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자리 늘어도 지방엔 ‘그림의 떡’…증가분 10명 중 8명 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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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 이후 AI에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가 약 25만개 늘었지만, 증가분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AI 활용 기업과 IT 인적자본·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AI 확산에 따른 고용 증가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AI 투자가 다시 인재와 기업의 수도권 집중을 부추겨 지역 간 일자리와 소득 격차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팀장은 "AI 활용도와 IT 인적자본,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시너지 차이로 수도권에서만 고용 증가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AI 투자가 인재가 집적된 수도권에 몰리면 지역 간 생산성과 소득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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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 AI 증가분도 수도권 비중 88.3%
AI 활용·인프라 격차에 지역 양극화 우려
![[한국은행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5/dt/20260915140208908ivsb.png)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 이후 AI에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가 약 25만개 늘었지만, 증가분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AI 활용 기업과 IT 인적자본·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AI 확산에 따른 고용 증가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AI 투자가 다시 인재와 기업의 수도권 집중을 부추겨 지역 간 일자리와 소득 격차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고노출 일자리 증가분 80.8% 수도권 집중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AI와 지역 노동시장-지역 간 격차 확대 위험과 새로운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3년간 생성형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는 24만7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 늘어난 취업자는 19만9000명으로 전체 증가분의 80.8%를 차지했다.
수도권에서는 생성형 AI 노출도가 0.1 상승할 때 취업자 수 증가율이 1.0%포인트 높아지는 관계도 관찰됐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AI 노출도와 취업자 증가율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업무 흐름 전반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에서도 수도권 쏠림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에서 늘어난 취업자 10만5000명 가운데 수도권 증가분은 9만3000명으로 88.3%에 달했다.
한은은 다만 이번 분석이 AI 확산과 취업자 증가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민수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계량 분석을 통해 업황이나 비즈니스 사이클의 영향을 완전히 분해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현재까지 나타난 징후를 관찰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AI 노출 양상은 지역별 산업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생성형 AI 노출도는 서울과 세종, 경기, 인천 순으로 높았고, 에이전틱 AI는 서울과 세종, 경기, 대전 순이었다. 사무직과 관리자, 전문가 등 지식서비스업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의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로봇 등을 통해 물리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노출도는 경북과 전남, 충북, 울산 순으로 높았다. 제조업과 농림어업, 숙박·음식업 비중이 높은 비수도권에 장치·기계조작과 단순노무 등 피지컬 AI 고노출 일자리가 많이 분포한 영향이다. 이들 직업의 취업자 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 팀장은 생성형·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가 늘어난 배경에 대해 “서비스 기업들이 AI를 노동 대체보다는 정보 처리 능력을 높여 시장을 확대하는 데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AI가 아직 직무의 일부만 자동화하고 있어 근로자들이 나머지 직무에 집중하면서 고용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대는 수도권·비수도권 모두 감소
청년층에서는 다른 연령대와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20대의 생성형·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 취업자 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모두 감소했다. AI 활용 역량뿐 아니라 전문성과 업무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한 청년층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팀장은 “20대 청년들이 지역을 막론하고 전문성이나 경험을 갖추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이 때문에 청년층의 고용 감소가 지역과 무관하게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AI 투자와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지식서비스업 종사자의 71.9%와 반도체 제조업 종사자의 74.4%가 이미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의 AI 활용 기업 비율도 지방 대도시의 약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투자가 숙련 인력과 관련 인프라가 풍부한 수도권으로 집중되면 기업과 인재가 다시 수도권으로 몰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향후 피지컬 AI의 발전이 본격화할 경우에는 제조업과 운수업, 숙박·음식업 비중이 높은 비수도권이 더 큰 고용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정 팀장은 “AI 활용도와 IT 인적자본,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시너지 차이로 수도권에서만 고용 증가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AI 투자가 인재가 집적된 수도권에 몰리면 지역 간 생산성과 소득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비수도권의 생산성과 일자리를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일수록 AI의 도움을 받아 생산성을 더 크게 높이는 ‘균등화 효과’가 나타나면 인적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의 생산성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지역 서비스업의 전문화를 위해 AI 교육시스템을 강화하고, 지역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를 위해 주력 제조업과 연계된 지식서비스 및 스타트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 거점대학이 지역의 혁신 역량을 모으는 AI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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