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메로나 특수절도’ 기소유예 장애인, 무혐의 주장 헌법소원 청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었다가 경찰이 특수절도 혐의로 송치하고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한 중증 발달장애인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됐다. 당사자 측이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사실만으로 특수절도를 인정한 것은 위헌"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황모 씨(34) 측은 최근 헌법재판소에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의사실 인정하는 기소유예 처분 부당”

● “공모 인정 안 돼”… 피의자 조서 신빙성도 논란
발달장애인 황모 씨(34) 측은 최근 헌법재판소에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15일 밝혔다. 황 씨 측은 헌법소원 청구서에서 “평등한 수사와 절차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특수절도의 전제가 되는 공모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만큼 애초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졌어야 한다”고 했다.
특수학교 동창생인 황 씨와 최모 씨는 6월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한 편의점 밖 냉동고에서 1500원짜리 메로나 1개를 꺼내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황 씨는 경찰 조사 때 지적장애 2급으로 기재된 복지카드를 제시했다고 한다. 가족 측은 편의점 점주에게 10만 원을 배상했고 점주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두 사람에게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두 사람을 재판에 넘기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검찰이 작성한 불기소결정서에는 “피의 사실은 인정된다”며 “초범이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액이 적은 점 등을 참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황 씨 측은 기소유예가 피의사실이 인정된다는 국가의 판단을 전제로 하는 만큼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리인인 최정연 변호사는 “검찰이 황 씨의 의사소통과 진술 능력을 충분하게 확인하지 않은 채 처분을 내린 점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지·의사소통 능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심리평가를 받았다. 가족에 따르면 황 씨의 지능지수(IQ)는 50 안팎으로 나타났고, 자신의 신상에 관한 질문에도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등 인지 능력이 7세 이하 수준으로 평가됐다.

● “발달 장애인 특성 이해한 조사 필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달장애인 피의자에 대한 경찰 조사 방식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2015년 시행된 발달장애인법은 각 경찰서에 발달장애인 사건을 전담하는 경찰관을 지정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들이 발달장애인을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관에게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의사소통 방법, 보호를 위한 수사 방법 등을 교육하도록 한 규정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전담 경찰관은 2명의 발달장애인 중 최 씨에게만 배정됐다. 사건 수사를 책임졌던 한 경찰은 “충분히 소통하려고 노력했으나 수사과정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정용 동서대 경찰학과 교수는 “발달장애인 피의자가 실제 어떤 질문을 이해했고 어떻게 답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실제 발언에 가깝게 문답을 조서에 남겨야 한다”며 “발달장애 특성을 이해하고 전문 조사기법을 교육받은 수사관이 체계적으로 현장에 배치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김승원 “제넨셀 약 10만원대 가능하다 해서…너무 믿었나 후회”
- 서영교 “金후보자가 못된 검사들 흔적 다 정리하시라”
- 행안위 與간사 “중수청장 재제청 불가능”…강경파 반발 잠재우나
- 영등포역에 붙은 ‘감사 답장’…“할매가 진정한 용기 보여줘”
- “재주는 한동훈이 넘고, 지지율은 장동혁이 가져갔다” [법정모독 업앤다운]
- 씹어 먹으면 공부 의지 활활?…中서 100원짜리 ‘이 간식’ 불티
- 트럼프 전화 받은 젠슨 황이 펼친 폰 보니…
- 주진우, 김승원 부인 녹취 공개…“시청 팀장님이 편의 많이 봐줘”
- [단독]대출 죄자 대부업체 노크…상반기 신규 이용자 14만명 증가
- 李, 18일 7번째 기자회견…靑 “국민 댓글 실시간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