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값 오를 땐 양 줄이더니… 육계 가격 떨어지자 치킨업계 ‘눈치싸움’

방재혁 기자 2026. 9.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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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치솟았던 육계(식용닭) 가격이 최근 빠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는 가격 인하나 메뉴 변경을 주저하고 있다. 닭고기 가격이 오르던 올해 초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일부 메뉴 중량을 줄이는 꼼수를 써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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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살 중량 줄여 ‘슈링크플레이션’ 비판받은 업계
이번 달 육계 가격, 3월 대비 37.7% 하락
장기계약·가공비 등으로 치킨 가격 반영은 어려워
업계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소비자 부담 낮출 것”
서울 시내의 한 치킨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올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치솟았던 육계(식용닭) 가격이 최근 빠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는 가격 인하나 메뉴 변경을 주저하고 있다. 닭고기 가격이 오르던 올해 초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일부 메뉴 중량을 줄이는 꼼수를 써서 논란이 됐다. 한 업체가 가격을 내리거나 메뉴를 바꾸면 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전날 9~10호 육계 가격은 1㎏당 3308원으로 지난 3월 5308원에서 37.7% 떨어졌다. AI로 줄었던 닭고기 공급량이 회복되면서 육계 가격도 하락하는 것이다. 그러나 치킨 업계는 현재 가격이나 메뉴 수준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모양새다.

닭고기 값이 치솟을 당시 업계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중량을 줄이는 꼼수가 잇따랐다. 굽네치킨은 지난 6월 닭다리살 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800g에서 700g으로 100g(12.5%) 줄였다. 윙봉은 930g에서 850g, 통다리는 905g에서 820g으로 각각 줄였다.

앞서 교촌치킨도 지난해 9월 일부 순살치킨 가격은 그대로 둔 채 메뉴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 다만 교촌은 같은 해 11월 중량을 다시 기존 수준으로 되돌렸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동안 가장 큰 비용 항목인 닭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양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했지만, 이는 늘어난 닭고기 값을 일부 상쇄하는 데 그쳤다. 올해 초 일부 치킨 가맹점에서는 순살용 특정 부위가 발주량만큼 들어오지 않아서 수급 차질도 빚었다. 일부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불안정한 공급으로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닭 값이 떨어졌지만, 치킨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이유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 때도 치킨 가격을 바로 올리지 않고 본사가 방어해 왔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바로 판매 가격을 내리기도 어렵다”며 “산지 육계 가격과 본사가 실제로 사들이는 닭고기 가격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는 가공, 염지, 포장, 물류 등의 과정을 거쳐 매장에 공급되고, 본사와 납품업체 간 계약도 장기간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 산지 가격과 실제 매입가격 사이에 시차가 있다.

실적 개선 여부에도 업계는 신중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AI가 재발하면 닭고기 수급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어서 최근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닭고기 가격이 안정됐다고 해도 튀김유나 부자재 등 여러 비용이 전쟁 등 이유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치킨 가격이 그대로라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치킨 가격이 배달비 등을 포함해 3만원 안팎까지 올랐다.

업계는 가격 인하보다는 할인과 쿠폰 등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안게임과 연말연시 등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에 쿠폰을 발급해 소비자 마음을 잡겠다는 것이다. bhc 관계자는 “자사 앱을 통한 쿠폰과 적립형 이벤트, 포장 할인, 멤버십 및 제휴 할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연말연시 등 다양한 이벤트에 맞춰 소비자들이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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