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 모시면서 이웃과 인사 잘 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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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문화 차이를 빚어낸 요인이 '집단주의'가 아닌 '책임주의'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탈헬름 교수는 "책임주의에 관한 이번 연구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통찰을 제공한다"면서 "가정과 학교에서 서로 충돌하는 기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이민자 자녀,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학생들에 맞춰 수업 방식을 조정하는 교사, 아픈 가족을 위한 결정을 내리도록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 의사 등이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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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문화 차이를 빚어낸 요인이 '집단주의'가 아닌 '책임주의'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동체를 중시한다고 알려진 동양인들이 노부모를 봉양하면서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과 인사하지 않는 이유도 책임주의로 설명할 수 있다.
토머스 탈헬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심리학과 교수가 이끈 중국, 스페인, 오만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동서양의 문화차이를 구분하는 새로운 기준을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에 발표했다.
흔히 서양에선 개인주의 경향이 강해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동양에선 집단을 중요하게 여기는 집단주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인식이 있다.
집단주의라는 맥락으로는 동양인들이 가족과 친구 등 '내 사람'을 챙기는 모습을 설명할 수 있지만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같은 지역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은 설명하기 어려웠다. 개인을 중요시한다고 여겨지는 서양인들이 파티에서 만난 타인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연구팀은 책임주의(responsibilism)라는 새로운 개념을 고안했다. 책임주의가 강하면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안녕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난다. 책임주의가 약하면 가까운 관계와 먼 관계의 구분이 흐려진다.
연구팀은 동서양의 문화 차이가 책임주의에서 나온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100개 문화권의 1만22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대상 국가들의 인구 수는 전 세계 인구의 90%를 차지한다. 설문조사지는 45개 언어로 번역됐다.
설문 문항은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해 설문 대상자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큰 책임감을 느끼는지 물었다. 노부모를 집에서 모실 수 있는지, 파티에 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해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는지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각각의 문항에서 제시하는 상황과 관련된 사람이 부모인지, 직장 동료인지, 낯선 사람인지 등 관계의 친밀도와 구체적인 상황 및 행동을 제시했다.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이 더 큰 집단에 속한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과 어떻게 다른지 묻는 질문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국가들은 북미와 유럽, 호주보다 책임주의 점수가 뚜렷하게 높았다. 책임주의라는 기준은 기존 연구로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던 동아시아 문화와 서구 문화를 구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책임주의 점수는 각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경향성을 해석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책임주의 점수가 높은 국가들은 인구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적었고 약물 남용률도 낮았다. 정부 부패가 더 심했고 이민자에게 우호적인 정책이 적었다.
책임주의 점수가 낮은 국가들은 확대가족 구성원과 함께 사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고 잃어버린 지갑을 돌려줄 가능성은 높았다.
탈헬름 교수는 "책임주의에 관한 이번 연구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통찰을 제공한다"면서 "가정과 학교에서 서로 충돌하는 기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이민자 자녀,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학생들에 맞춰 수업 방식을 조정하는 교사, 아픈 가족을 위한 결정을 내리도록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 의사 등이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참고자료>
doi: 10.1038/s41562-026-02525-1
[김소연 기자 leci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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