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한 회사”라던 MBK…김병주·김광일 기소 여부에 쏠린 눈

정진용 기자 2026. 9. 15. 17:4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감사위원 표 대결서 고려아연 측 우위…외국인·기관 98.3% 지지
홈플러스 수사 김병주·김광일 기소 여부 촉각…영풍 실적 부진도 지속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3기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참석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된 가운데 최근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고려아연 측이 우위를 점하며 양측의 희비가 다시 엇갈리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MBK 경영진 수사와 영풍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2년 전 장형진 영풍 고문이 MBK파트너스를 경영권 파트너로 선택한 판단도 다시 평가대에 올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진행된 감사위원 선임 표 대결에서 고려아연 측이 우위를 점했다. 외국인·외국기관 주주의 98.3%가 회사 측 후보를 지지했다. MBK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경영진을 수사 중인 만큼 향후 기소 여부가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장 고문이 2년 전 MBK와 손잡으며 내놓은 평가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장 고문은 2024년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MBK에 대해 “상당히 모범적이고 진취적이고, 여러 가지 조사하고 믿음직한 회사라고 판단했다”고 발언했다. “우리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와서 회사 가치를 올려놓으면 더 좋다”고도 언급했다.

이후 MBK의 주요 투자기업인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차입매수(LBO)와 자산 매각 등 경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은 MBK 경영진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도 단기채권을 발행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올해 1월 김 회장과 김 부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MBK는 기업회생을 통한 홈플러스 정상화 노력이 수사 과정에서 오해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 성과는 엇갈리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106분기 연속 영업흑자도 이어갔다. 미국 테네시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등 해외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영풍은 지난해 25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약 15억원에 그쳤다. 석포제련소 가동률도 1분기 57.23%에서 2분기 51.7%로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실적과 투자 성과, 홈플러스의 경영 위기와 석포제련소의 부진 등을 놓고 보면 2년 전 MBK와의 협력을 통해 고려아연의 장기 성장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장 고문의 판단은 상당 부분 설득력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