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자위대 400명 동시 낙하… 美日훈련은 역대 최대로 커졌다

에니와(홋카이도)/류정 특파원 2026. 9. 16.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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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홋카이도 연합훈련 현장 르포
15일 미·일 합동 군사 훈련인 ‘오리엔트 실드(OS)’가 열린 일본 홋카이도 에니와(恵庭)의 육상자위대 대연습장에서 미군 260명, 자위대 120명 등 총 380명의 대원이 340m 높이 상공에서 도하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X

15일 낮 12시20분, 미·일 합동 군사 훈련인 ‘오리엔트 실드(OS)’가 진행된 일본 홋카이도 에니와의 육상자위대 대연습장. 하늘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C-2 수송기 2대가 웅장한 소음을 내며 등장했다. 이어 미 공군 C-130J 다섯 대가 뒤따랐다. 수송기들은 하늘을 맴돌면서 공수부대원 20여 명씩을 떨어뜨렸다. 약 1시간 동안 미군 260명, 자위대 120명 등 총 380명의 대원이 340m 높이 상공에서 뛰어내렸고, 낙하산을 펼쳐 목적 지점에 안전하게 착지했다. 착지한 군인들은 낙하산을 수습한 뒤 지상 작전을 이어갔고, 일부는 함께 매달아온 대형 군장을 가슴에 안고 걸어와 지원 나온 동료들과 포옹하며 인사했다.

오리엔트 실드는 육군 중심의 미·일 합동 훈련으로, 이 훈련에서 공수 강하 훈련을 한건 처음이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미 육군 제11공수사단은 알래스카 기반의 북극·한랭지역 작전 전문부대로, 지난 11일 수송기를 타고 일본에 도착해 이날 도쿄 요코타 기지에서 자위대와 함께 홋카이도로 날아왔다. 일본은 육상자위대 제1공정단이 참가했다. 자위대 관계자는 “공수 강하는 비·바람·구름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위험한 훈련”이라며 “차나 배로 이동할 수 없는 지역, 적군이 있는 깊숙한 곳에 신속히 병력을 투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5일 낮 일본 홋카이도 에니와의 육상자위대 대연습장에서 미 육군 제11공수사단과 일본 육상자위대 제1공정단이 공수 강하 훈련을 함께 진행했다. /류정 특파원

◇역대 최대 미일 육군 훈련

지난 8일부터 시작돼 24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오리엔트 실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일본(2390명), 미국(1240명), 호주(70명)까지 총 3700명이 참가중이다. 작년부터 호주가 참가해 미·일·호 다자 연합훈련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해상 기동 훈련도 처음 실시했다. 자위대 해상수송군의 수송함을 활용해 요코하마에서 미·일 병력·장비를 옮기는 훈련이다. 해상수송군은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해 신설한 부대로, 유사시 병력·차량·무기·보급품을 일본 각지, 특히 난세이제도 등 도서지역으로 대량 수송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됐다. 난세이제도는 대만 바로 옆 섬들로, 중국 견제를 위한 요충지다.

남부 가고시마에는 17~24일 미 육군의 이동식 중거리 미사일 체계 ‘타이폰’이 전개될 예정이다. 미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을 발사할 수 있는 타이폰을 지난 6월 서태평양 실기동 훈련 ‘발리언트 실드’에서 가고시마 가노야 미 항공기지에 전개한 뒤 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고있다. 미군이 타이폰을 일본에 상시 전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발리언트 실드는 원래 미국이 격년으로 해오던 훈련인데, 2024년부터 자위대가 참가해 합동 훈련으로 전환됐다.

일본이 이처럼 미국과 군사 훈련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 활동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일 국방장관은 지난 1월과 5월 만나 일본 전역에서 보다 고도화되고 현실적인 훈련과 난세이 지역에서의 공동 전개를 강화하기로 했다. 실제 지난 6월 ‘레솔루트 드래곤’ 훈련에서 육상자위대 헬기형 수송기(V-22)는 미군 오키나와 후텐마 비행장을 경유지로 활용해 난세이제도 미야코·이시가키로 물자·환자를 수송하는 훈련을 처음 전개했다.

이 같은 미·일 협력 강화는 지난달 한미 연합 훈련이 축소된 것과 대비된다. 지난달 11일간 실시할 예정이던 한미 ‘을지 프리덤 실드(UFS)’ 훈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명령으로 5일로 단축되고, 2부 반격 작전은 전면 취소됐다.

◇다자 연합 훈련도 강화하는 일본

이날 현장에서 만난 자위대 관계자는 “자위대는 주로 미국과 공동 훈련을 했는데, 최근엔 호주·필리핀·영국·프랑스 등 다른 여러 나라와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자위대 해상수송대가 장비와 병력을 옮기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X

실제 일본은 호주와 2023년 상호접근협정(RAA)을 맺어 상대국에서 병력·장비를 운용하기 쉬워졌다. 2년 연속 오리엔트실드에 호주군이 참여한데 이어, 지난달 양국 국방장관은 공동훈련을 더욱 복잡한 다영역 훈련으로 발전시키고 향후 순환배치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필리핀과도 지난해 RAA가 발효된 뒤 올해 ‘발리카탄’ 훈련에 자위대가 처음으로 필리핀 영토에서 무기를 사용하는 실전 훈련에 참가했다. 발리카탄은 미국·필리핀이 중심이 된 훈련이나 호주와 일본이 합류한 다국적 훈련으로 바뀌었다. 한국과는 2024년부터 실시중인 ‘프리덤 엣지’를 통해 한·미·일 훈련을 정례화·고도화하는 중이다. 지난 7~11일 실시한 프리덤 엣지에선 3국간 실시간 정보공유와 연계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중·러는 이 같은 자유 진영 국가들의 군사 협력 강화에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오리엔트 실드가 자국 극동 국경과 가까운 홋카이도에서 실시되는 데 반발하는 한편, 미군의 중거리 미사일 체계가 일본에 전개된 것을 위협으로 규정하고 ‘상응 조치’를 경고했다. 중국 국방부 장빈 대변인은 14일 오리엔트 실드에 대해 “‘방패’라는 이름으로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공격 무기의 전방 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지역 안보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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