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가족극 ‘철들 무렵’ 정승오 감독 “박완서 소설 같은 영화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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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말기 선고를 받은 60대 남자 철택(기주봉)은 아내 현숙(양말복)과 20년째 별거 중이다.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정 감독은 영화의 출발점이 6년 전 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박완서 선생 작품에는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개인의 욕망을 추구하고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이 있다"며 "진중하면서도 비아냥거리는 날카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그를 "원하던 대로 된 것이 거의 없고, 남은 건 암 덩어리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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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문장 품고 흐르는 가족의 오늘과 내일
“가족 안에서 개인 행복 추구할 수 있을까 질문”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과거라는 틀 안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가족 안에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역시 여기서 출발했다.

철택은 그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캐릭터다.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힘썼던 86세대 일원으로, 자신의 영달보다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결혼 뒤에는 가장의 역할을 다하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꿈꿨던 가족은 와해됐다. 지금은 변변한 재산도 없이 일용직 노동을 한다. 정 감독은 그를 “원하던 대로 된 것이 거의 없고, 남은 건 암 덩어리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딸 정미에게는 감독 자신의 암울한 경험이 겹친다. 2020년 첫 장편영화 ‘이장’이 개봉했지만 코로나19로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했고, 영화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차기작 작업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때 아버지의 투병까지 겹쳤다.

5장으로 구성된 이 영화의 마지막 장 제목은 ‘새 날이 밝았다’.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이 하루아침에 천지개벽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과거를 갈무리하고 다음을 향해 전진한다. 인생은 그렇게, 뜻대로 되지 않는 날들을 지나 더러 웃기도 하며 계속된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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