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도조절론에도 세계 반도체 매출 사상 최고…메모리 비중 첫 50% 돌파 [비즈360]

박지영 2026. 9. 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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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개발사 수장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AI 속도조절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동안 AI 산업의 근간으로 최대 수혜를 누려 온 반도체 산업은 사상 최고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의 핵심인 메모리는 비상이 계속되면서 전체 반도체 매출 중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AI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고부가 제품을 우선 생산하면서 매출도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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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디아 집계 2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매출 572조원 ‘역대 최고’
메모리 비중 45%→54%, 처음으로 절반 넘어서
AI 속도조절론에도 반도체 수요 지속 전망
올해 삼전닉스 영업이익, 지난해 7배 관측도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AI(인공지능) 개발사 수장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AI 속도조절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동안 AI 산업의 근간으로 최대 수혜를 누려 온 반도체 산업은 사상 최고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의 핵심인 메모리는 비상이 계속되면서 전체 반도체 매출 중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이에 AI에 대한 경고음이 일시적으로 개발과 투자 속도를 늦출 수는 있더라도, 속도가 붙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존 전망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4250억달러(약 572조원)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 대비 증가율은 31.4%로, 옴디아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반도체 매출도 7520억달러(약 1013조원)에 달했다.

글로벌 반도체 메모리 매출 추이

▶메모리, 통계 집계 이래 2분기 기준 최고 성장= 반도체 시장의 매출 성장은 메모리가 이끌었다.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1분기 1463억달러(약 197조원)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던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2분기 2295억달러(약 309조원)로 급증하며 비중도 54%까지 높아졌다.

AI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고부가 제품을 우선 생산하면서 매출도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 포트폴리오 변화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한 점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옴디아는 “D램, 낸드, 노어(NOR) 플래시 메모리 모두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2분기 기준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고,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AI가 촉발한 반도체 호황이 HBM 등 메모리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역시 2분기에 지난 분기 대비 10% 이상 성장하며 계절적 변동성을 극복했다.

2002~2025년 통계를 보면 비메모리 반도체의 2분기 평균 성장률은 3%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는데, 이를 고려하면 이번 2분기 성장세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AI 인프라에 탑재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MPU) 시장 역시 빠르게 커졌다. 2분기 MPU 매출은 전분기보다 16% 증가하며 통상 2분기 계절적 성장률인 1%를 크게 웃돌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HBM과 D램을 넘어 프로세서 등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앤트로픽이 지난 2분기에 흑자 전환을 이룬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조정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 전해졌다. 사진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AI 관련 포럼에서 연설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AI 속도조절론에 韓 반도체 영향 촉각= 하지만 최근 글로벌 AI 업계에서는 인간이 AI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 인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면서 AI 모델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x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 주요 AI 기업 경영진이 빠른 AI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성을 잇달아 경고하며 ‘속도를 늦춰야(slow the pace)’한다고 주장했다.

막대한 AI 투자비를 둘러싼 재무 부담도 ‘속도조절론’에 힘을 싣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요 빅테크의 설비투자 규모가 자체 현금창출력에 맞먹는 수준까지 불어난 데다, 추가 투자 자금을 회사채 발행이나 증자 등 외부 자금으로 충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UBS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CAPEX) 증가율이 올해 76%에서 2028년 6% 수준까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투자액 자체가 감소한다기보다는 현재와 같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AI 개발 경쟁이 미·중 기술 패권과 맞물려 있는 만큼 일시적으로 템포가 느려질 순 있어도 산업의 우상향 곡선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두된 AI 속도조절론에 “AI의 위험성은 ‘사기’”라며 “AI 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은 정치적 의도나 중국의 계략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미국은 선두를 달리면서 동시에 안전하게 AI를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4개 분기 연속 두자릿수 성장…3분기도 이어질 듯= 실제 반도체 시장의 실물 수요는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옴디아의 분석이다. 옴디아가 반도체 시장을 추적하기 시작한 2002년 1분기 이후 총 97개 분기 가운데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10%를 넘어선 경우는 10차례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옴디아는 올해 3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5000억달러(약 673조원)를 넘어서며 또 한 번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 4250억달러와 비교하면 최소 17% 이상 더 성장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 1~3분기 누적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1조2500억달러(약 1683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반도체 매출보다 약 50% 많은 수준이다. 옴디아는 기록적인 분기 매출과 강한 시장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약 392조원, SK하이닉스는 2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약 43조6011억원, SK하이닉스는 47조206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양사 합산 영업이익 90조원을 넘겼다. 전망대로라면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도 올해 657조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배 이상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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