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감속론’ 논쟁 확산… 안전 장치 필요하지만 개발은 계속돼야

2026. 9. 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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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안전을 이유로 AI 개발 자체에 제동을 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아야 하는 처지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다. 'AI 감속론'이 기술 개발을 지연시킬 사유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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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의 능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xAI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도 공감을 나타냈다. 그만큼 AI의 잠재적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AI 위험론'도 미국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경고를 "사기"라고 일축하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AI 기업들이 정부에 규제를 요구하는 것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며 우려를 표했다.

AI의 위험성을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다. 독립적인 안전성 평가와 고위험 모델 검증, 사고 보고 체계 등 안전장치를 촘촘히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개발 기업의 자율적인 통제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안전을 이유로 AI 개발 자체에 제동을 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AI는 단순한 첨단기술 하나가 아니라 산업과 안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다. 규제가 지나치면 혁신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자금과 인력이 풍부한 대기업만 살아남게 해 오히려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안전을 강화하되 혁신의 동력까지 떨어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절박하다.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아야 하는 처지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다. AI 투자가 위축되면 데이터센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세계 AI 공급망에 깊숙이 들어간 국내 반도체 산업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아직 데이터센터 투자나 반도체 주문이 줄어드는 뚜렷한 징후는 없지만 감속론의 향방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AI 감속론'이 기술 개발을 지연시킬 사유가 될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안전이냐 개발이냐'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안전 기준과 검증 체계는 국제 수준으로 강화하되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컴퓨팅 인프라 투자는 흔들림 없이 이어가야 한다. AI의 위험에는 브레이크를 걸되 기술 혁신의 가속페달까지 놓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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