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두 얼굴의 앤스로픽…AI 감속 외치면서 실제론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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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과 오픈AI 등 미국의 선도 AI기업들이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추자"고 뜻을 모았지만 정작 이들이 올해 내놓은 AI 모델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성능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른바 'AI 위협론'에 대해 "그 모든 것은 사기(hoax)"라고 강조하면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의 글로 확산된 AI 속도조절론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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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10일서 4배 이상 빨리 개발한 셈
일각 “속도조절론은 후발주자 견제 불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5/donga/20260915170652119oxnl.jpg)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른바 ‘AI 위협론’에 대해 “그 모든 것은 사기(hoax)”라고 강조하면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의 글로 확산된 AI 속도조절론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풀악셀’로 AI 모델 쏟아내는 AI 기업
15일 동아일보 분석 결과 앤스로픽이 최상위 AI 모델(오푸스·페이블 계열)을 새로 내놓는 간격은 올해 평균 47일로, 지난해 210일의 4분의 1로 줄었다. 공개 횟수는 지난해 3차례에서 올해 9월까지 6차례로 늘었고, 5월 28일 ‘오푸스 4.8’을 낸 지 12일 만에 ‘페이블 5’를 내놨다. 오픈AI도 올해 벌써 지난해 연간 수와 같은 4차례를 공개했고 간격은 144일에서 67일로 당겨졌다. 아모데이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AI 속도조절론에 동의했지만, 정작 회사는 올해 내내 ‘가속 페달’만 밟고 있었던 셈이다.
최상위 모델 공개주기가 이처럼 짧아진 것은 모델 크기와 학습 데이터, 연산량을 키울수록 성능이 좋아진다는 ‘스케일링 법칙’을 업계가 좇아온 결과다. 모두가 멈추면 모두에게 이롭지만, 상대가 멈추지 않을까 봐 아무도 먼저 멈추지 못하는 ‘죄수의 딜레마’가 속도전을 낳았다.
공교롭게도 이 속도전의 이론적 기틀을 다진 인물이 이번에 속도조절론을 꺼낸 아모데이 CEO다. 그는 오픈AI 재직 시절인 2018년 ‘AI와 연산’ 보고서에서 최상위 AI 훈련에 드는 연산량이 3.4개월마다 두 배로 는다는 흐름을 짚어냈고, 2020년에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실린 오픈AI의 기념비적 논문 ‘신경망 언어모델의 스케일링 법칙’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 연구는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를 쏟아부어 모델을 키우면, 성능도 예측할 수 있게 오른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지금까지 여기에 따라 온 AI 기업들이 자발적인 협정을 통해 성능 향상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미·중 패권경쟁에 ‘속내 있다’ 음모론도 제기
AI 속도 조절론은 미국 정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통화하며 “AI가 세계를 장악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전부 사기”라고 일축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는 “AI에 필요한 유일한 가드레일(안전장치)은 강하고 똑똑한 대통령”이라고 썼다.
미국이 속도를 늦추면 중국만 이롭다는 기술 패권 경쟁의 논리다. 중국 외교부도 같은 날 AI 속도조절론을 자국을 겨냥한 견제로 규정하며 “공포 조장과 악성 경쟁은 글로벌 AI 거버넌스를 방해할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과 경쟁하는 미국 정부도 속도 조절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하는 두 나라가 안전 통제에 합의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내다봤다.
아모데이 CEO가 AI 속도조절론을 끄집어 낸 ‘시점’을 두고도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앤스로픽은 다음 달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뒀고, 지난해 340억 달러(약 46조 원 2200억 )를 쓴 오픈AI는 연내 상장을 접었다. 실제 데이비드 색스 미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 공동의장은 12일 X(옛 트위터)에 “AI 발전 속도를 늦추는 동기가 순전히 이타적인 척하지 말라”고 썼다.
증권가에선 선두 AI 기업끼리의 AI 속도조절론에 대해 후발 주자가 따라오지 못하게 문턱을 높이는 ‘사다리 걷어차기’이자, 개발비 회수가 급해진 선두 업체끼리의 숨 고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인류의 안전이라는 정의로움이 동기는 아닐 것”이라며 “AI 개발 속도를 늦추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써야 하는 프런티어(최상위) 업체들”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중앙대 AI 학과 교수는 “AI 속도조절론의 표면적 이유는 안전이지만, 그 이면에는 신모델 개발에 투입한 막대한 자본을 회수할 시간을 벌어보려는 선두 업체들의 공통의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고 짚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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