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자식도, 이젠 웬수 같아요”…‘샌드위치’ 돌봄 중장년, 내 삶이 없다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6. 9. 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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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사는 50대 후반 A씨는 대학생인 막내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15일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개최한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만 40~64세 중장년층 가운데 48.4%가 A씨와 같은 '샌드위치 돌봄' 처지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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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
서울 40~64세 중 절반
부모와 자녀 동시에 돌봄
소득 있어도 자산에 따라
중장년 삶의 질 달라져
[매경DB]
서울 노원구에 사는 50대 후반 A씨는 대학생인 막내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집도 보유하고 있고, 배우자 소득도 안정적인 덕분에 겉으로 보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최근 A씨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최근 거동이 불편해진 어머니의 병원 진료와 식사를 챙기면서 부모와 남편·자녀를 동시에 돌봐야 하는 ‘샌드위치 돌봄’ 상태에 놓인 것이다. A씨는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형편이 아주 어려운 건 아닌데 내 삶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개최한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만 40~64세 중장년층 가운데 48.4%가 A씨와 같은 ‘샌드위치 돌봄’ 처지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50~54세를 기준으로 하면 62.1%까지 높아진다.

실제로 이날 포럼에서는 A씨처럼 경제적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로 고민하는 중장년 사례가 소개됐다. 50대 B씨는 “지난해 정년퇴직을 하면서 받은 퇴직금과 배우자 소득 덕분에 생활비 걱정은 크지 않지만, 출근하던 생활이 끝나니 막막해졌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는 불안감이 더 심하다. 1인 가구로 생활하며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60대 C씨는 “당장 소득이나 건강에는 걱정이 없지만 몇 년 뒤 돌봐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두렵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중장년 지원책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치우쳤다면 앞으로는 중장년층의 다양한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올해 평생교육국에 중장년 전담 조직인 중장년지원과를 신설했다. 획일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중장년지원과의 핵심 역할이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중장년 삶의 질 지표’도 개발했다. 지표는 기초역량(탄탄)·생활역량(활력)·전환역량(도약) 3개 부문에서 12개 영역·75개 세부 지표로 구성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취업자와 미취업자 삶의 만족도 격차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거 점유 형태, 혼인 여부에 따라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장년 1인 가구의 잠재적 위협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를 삶의 질 지표 기준연도로 정하고 이를 토대로 새롭게 나타나는 정책 수요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 지표를 활용해 ‘평균’이라는 데이터 뒤에서 보이지 않는 삶의 차이를 세밀히 찾아내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필요한 시민들에게 연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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