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희·김보경 합동 콘서트, 3040 ‘싸이월드 세대’ 떼창 펼쳐저

[스포츠경향 손봉석 기자] 가수 임정희와 김보경이 20년 만에 추억의 싸이월드 음악을 기반으로 떼창과 ‘공동의 플레이리스트’를 라이브 무대로 펼쳤다.
이들은 ‘싸이월드 세대’ 추억을 뜨거운 라이브 무대로 소환하면서 3040 음악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임정희와 김보경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가빈아트홀에서 열린 ‘2026 임정희X김보경 합동콘서트 ‘우리의 BGM’을 성황리에 마쳤다.
400석 규모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두 사람의 등장부터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히트곡의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대표곡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 ‘떼창’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3040 관객들의 적극적인 공연 참여였다. 한때 자신의 미니홈피에 걸어놓고 혼자 듣던 BGM이 20여 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무대에서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마치 당시의 미니홈피 속으로 돌아간 듯 노래와 추억을 함께 꺼내놓았다.
이날 공연장은 한 사람의 플레이리스트가 아닌 400명이 함께 듣는 거대한 ‘공동의 플레이리스트’로 변했다.
‘우리의 BGM’은 단순한 히트곡 나열형 합동 콘서트와는 달랐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BGM으로 대표되는 2000년대의 음악 문화를 현재의 공연 콘텐츠로 재해석해, 당시 음악을 실제로 소비했던 세대가 직접 주인공이 되도록 구성했다.
공연의 시작은 임정희가 열었다. 임정희는 ‘Golden Lady’를 시작으로 ‘멈춰버린 시간의 끝에’, ‘5월의 장미’, ‘사랑아 가지마’, ‘사랑에 미치면’, ‘흔적’ 등을 선보이며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짙은 감성을 선사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임정희의 힘 있는 보컬에 객석은 뜨겁게 화답했다.

이어 김보경은 ‘Because of You’를 시작으로 ‘밤벚꽃’, ‘YOU’, ‘Love yourself’, ‘널 잊으려면’ 등을 선보였다. 시원한 고음과 록킹한 보컬로 무대를 장악한 김보경은 임정희와는 또 다른 에너지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 핵심은 중반부 마련된 ‘우리의 BGM’ 코너였다. 두 싱어는 무대에 함께 올라 팬들이 보내온 사연과 각자의 ‘인생 BGM’을 소개했다.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 학창시절 미니홈피에 걸어놓았던 노래, 힘들었던 시절 자신을 위로해준 노래 등 각자의 사연이 소개될 때마다 객석에서는 공감의 박수와 웃음, 탄성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단순히 과거의 히트곡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 노래가 내 삶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서로 공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듀엣 무대는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임정희와 김보경이 함께 ‘8282’, ‘Go Away’, ‘Golden’을 메들리로 선보이자 객석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8282’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며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고, 이어지는 곡들까지 자연스럽게 떼창이 이어졌다.

두 가수의 뛰어난 가창력뿐 아니라 당시의 음악을 함께 경험했던 세대가 공유하는 강력한 문화적 기억이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두 사람이 다시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Music Is My Life’를 함께 부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무대를 마친 후에도 객석에서는 오랫동안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공연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3040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었다”며 “과거의 추억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직접 노래하고 반응하며 공연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싸이월드 세대가 이제 단순한 ‘추억의 소비층’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는 강력한 문화 소비층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때 미니홈피의 작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BGM이 20여 년 만에 공연장 전체의 떼창으로 돌아왔다”며 “이번 ‘우리의 BGM’이 싸이월드 세대의 반란을 알리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바탕으로 후속 공연과 브랜드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의 BGM’은 ‘옛날 노래를 다시 듣는 공연’이 아니라, 그 노래와 함께 청춘을 보낸 세대가 자신의 시간을 다시 만나는 자리가 됐다.
이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은 2000년대 음악을 기억하는 세대가 여전히 강력한 음악 소비층임을 보여줬다.
싸이월드 BGM으로 청춘을 보낸 세대가 이제 공연장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싸이월드 세대의 반란’은 그렇게 시작됐다.
‘우리의 BGM’을 성공적으로 마친 임정희와 김보경은 각자의 음악 활동을 이어가며 다양한 무대를 통해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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