열혈 신입 기자 영일 역을 연기한 촬영 후기와 40대 입성을 앞둔 마음가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기자, 연기해보니 직업적으로 조금은 이해돼”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이민호는 재벌2세이자 사명감 강한 사회부 신입기자 ‘영일’로 분해 이야기의 중심을 잡는다.

“팔딱팔딱거리는 활어처럼 연기하고 싶었어요. 든든한 배경이 있는 인물이라서 아무리 시대적 배경이 엄혹하더라도 영일만큼은 자유로운 영혼이겠다 싶었거든요. 지금의 MZ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러면서도 너무 이 작품에 안 묻어나거나 나대는 걸로 보이지 않게끔 수위를 조절하려고 허진호 감독과 얘기를 많이 나눴죠.”

그는 이 작품을 위해 역사 공부도 열심히 했다.

“작품의 중심 사건 이전부터 반(反) 유신운동이 일어났다고 하더라고요. 대학가에서 공부 좀 하고 엘리트로 불리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분명 그런 움직임이 있었을 거고, 영일은 조금 더 세련된 방식으로 그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을까. 그런 상상에서 처음 시작했죠. 그리고 기자라는 직업이 영일이 추구하는 자유와 진실, 건강한 사고방식과 맞닿아있으니 기자가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으로 임했어요.”

실제로 기자로서 연기를 해보니 직업적 고충도 이해가 된다고 했다. 스타와 기자 사이, 심적인 간극이 조금 좁아졌냐고 묻자 웃음을 터뜨렸다.

“저의 상황 때문에 기자들과 사적인 자리에서도 속시원하게 인간적인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이번에 기자란 직업을 연기해보니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게 됐죠. 물론 사회적엔 관계로 만나면 이야기가 와전되고 퍼지는 피로감 때문에 진솔하게 소통하긴 어렵겠지만, 그 직업에 대한 고충도 알게 됐고요.”

■“40대 바라는 것? 소년미가 남아있으면 좋겠어요”

마흔살에 접어든 그는 앞으로 펼쳐질 40대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듯 했다.

“아뇨. 나이를 먹는 게 반갑진 않죠. 나이에 얽매이고 싶지도 않고요. 다만 소년미는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들어가는 걸 느끼긴 해요. 제게 자극을 주거나 궁금한 것들이 예전보다 적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왜 형이나 누나들이 ‘일, 일, 일’ 하는지 알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큰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삶이 부족하지도 않는데 전 아직 가정을 꾸린 것도 아니니 일상은 참 심심하게 흘러가요. 그래서 남은 에너지들을 촬영 현장에서 아주 치열하게 쓰나봐요.”

다행히 나이를 잘 들어가는 것 같다고도 했다.

“30대 중반쯤 배우로서 번아웃 같은 게 왔었어요. 그때 너무 감사하게도 애플tv ‘파친코’라는 작품이 다가왔고, 해외에서 해외 스태프들과 촬영하며 마치 사회에 처음 던져진 것처럼 많은 걸 깨고 배웠어요. 새로운 에너지로 나를 채울 수 있었고요. 그때 배우로서 제 가치관도 확 바뀌게 됐죠.”

이번 ‘암살자(들)’ 현장에선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웠다고도 했다.

“박해일, 유해진 선배들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배우가 기술적으로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뛰어넘으려면 좋은 사람이 우선 되어야한다는 걸 느꼈어요. 좋은 사람이란 ‘포용력이 큰 사람’이거든요. 배우도 그래야만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고, 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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