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트럼프에 “AI 속도조절 안 된다”…앤트로픽·오픈AI에 정면 반박[이규화의 글로벌AI]

이규화 2026. 9. 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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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개 통화에서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AI 산업의 성장을 둘러싼 미국 내 논쟁이 기술기업 최고경영자들 사이의 공개적인 대립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아모데이와 올트먼 등이 AI의 통제 가능성과 안전을 강조하는 가운데, 황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기술패권을 지키기 위해 경쟁의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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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통화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게 두지 않을 것”
아모데이 ‘AI 개발 속도 늦추자’ 제안에 사실상 공개 반대
“중국과 AI 경쟁서 손해”…美기술패권 경쟁 논리와 연계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에도 “신중해야 하지만 중단은 안돼”
선두 기업 발언에 후발주자 견제 ‘사다리 걷어차기’ 시각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P 연합뉴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개 통화에서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AI 산업의 성장을 둘러싼 미국 내 논쟁이 기술기업 최고경영자들 사이의 공개적인 대립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올인 서밋’(All-In Summit)에서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황 CEO는 이날 무대에서 최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제기한 ‘AI 개발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논의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연결해 행사 참석자들이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황 CEO에게 “그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며 “정치적인 사람들일 수도 있고 중국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을 “사기(hoax)”라고 규정하면서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황 CEO는 즉각 “맞습니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화답했고, 행사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번 발언은 최근 AI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는 ‘속도조절론’을 정면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아모데이 CEO는 AI의 능력이 급속히 향상되는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AI 성능 개선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아모데이의 문제의식에 동조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반면 엔비디아의 이해관계는 이들과 상당히 다르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GPU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사실상 핵심 인프라로 공급하고 있다. AI 개발 경쟁이 지속되고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엔비디아의 사업 기회도 커지는 구조다.

황 CEO의 발언은 따라서 단순한 기술적 견해 표명을 넘어선다. AI 산업의 성장 속도를 늦추는 것이 미국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논리를 엔비디아가 공개적으로 공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AI 개발을 둘러싼 논쟁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미국 내 반발과도 연결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미국 AI 산업의 성장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실제 여론은 상당한 수준의 우려를 보여주고 있다. 테크크런치가 인용한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7명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데이터센터가 환경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 이유로 꼽았으며, 약 20%는 생활비 상승과 삶의 질 저하를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데이터센터와 AI 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확대만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그는 황 CEO에게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일을 해야 하고 신중하게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산업을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CEO에게 “나는 당신과 끝까지 함께한다”며 “우리는 앞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미국의 AI 논쟁은 ‘AI가 위험한가’라는 기술적 질문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개발할 것인가, 그리고 그 속도를 늦추는 순간 중국에 추월당할 것인가​라는 전략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아모데이와 올트먼 등이 AI의 통제 가능성과 안전을 강조하는 가운데, 황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기술패권을 지키기 위해 경쟁의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세계 AI 산업의 최대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인 엔비디아의 수장이 공개적으로 속도조절론에 선을 그으면서, AI의 ‘안전’과 ‘패권’ 사이에서 미국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선두의 두 기업이 이구동성으로 속도 조절론을 들고 나온 배경에는 후발 주자 추격을 견제하기 위한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시각도 있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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