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두 쪽’ 난 소비심리… 추석 선물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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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가 추석 선물 지형도마저 극과 극으로 갈라놓았다.
얇아진 지갑 탓에 대형마트에서는 5만원 미만의 초저가 실속형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는 반면, 백화점에서는 50만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프리미엄 상품이 조기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5만원 미만 상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77.4%를 차지했다.
지난달 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분석한 결과 5만원 미만 상품 비중이 57.5%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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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百, 50만원 이상 비중 40% 차지 대조
![롯데백화점 추석선물세트. [롯데백화점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5/dt/20260915153208864mibf.png)
고물가가 추석 선물 지형도마저 극과 극으로 갈라놓았다.
얇아진 지갑 탓에 대형마트에서는 5만원 미만의 초저가 실속형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는 반면, 백화점에서는 50만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프리미엄 상품이 조기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여러 사람에게 건네는 선물은 가성비를 철저히 따지되, 특별한 상대에게는 프리미엄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 양극화'가 명절 선물 시장에서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5만원 미만 상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77.4%를 차지했다. 선물세트 10개 가운데 8개 가까이가 5만원 아래 상품인 것이다. 5만~10만원 상품 비중은 14.5%, 10만원 이상은 8.1%에 그쳤다. 전체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 8일까지 전년 동기보다 9.7%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저가 상품 쏠림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분석한 결과 5만원 미만 상품 비중이 57.5%로 가장 높았다. 5만~10만원 상품이 33.5%였고, 10만원 이상 상품은 9.0%에 불과했다. 전체 예약판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마트 업계의 예약판매 실적 자체는 늘었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저렴한 가격대에 집중됐다. 대형마트들은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을 고려해 1만~5만원대 김·견과류·가공식품·생활용품 등 실속형 상품을 대거 배치하고, 행사카드 할인이나 대량 구매 혜택까지 붙여 가격 부담을 낮추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체감물가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1%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도 3.2% 상승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4%로 2023년 5월(3.8%)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명절에 여러 명에게 선물을 해야 하는 소비자들이 개당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소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물을 아예 포기하기보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선물할 수 있는 사람 수를 유지하기 위해 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반면 백화점에 들어서면 소비 풍경은 정반대로 바뀐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50만~100만원 상품은 전체의 30.5%, 100만원 이상 상품은 14.2%를 차지했다. 이를 합치면 50만원 이상 상품 비중이 44.7%에 달한다. 신세계백화점에서 팔린 추석 선물세트의 절반 가까이가 50만원 이상인 것이다.
현대백화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50만~100만원 상품 비중이 24.6%, 100만원 이상 상품은 13.2%로 50만원 이상 선물세트가 전체의 37.8%를 차지했다. 판매가 69만원짜리 '현대명품 한우 소담 매'는 판매 시작 이후 품절됐고, 전체 추석 선물세트 매출도 전년보다 61% 늘었다.
이런 소비 패턴은 선물을 구매하는 목적과 상대에 따라 소비자가 찾는 유통채널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가 다수에게 전달하기 좋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면, 백화점은 중요한 상대를 위한 프리미엄 선물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지출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의미가 크다고 판단하는 소비에는 높은 가격임에도 지갑을 여는 것"이라면서 "추석을 앞둔 유통가에는 가성비를 찾는 소비와 가치를 따지는 소비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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