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보다 ‘남자의 우정’… 여성 시청자까지 빠져드네

김민정 기자 2026. 9. 1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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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도 출근…’ ‘들쥐’ ‘신병4’
여자 주인공 없는 드라마 쏟아져
OTT 男이용자 늘며 소재 다양화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주연 배우 이준혁(오른쪽)과 서현우./티빙

지난주 공개된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티빙)엔 상사와 부하 직원의 애증 관계가 등장한다.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공팀장(이준혁)과 입사 연도로는 선배인 양대리(서현우)가 신경전을 벌이는데, 저마다 이유가 있다.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남성 캐릭터들이 만드는 드라마임에도 로맨스 이상으로 섬세한 감정선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렀다.

올해 남성 주인공들이 이끄는 드라마가 잇달아 쏟아졌다. 종영한 ‘취사병 전설이 되다’(티빙) ‘김부장’(SBS) ‘오십프로’(MBC) ‘사냥개들2’ ‘들쥐’(넷플릭스) 등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신병4: 사보타주’(ENA) ‘포핸즈’(tvN)까지 장르도 제각각이다. 여자 주인공도, 로맨스도 없는 ‘남초’ 드라마들이 시청자 성별을 불문하고 두루 인기를 끌고 있다.

'들쥐'의 주연 배우 설경구(오른쪽)와 류준열./넷플릭스

그동안 방송가에선 30대 이상 여성 시청자가 드라마의 핵심 소비층으로 인식돼 왔다. 한창 ‘멜로가 체질’(2019) ‘술꾼도시여자들’(2021) ‘서른, 아홉’(2022) 등 여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것도 여성 시청자층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남자 드라마 붐이 새롭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TV 외에 OTT라는 드라마 시청 통로가 생겨난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르물 위주로 성장해온 넷플릭스·디즈니+ 같은 글로벌 OTT 이용자 중 남성 비율은 5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이용자의 남녀 성비가 비슷한 만큼 남성 구독자가 즐길 통쾌한 액션물 같은 남자들의 이야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OTT도 마찬가지다. 최보연 티빙 콘텐츠 총괄(CCO)은 “티빙의 경우 KBO리그 중계 이후 남성 가입자 비율이 35%까지 증가하면서 오피스, 밀리터리, 학원 액션물 등으로 콘텐츠를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글로벌 OTT가 투자에 나서며 제작비 규모가 다양화된 영향이 있다”며 “로맨스 외에도 시도할 수 있는 장르가 많아지면서 남자 주인공 자리가 늘어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포핸즈’ 주연 배우 송강(오른쪽)과 이준영./tvN

거친 남성성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것은 최근 ‘남초’ 드라마의 특징으로 꼽힌다. 어둡고 잔혹한 누아르물은 오히려 줄었다. 군대를 배경으로 한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군대를 안 다녀온 시청자도 즐길 수 있도록 인물들의 개성과 관계에 집중했다. 스릴러 ‘들쥐’와 ‘김부장’도 남자들의 ‘버디 무비’로 풀어냈다. 피아노 드라마인 ‘포핸즈’ 역시 두 남자 주인공의 우정이 중심에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요즘은 스릴러 같은 장르에서도 남녀 시청자 모두가 좋아할 수 있도록 인물 캐릭터와 관계성을 보기 좋게 풀어낸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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