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2.0… 사회문제 해결-공공서비스 혁신 도구로”

전승훈 기자 2026. 9. 1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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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와! 멋있는 걸 만들었네'였어요. 광장, 도로, 공원 같은 것이죠. 그런데 앞으로의 공공디자인은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있는지도 모르는데 좋은 것이죠."

올해 4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 제6대 원장으로 취임한 김경배 원장이 꺼내 든 화두는 '공공디자인 2.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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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시민 삶과 사회의 공존 설계해야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10월 23일
디지털과 현실-사람과 공간 연결
김경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더 나은 일상을 만드는 공공디자인을 추구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지금까지는 ‘와! 멋있는 걸 만들었네’였어요. 광장, 도로, 공원 같은 것이죠. 그런데 앞으로의 공공디자인은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있는지도 모르는데 좋은 것이죠.”

올해 4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 제6대 원장으로 취임한 김경배 원장이 꺼내 든 화두는 ‘공공디자인 2.0’이다. 김 원장은 영국 왕립예술대학원(RCA)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디자인아이콘 대표와 이노디자인 디자인 총괄 부사장을 거친 30년 현장 전문가. 다음 달 23일 열리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6’을 앞두고 본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20여 년간 공공디자인의 성과는 분명합니다. 안전한 보행 환경과 정돈된 도시 경관, 통합된 안내 체계 등 모두 값진 결과입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마주한 문제의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초고령화, 지역 소멸, 디지털 전환, 사회적 고립과 돌봄, 기후 위기…. 여러 원인이 얽힌 복합 과제여서 하드웨어 정비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김 원장은 “공공디자인을 ‘사회문제 해결과 공공서비스 혁신의 도구’로 다시 세우자”고 제안한다. 보이는 것을 바꾸는 일에서 시민의 삶과 사회의 공존을 설계하는 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시민의 일상 동선을 하나의 서비스 여정으로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일, 공공 공간과 문화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일,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부터 시민이 참여하도록 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자인이 얼마나 스마트하고, 배려 있고, 많은 사람을 포용하느냐가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보건, 돌봄, 문화, 상담을 한데 묶은 ‘일상문화복지 스테이션’, 청소년과 어르신이 함께 창작하고 쉬어 가는 ‘트윈세대X어르신 공존 라운지’, 지역 문화 자원으로 맞춤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AI 문화 큐레이션 서비스’ 같은 것이 공공디자인 2.0의 모델이 될 수 있어요. 시민이 체감하고 효과가 확인된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이 공진원 역할입니다.”

10월 23일∼11월 1일 열리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6은 공공디자인 2.0이 말하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5회째를 맞아 문화역서울284와 전국 공공디자인 거점 230곳에서 펼쳐진다.

올해 슬로건은 ‘지역과 일상을 연결하는 공공디자인’, 키워드는 ‘경험 연결성’이다.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기술이 맞물리는 ‘피지털’ 시대, 공공디자인이 디지털과 현실의 경험, 사람과 공간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할지 살펴보자는 취지다.

개막식 및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시상식은 다음 달 23일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열린다. 이어 29일에는 서울 JCC아트센터에서 공공디자인 토론회가 열린다.

공공디자인대상 대통령상은 서울 용산구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개발한 리빙랩인 ‘용용랩’이 받았다. 공공디자인 2.0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용산구 지하철4호선 숙대입구역 옆 오래된 동네가 요즘 ‘핫’해지면서 원주민과 방문객 사이에 갈등이 많았어요. 처음엔 (마을) 재생으로 접근했는데 원주민들은 ‘취객들이 함부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는 것이 문제’라고 하는 거예요. 집 앞에 QR코드를 심어 휴대전화로 신고하면 바로 접수되게 했죠. 주민과 구청, 경찰이 문제 발견부터 해결책 적용까지 함께한 모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은 강원 정선군 ‘민둥산 장소 브랜딩, 명소화’도 사람이 떠난 무릉골 마을을 살린 사례로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사업부문 14점, 연구부문 3점 등 수상작 17점도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전시된다. 거점 230곳에서도 다양한 전시와 시민 참여 행사가 열린다.

김 원장은 “공공디자인 2.0은 더 나은 시설을 넘어 더 나은 일상을 만드는 일”이라며 “그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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