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노후설비에 AI 이식… “2030년까지 年 1000억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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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250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절반 이상 돌아올 수 있는 길이(약 60만 km)의 배관 20만 가닥이 얽혀 있는 울산 남구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1964년 가동을 시작해 현재 하루 84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거대 노후 설비 사이로 현장 작업자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10일 찾은 울산CLX 내 중질유분해공정(HOU) 중앙조정실(DCS)에도 공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모니터 수백 개가 빼곡했고, 4조 2교대로 일하는 소수의 현장 근무자들만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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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24시간 방대한 데이터 분석… 현장 직원들이 최종판단 협업 구축
생산 최적화-공장안전에도 도입 속도… 에너지 유틸리티분야 AX효과 클 듯

10일 찾은 울산CLX 내 중질유분해공정(HOU) 중앙조정실(DCS)에도 공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모니터 수백 개가 빼곡했고, 4조 2교대로 일하는 소수의 현장 근무자들만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이 방대한 변수를 사람이 세밀하게 조정해야 하는 석유화학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60세가 넘은 이 생산현장에 ‘인공지능(AI)’을 이식하고 나선 결과다. 98개 공정에 산재한 평균 33년 연한의 다세대 노후 설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분야별 AI 솔루션을 선제 도입 중이다. 특히 현장 근무자 중 50대가 절반 이상(56%)을 차지해 이들의 운전 노하우를 데이터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AI 전환(AX)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전략은 ‘듀얼 브레인(Dual Brain)’ 체계다. AI가 24시간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면, 풍부한 경험을 갖춘 현장 직원이 이를 검토해 최종 판단을 내리는 협업 구조다. 회사는 이 체계를 2030년까지 공장 전체에 정착시켜 연간 1000억 원 규모의 수익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비용 절감이 기대되는 곳은 ‘에너지 유틸리티’ 분야다. 공장을 가동하려면 스팀, 전기, 수소 등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각 공정별로 쓸 에너지를 따로 관리하다 보니 버려지는 에너지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중앙 AI가 공장 전체의 에너지 상황을 한눈에 파악해 가장 낭비 없는 분배 방식을 찾아낸다. 현재 스팀망에 이 기술을 적용했으며 향후 전 연료와 전기로 범위를 넓혀 고정비를 대폭 낮출 계획이다.
생산 최적화나 공장 안전을 위한 AI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 센서가 투입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온도와 압력값을 스스로 찾아내 제어하는 기술이 검증을 마쳤다. 공장이 갑자기 멈추는 돌발 사고도 AI가 막고 있다. 정유 공장에는 심장 역할을 하는 대형 펌프와 압축기들이 3, 4년씩 쉬지 않고 돌아간다. 사 측은 이 핵심 기기들에 진동과 온도를 감지하는 자체 플랫폼 ‘스카디(SKADI)’를 부착했다. 기계가 내는 미세한 신호를 AI가 마치 의사처럼 진찰해 고장을 미리 예측하는 방식이다. 2027년까지는 AI가 고장 원인과 정비 방법까지 스스로 처방하게 할 방침이다.
3000명의 작업자가 연간 33만 건의 작업을 수행하는 현장의 안전도 AI가 책임진다. 올해 정식으로 도입한 통합 안전 플랫폼 ‘쉴드(SHIELD)’는 위험한 작업 현황을 한곳에서 꿰뚫어 본다. 사람이 일일이 감시하기 힘든 넓은 공장의 사각지대에도 현재 1대인 4족 보행 로봇(로봇 개)을 10대까지 늘리고, 드론과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동원해 ‘24시간 무인 순찰망’을 촘촘히 가동할 예정이다.
정창훈 SK 울산CLX 제조DX담당(팀장)은 “AI는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현장 직원이 더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 우리 공장에서 성능이 입증된 자체 AI 플랫폼을 외부에 판매하는 사업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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