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법원에 막힌 트럼프… ‘유학생 비자 4년 제한’ 시행 하루앞 제동

뉴욕=곽도영 특파원 2026. 9. 16.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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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법원이 1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15일부터 시행하려던 외국인 유학생, 연수자, 언론인 등의 비자 기간 단축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7월 16일 미 국토안보부는 연방 관보를 통해 "유학생에게 발급되는 F 비자, 교환·연수 방문자를 위한 J 비자의 체류 기간은 최대 4년, 외국 언론인에게 발급되는 I 비자는 최대 240일까지로 제한하고 이후에는 반드시 연장 심사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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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연수자 등 비자 기간 단축에
美법원 “제도 변경 근거 부족” 지적
최종 판결까지 기존 체류기간 보장
관세 등 트럼프 정책 제동 잇달아
美대사관 앞 비자 발급 긴 줄 15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시민들이 비자 발급 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법원은 외국인 유학생, 연수자, 언론인 등에게 발급되는 비자 기간을 최대 4년으로 제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뉴시스
미국 연방법원이 1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15일부터 시행하려던 외국인 유학생, 연수자, 언론인 등의 비자 기간 단축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7월 16일 미 국토안보부는 연방 관보를 통해 “유학생에게 발급되는 F 비자, 교환·연수 방문자를 위한 J 비자의 체류 기간은 최대 4년, 외국 언론인에게 발급되는 I 비자는 최대 240일까지로 제한하고 이후에는 반드시 연장 심사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미국 내 각종 교육·이민 단체와 노조들이 지난달 18일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제도 시행 하루 전 원고 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정책 변화가 가져올 피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고 그 대안 역시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본안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해당 비자 소지자는 기존의 체류 기간을 그대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관세 부과, 출생시민권 제한 등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 또 한 번 좌초 위기를 맞은 것이다.

● 美법원 “비자 제도 변경 근거 빈약”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법원의 데니스 세일러 판사는 14일 미국 내 각종 교육·이민 단체와 노조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며 국토안보부의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은 급증하는 해외 유학생의 입국 절차를 원활하게 만들어 행정부의 비용 및 인력을 절감하기 위해 1979년 ‘체류자격 유지(Duration of Status·D/S)’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유학생, 방문 및 교환 연구원 등은 학업 기간 동안 특별한 제한 없이 미국 체류가 가능했다. 외국 언론인 또한 I 비자를 통해 5년간 머무를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국토안보부는 이 같은 제도가 비자 사기를 부추기고 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제도 변경을 추진했다. 특히 신규 비자 신청자는 물론이고 기존 비자 소지자에게도 새 규정을 소급 적용하겠다고 밝혀 큰 논란을 야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일러 판사는 48쪽에 이르는 판결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의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비자 사기, 안보 위협 사례에 의존해 정책을 변경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자 남용 문제가 광범하게 존재하는지 등에 관한 유의미한 증거 또한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규정이 도입될 경우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기존 비자 소지자가 겪을 불편이 훨씬 큰 만큼 소송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새 제도의 시행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이날 국토안보부는 항소 여부를 묻는 NYT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미국에서 공부할 의도를 가진 학생들에게만 특권이 주어지게끔 사기 행위들을 단속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라며 거듭 비자 제도 변경 추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서면 제출과 증거 조사, 변론 기일 등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본안 판결까지는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판결까지 2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 美 법원, 트럼프 각종 정책에 제동

미국 법원은 올 들어 지속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저지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올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지난해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 정책을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해당 정책의 권한은 대통령이 아닌 미 의회에 있다고 적시했다.

대법원은 올 6월에도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불법 체류자 혹은 일시 체류 외국인의 자녀에게 미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한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은 이를 보장한 수정헌법 14조에 위배된다며 위헌 판결했다.

전문직 취업을 위한 ‘H-1B’ 비자의 신규 발급 때 10만 달러(약 1억3500만 원)의 수수료를 물리려던 조치도 올 6월 연방법원에서 위법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1일에는 러시아, 이란, 소말리아 등 7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하려던 것 또한 이민국적법에 맞지 않는다며 위법 판결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정밀하게 정책을 설계하지 않고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가 좋아할 반(反)이민 정책을 무리하게 도입하려다 위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곽도영 특파원 now@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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