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대회 연속 금메달’ 청신호 켤까···이민성호, 오늘밤 카타르와 AG 1차전

김세훈 기자 2026. 9. 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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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나고야 도요타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에서 배준호가 헤딩 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축구의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 도전이 카타르전에서 시작된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30분 일본 나고야 파로마 미즈호 럭비경기장에서 카타르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의 목표는 분명하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네 대회 연속 금메달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주어진 경기는 단 두 번이다. 15개 참가국 가운데 A~C조는 4개국씩 편성됐지만 D조에는 한국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만 들어갔다. 한국은 카타르전에 이어 22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한 경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 특히 첫 경기에서 꼬이면 남은 한 경기의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상대 카타르도 만만하지 않다. 한국은 U-23 대표팀 기준 카타르와 역대 8차례 맞붙어 1승5무2패로 열세다.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를 첫판부터 만난 셈이다.

이 감독은 그러나 준비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1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목표로 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기 위해 왔다”며 “시즈오카 사전캠프부터 나고야까지 훈련이 잘됐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금메달 이상의 의미도 걸려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가라앉은 한국 축구 분위기를 되돌릴 기회라는 점이다.

이 감독은 “저도 1년6개월 동안 팬과 여론의 많은 비판을 받으며 여기까지 왔다”며 “아시안게임을 금메달로 마무리해 한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공격의 중심은 등번호 10번 배준호(스토크시티)다.

배준호는 카타르전을 하루 앞둔 대표팀 훈련에서 “카타르에 대해 많이 분석했고 감독님께서도 잘 지도해주셨다”며 “우리 수비도 강하지만 공격진이 다른 팀보다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초반부터 많은 골을 넣어 경기를 쉽게 풀고 싶다”고 말했다.

배준호는 소속팀 일정을 마친 뒤 지난 10일 시즈오카 사전캠프부터 합류했다. 유럽에서 이동한 데다 동료들과 맞춰볼 시간도 길지 않았다.

배준호는 이를 핑계로 삼지 않았다.

그는 “비행기도 오래 타고 적응 기간도 많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핑계”라며 “10번 위치에서 뛴다면 공격적으로 나서 빠른 시간 안에 득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배준호에게도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배준호는 “개인적으로 기회이기 때문에 부담감은 있다”면서도 “개인적인 부분보다 팀 성적이 먼저다. 한 발 더 뛰면서 이기고 우승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격을 배준호가 책임진다면 팀 전체의 균형은 주장 이기혁이 잡는다.

이번 대표팀의 와일드카드인 2000년생 이기혁은 중앙 수비수와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맡을 수 있다. 지난 6월 북중미 월드컵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은 그런 이기혁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이기혁은 “감독님께서 팀의 중심을 잡아달라고 하셨다”며 “맏형으로서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바로 수락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는 ‘간절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에서 아시안게임을 경험한 형들에게 물어보니 금메달과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간절함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저도 선수들에게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고 했다.

카타르전에서는 이기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기혁은 “감독님께서 제가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중심을 잡고 공을 연결하면서 수비에도 힘을 보태길 바라고 계신다”며 “제가 중심을 잘 잡아야 경기가 더 수월하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이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조직력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만 9명이다.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 시점이 제각각이어서 한 팀으로 충분히 호흡을 맞출 시간은 부족했다. 스위스 그라스호퍼 소속 공격수 이영준은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이 감독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대표팀 특성상 조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며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정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비와 미드필드 조직력을 먼저 완성하면 공격 쪽은 자연스럽게 맞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 역시 변수다.

나고야에는 대회를 앞두고 많은 비가 내렸다. 14일에도 강한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경기 당일 그라운드 상태에 따라 정상적인 패스 플레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즈오카 훈련 기간에도 비가 계속 내렸다”며 “카타르전이 수중전이 된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들도 자신감이 있고 준비가 잘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 개인에게도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이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그는 “천안에서 소집할 때부터 하루하루가 되돌릴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며 “카타르전을 비롯해 남은 경기마다 그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4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첫 상대는 역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카타르다. 배준호가 원하는 대로 초반부터 공격의 힘을 보여주고, 이기혁이 중원을 안정적으로 장악한다면 경기를 원하는 흐름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반대로 첫 경기부터 흔들리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가 사실상 벼랑 끝 승부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축구의 분위기를 금메달로 바꾸겠다는 이민성호의 승부가 카타르전부터 시작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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