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도조절론’ 연일 때리는 트럼프…민주당은 선거 이슈로
CNN “AI 거품 터지면 정치적 입지 약화 돼…감당 못할 것” 분석
민주당, 중간선거·2028년 대선 대비 AI 시나리오 대책회의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요구를 음모론, 사기극으로 치부하며 연일 공격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AI 안전성 강화를 요구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AI 문제가 미국 정치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SNS에 연달아 글을 올려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역겨운 음모가 있다”며 “이를 기뻐할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I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 모든 다른 나라들을 앞서고 있으며, 계속 그럴 것”이라면서 “음모론자, 반역자, 배신자, 정보유출자는 조심하라”고 강조했다.
전날 AI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이들을 ‘부정적 세력’이라고 일축한 데서 나아가 중국에 동조하는 ‘반역자’로 몰아붙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에 필요한 유일한 안전장치는 강하고 똑똑한 대통령이며, 미국은 바로 그런 대통령을 보유하고 있다”며 속도조절론자들이 요구하는 정부 차원의 AI 규제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처럼 “완벽한 천사인 척하는 AI ‘인간’들의 악행을 내가 막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AI와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성장은 우리가 다른 모든 국가에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말라. AI와 데이터센터는 석유, 금, 다이아몬드, 심지어 인터넷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I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는 경고를 집권 1기 때 탄핵소추 이유였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나, 지구온난화 주장보다 “훨씬 황당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인 서밋’ 포럼에 참여 중이었던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도 전화를 걸어 청중이 들을 수 있는 황의 스피커폰을 통해 “AI 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은 중국의 계략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방위적으로 AI 옹호 주장을 펴는 이유를 두고 미국 경제의 거대한 성장동력인 AI 거품이 터져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연일 AI 개발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민주·뉴욕)는 전날 ABC 방송에 출연해 의회가 AI 개발 속도를 늦추려면 “단호히 행동해야 한다”며 이번 주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AI 속도조절 계획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8년 대선에서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엑스에서 “최첨단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며 의회에 연방 차원의 AI 감독기구 설립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AI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뿐 아니라 2028년 대선까지 쟁점이 될 것이라 보고 전략 수립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민주당 전략가들이 지난주 워싱턴에서 정치 지형을 뒤바꿀 AI 시나리오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AI 개발 중단을 요구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 캠프 출신 전략가인 카르틱 가나파티는 물론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선거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끈 스타 전략가 모리스 카츠 등도 참여했다. 카츠는 이 모임에서 “차기 대선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들은 AI 제품을 칭찬하는 영상을 남길 경우 나중에 그것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급속히 변화하는 정치적 환경이 AI를 중간선거와 대선에서 더욱 강력한 이슈로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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