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에 드러난 포항 양식업 한계…‘강도다리 쏠림’ 바꿔야
저층수 취수시설·건강한 종묘 공급 등 근본 대책 시급

포항 지역 고수온 피해가 40일 넘게 이어지면서 양식어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포항시에 따르면 14일 하루에만 강도다리 5만7000여 마리가 폐사해 3600여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8월 3일 고수온 주의보 발령 이후 44일간 집계된 누적 피해 규모는 31개 어가, 강도다리 299만여 마리, 넙치 2만 3000여 마리 등으로 총 재산 피해액은 25억 7600여만 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장 고수온 주의보(49일)를 기록했던 2024년 경북 전체 양식어류 피해(300만 5000여 마리) 및 당시 포항 지역 폐사량(약 280만 마리)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고수온 상황이 더 장기화할 경우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해는 지역 주력 양식어종인 강도다리에 집중되고 있다. 포항 육상양식장 사육 어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강도다리의 한계수온은 27℃다. 그러나 지난 8월 초 구룡포 하정 연안 수온이 28℃까지 치솟는 등 높은 수온이 지속되며 특정 어종 편중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여기에 동해안 특유의 냉수대 형성 및 소멸로 인한 급격한 수온 변화까지 더해져 양식어류의 스트레스와 피해 위험을 키우고 있다. 과거 넙치에서 강도다리로 전환했던 동해안 양식업이 고수온으로 인해 또 다시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 어업기술원은 수심 40~50m 해역에서 강도다리 고수온 회피 시험양식을 추진하고, 대체어종으로 말쥐치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포항시 역시 순환펌프, 액화산소, 저층 취수라인, 냉각기 등 대응장비를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액화산소 공급이나 순환펌프 등 단순 장비 지원만으로는 장기적 고수온 피해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양식 현장에서는 저층수 취수시설 확대, 고수온 견딤 대체어종 개발, 건강한 종묘 공급체계 구축 등 양식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중장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종묘의 유전적 다양성과 질병 저항성에 대한 과학적 점검도 과제로 꼽힌다.
고수온을 일시적 재해가 아닌 매년 반복될 환경 변화로 인식하고 사후 복구 지원 위주에서 양식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응체계 전환이 시급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주말 사이 수온이 잠시 낮아지는 국면을 보이기도 했다"며 "피해 현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어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