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데”…찰리 채플린 목숨 구한 ‘뜻밖의 해물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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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내릴 듯 통 넓은 바지에 꽉 끼는 상의, 머리 위에 얹은 작은 모자와 콧수염. 무성영화 시대를 풍미한 영화배우이자 감독, 찰리 채플린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다.
채플린의 생애는 궁핍했던 어린 시절, 숱한 구설을 낳은 네번의 결혼, 공산주의자로 몰려 미국에서 쫓겨난 일까지 그가 빚어낸 영화만큼이나 굴곡졌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채플린은 이날 저녁 새우튀김을 아주 맛있게 먹었고, 이후에도 종종 일본을 방문해 새우 요리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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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스모 즐기려고 접견 연기
총리 암살현장 가까스로 모면
비린내 덜해서 호불호 적은 편
대하찜·간장새우장 모두 별미
서민음식·수라상에 두루 활용

흘러내릴 듯 통 넓은 바지에 꽉 끼는 상의, 머리 위에 얹은 작은 모자와 콧수염. 무성영화 시대를 풍미한 영화배우이자 감독, 찰리 채플린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다. 하지만 영화사에서 그의 자취는 희극배우에 그치지 않는다. 정극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고 수많은 작품을 직접 만들었으며 날카로운 사회 풍자를 담아낸 거장이었다.
채플린의 생애는 궁핍했던 어린 시절, 숱한 구설을 낳은 네번의 결혼, 공산주의자로 몰려 미국에서 쫓겨난 일까지 그가 빚어낸 영화만큼이나 굴곡졌다. 특히 1932년에는 일본을 방문했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는데 그 전말이 한편의 드라마 같다.
채플린이 고베항에 도착한 다음날 도쿄에서 이누카이 쓰요시 당시 총리와 회동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그는 덴푸라(튀김)를 먹고 스모 관람을 하고 싶다며 일정을 미뤘다. 부친을 대신해 마중 나온 총리의 아들 다케루와 함께 스모 구경을 마친 후 튀김집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날 총리가 반란 세력에 암살당했다.
5·15 사건으로 기록된 이날, 반란 주동자들은 총리와 함께 채플린도 죽일 계획이었다. 미·일 관계를 악화시킬 목적이었다. 정작 채플린은 미국인이 아닌 영국인이었고, 접견이 미뤄진 덕에 화를 면했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채플린은 이날 저녁 새우튀김을 아주 맛있게 먹었고, 이후에도 종종 일본을 방문해 새우 요리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 속설이 있다. 꼭 튀김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새우는 동서를 막론하고 사랑받는 식재료다. 해산물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비린내 때문인 경우가 많다. 새우는 상대적으로 비린내가 적은 데다 어떤 양념과도 잘 어우러져 호불호가 적다.
특히 가을에 제철을 맞는 대하는 크기가 큼직한 데다 찜이나 소금구이로 즐기기 그만이다. 옛 드라마 ‘대장금’에는 고급스러운 대하찜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대하 살을 숭숭 썰어 죽순·오이 등과 함께 잣즙에 버무린 요리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새우 요리로는 간장새우장이 있다. 간장게장의 게를 새우로 대체한 것인데 가격이 게장보다 저렴하고 게처럼 껍데기를 발라낼 일이 없어 먹기도 수월하다. 근래에는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다.
중국에는 조금 엽기적인 방식으로 새우를 조리한 메뉴가 있는데 바로 ‘취하(醉蝦)’다. 살아 있는 새우에 독주를 부으면 팔딱팔딱 뛰다가 술기운이 돌면서 잠잠해진다. 이때 직화로 불을 붙이거나 냄비에 쪄내는데 술향이 배어들어 새우 살은 한결 달큼해지고 비린내도 사라진다. 하지만 조리 과정이 잔인하다며 서구에서는 혐오 음식으로 꼽기도 한다.
채플린이 맛있게 먹었다던 새우튀김은 오늘날 일식집에서 단가가 꽤 높은 음식에 속한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면 깨끗하게 정제된 식용유를 써야 하는 데다 기름이 많이 드는 탓이다. 그래도 오늘날에는 양식과 외국산이 보급되면서 새우의 단가가 상당히 저렴해졌다.
사실 호화스러운 대하가 아니더라도 새우는 오랫동안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인천 강화도 일대 새우젓은 김장의 필수 재료며, 족발 같은 돼지고기 요리에 곁들이면 감칠맛을 더하고 소화를 돕는다.
껍질과 머리까지 육수로 알뜰하게 활용하기 좋은 새우는 서민음식에서 수라상까지 아우르는 해물의 팔방미인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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