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AI 다음 승부처는 ‘확산’…최재식 KAIST 교수가 그리는 ‘M.AX’

이승엽 2026. 9. 1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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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제조AX(M.AX)' 확산을 위해서는 검증된 AI 모델과 데이터를 다른 제조 현장에서 반복 활용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새로운 공장은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 만큼, 기존 제조 현장에서 학습한 모델을 가져와 새 현장의 소규모 데이터로 다시 학습시키는 '전이학습'을 활용하면 AI 구축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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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XI 대표기업 인이지 최재식 대표 특강
제조AI 실증 성공적…“단계별 전략 필요”
성공 모델 ‘공통 자산화’해야, 체계 구축 필요
1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M.AX 혁신 서밋 첫 강연자로 나선 최재식 <주>인이지 대표가 제조AI 확산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제조AX(M.AX)' 확산을 위해서는 검증된 AI 모델과 데이터를 다른 제조 현장에서 반복 활용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AI 기술의 성능 경쟁을 넘어 '확산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향후 M.AX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재식 <주>인이지 대표(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는 지난 1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KICEF 2026)' 부대행사인 'M.AX 혁신 서밋'의 첫 강연자로 나서 제조AI의 현장 적용 성과와 산업단지 확산 전략을 제시했다.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을 통해 제조현장의 공정 최적화 및 안정적인 프로세스 자동화를 돕는 국내 대표 XAI 스타트업 인이지는 철강·시멘트·정유 등 국내 여러 제조 현장에 AI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의 '제조AI 2030 프로젝트' 설계자이기도 한 그는 이날 예측·최적화·폐루프 제어로 이어지는 제조AI 단계별 수준표(레벨 1~5)를 공개했다. 다만, 수요·생산계획부터 공정제어, 검사, 설비보전, 물류·출하까지 각 공정의 AI 수준이 다른 만큼, 기업의 경쟁력과 투자 효과를 고려해 필요한 공정부터 자율화 수준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모든 공정의 레벨이 '5'일 필요는 없다. 기업의 최대 경쟁력은 무엇인지, 2030년까지 각 공정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인지 정한 뒤 한 단계씩 AI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조AI의 성과는 현장에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부의 AI팩토리 선도 프로젝트에 지원한 170여개 사업장 중 성과가 가시화한 42개 사업장을 살펴보면 생산성은 평균 30.1% 향상됐고, 불량률은 평균 15.5% 감소했다. 문제는 개별 공장의 성과가 다른 제조 현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마다 설비와 데이터가 달라 성공한 AI 모델을 다른 제조 현장에 섣불리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개별 실증에서 성공한 AI 모델을 공통 자산화하고, 상호 검증을 거친 후 산업단지 전반으로 확산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 체계를 적용한 시멘트·철강 등 일부 모델에서는 1호 공장의 성과를 2·3호 공장으로 확산하는 데 개발 기간은 50~85%, 안정화 기간은 최대 80%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AI 확산의 핵심을 알고리즘이 아닌 '데이터'에서 찾았다. 새로운 공장은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 만큼, 기존 제조 현장에서 학습한 모델을 가져와 새 현장의 소규모 데이터로 다시 학습시키는 '전이학습'을 활용하면 AI 구축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또, 정확도 못잖게 안전성과 검증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센서 오류 등이 발생해도 검증된 범위 안에서 공정을 제어할 수 있는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제조 현장에서는 숙련 인력의 고령화와 은퇴가 이어지면서 현장의 '암묵지'를 데이터와 AI 모델로 자산화하는 게 최대 숙제로 떠올랐다"며 "제조AI 정책의 성패는 몇 개의 AI 팩토리를 만들었냐가 아니라 성공한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확산했느냐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