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0%대, 당내 갈등, 인사 실패…이재명 대통령은 뭐라 답할까

2026. 9. 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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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청와대가 예고한 시간은 90분이다. 그대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지난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167분간 이어졌다. 이번에도 기자들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질문하도록 하겠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회견이 점심시간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이번 회견은 취임 후 일곱 번째다. 별도의 기념일에 맞춘 회견도 아니다. 최근의 가파른 지지율 하락 속에서 잡혔다는 점에서 이전 회견과 성격이 다르다.

한국갤럽이 9월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8%, 부정 평가는 51%였다.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4%였다. 부정평가 이유 1위는 부동산 정책 24%, 2위는 인사 16%였다(※ 자세한 내용은 갤럽·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첫 질문부터 지지율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이 현재의 하락을 정책 실패의 결과로 보는지, 개혁 과정에서 생긴 불가피한 진통으로 보는지가 관건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X)에 자신의 국정운영을 옹호하는 글을 공유하며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진영 내 비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에 대한 질문도 피하기 어렵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달 민주당 워크숍에서 정청래 전 대표를 “대표적인 ‘중도는 없다’론자”라고 지목했다. 정 전 대표는 “거의 폭력적”이라고 반발했다. 8·17 전당대회에서는 김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 후보를 이 대통령의 선택이라는 뜻의 ‘명픽’으로 묶는 선거운동도 벌어졌다. 대통령에게 실제로 선호하는 후보가 있었는지, 집권당의 당직 선거에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질문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12일 공유한 글도 질문거리가 될 수 있다. 글은 유시민 작가 등 여권 내부에서 이 대통령을 비판해온 인사들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여기에 “말씀 중에 틀린 말씀이 단 하나도 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가 이번 기자회견의 메시지 중 하나로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을 내건 만큼, 자신을 비판하는 진영 내부 인사들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도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인사 문제는 더 직접적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 14일 만인 13일 자진 사퇴했다.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당직 문제와 사당화 논란이 이어진 끝이었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결단을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에게는 애초 왜 용 후보자를 지명했는지,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지, 여당의 사퇴 요구 뒤 청와대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를 물을 수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남아 있다. 15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코로나19 신약 관련 청탁 의혹과 가족 협동조합 의혹 등이 쟁점이 됐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 형사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해온 민주당 의원 모임의 공동대표이기도 했다. 후보자는 장관이 되더라도 공소취소를 지휘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에게 직접 “본인의 형사사건 공소취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와 청문회 이후에도 임명할 것인지도 연결된다.

연임 개헌도 피해가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사실상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연임하지 않겠다는 말을 직접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는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다음 대통령부터 적용한다는 뜻인가”처럼 답을 한층 구체화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정책·경제 분야에서는 부동산이 가장 큰 현안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동산은 7월 넷째 주 이후 계속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 1위였다. 서울의 대통령 긍정평가는 최근 조사에서 29%까지 떨어졌다.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가운데 어디에 무게를 둘지, 집값을 어느 수준까지 안정시키겠다는 것인지가 질문의 핵심이다. 새 내각 후보자들에게 잇따라 제기된 주택 보유·거래 논란도 정부가 강조해온 실거주 중심 정책과 맞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가 당장 눈앞에 있다. 한미는 16일부터 기자회견 당일인 18일까지 부산에서 통합국방협의체(KIDD)를 연다. 호르무즈 파병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정부는 파병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현지조사단을 UAE에 보내 작전 환경과 지원 여건을 확인했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5%, 찬성이 32%였다. 이 대통령이 미국의 요청과 국내 반대 여론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결론을 내릴지가 질문의 초점이다.

전작권 문제도 구체적인 답을 요구받을 수 있다. 국방부는 오는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의 목표연도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기 중 전환을 목표로 하는지, 기존의 조건에 기초한 전환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북미 관계에서는 정반대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피스메이커’가 되고 자신은 북미 대화를 돕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는 구상을 거듭 밝혔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채 한국 정부와의 대화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협상에 나설 경우 한국이 실제로 개입할 통로와 지렛대가 있는지, 북미 간 핵동결 협상이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방향으로 흐를 경우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도 민감한 질문이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도 빠지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과격한 선동과 과속 개혁을 경계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검찰 수사권 폐지와 새 형사사법체계의 설계에서 어느 선까지가 대통령이 생각하는 ‘실효적 개혁’인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받을 수 있다.

청와대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방향”을 밝히겠다고 했다. 질문할 현안은 이미 넘친다. 지지율이 왜 떨어졌다고 보는지, 부동산과 인사에서 무엇을 바꿀 것인지, 자신을 둘러싼 연임·공소취소 논란에는 어디까지 선을 그을 것인지가 회견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에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관리하면서 북미관계에서 한국의 공간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뒤를 잇는다.

90분은 청와대가 잡은 시간이다. 지난 기자회견의 전례와 쌓여 있는 질문의 양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시계를 보며 끝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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