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류 난 줄 알았는데"…밤 8시까지 열린 주식시장, 첫날 직접 거래해보니

최윤선·송윤서 2026. 9. 1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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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 애프터마켓이 개장되어 있다. 한국거래소(KRX)는 이날부터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대상으로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주가가 갑자기 확 움직이길래 애프터마켓 첫날부터 오류가 난 줄 알았어요."

14일 오후 4시를 넘긴 시각. 한국거래소(KRX) 애프터마켓이 처음 문을 연 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켜고 종목들을 살펴보자 평소 정규장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움직임이 나타났다. 일부 종목의 호가가 드문드문 형성되는가 하면 적은 거래에도 주가가 빠르게 움직였다. 개장 첫날인 만큼 시스템 오류를 의심했지만 실제로는 거래 참여자가 적은 종목의 낮은 유동성이 원인이었다.

실제로 이날 애프터마켓에서는 일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높은 변동성이 나타났다. 오후 7시15분 기준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 건수는 1591건으로 정규장의 약 4배 수준까지 늘었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에서는 적은 주문에도 가격이 큰 폭으로 움직이면서 장중 20~30% 안팎의 등락을 보이는 종목도 속출했다.

반면 거래가 활발한 종목에서는 정규장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올해 주식투자에 입문한 이모씨(32)는 이날 처음 문을 연 KRX 애프터마켓에서 직접 주식 매매에 나섰다. 이씨가 선택한 종목은 이날 거래량 상위권에 오른 빛과전자였다.

빛과전자는 기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의 거래 대상이 아니었던 종목이다. 이씨가 오후 4시 이후 매수 주문을 넣자 곧바로 체결됐다. 이씨는 "NXT에서 거래할 수 없었던 종목을 장 마감 이후에도 사고팔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며 "직접 해보니 정규장에서 거래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앞으로는 정규장 이후 주가 흐름도 챙겨볼 것 같다"고 말했다.

첫날 거래가 모두 끝난 뒤에도 중소형주가 거래량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날 코스닥에서는 빛과전자가 8046만여주로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드림시큐리티가 3835만여주, 코스나인이 3053만여주로 뒤를 이었고 엑스게이트와 삼익제약도 각각 1667만여주, 1613만여주가 거래됐다. 빛과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2.53% 오른 4355원에 거래를 마쳤고 샌즈랩은 29.95% 오른 7160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에서는 광전자가 2898만여주로 거래량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광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0.00% 오른 1만27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776만여주, 에스엠벡셀과 흥아해운은 각각 1068만여주, 1060만여주가 거래됐다. 삼성전자는 4.24% 내린 24만8500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거래량 상위권에 오른 빛과전자 등은 기존 NXT에서 거래할 수 없었던 종목이라는 점에서 KRX 애프터마켓 도입 효과를 보여줬다. NXT 애프터마켓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600여개에 그쳤지만 KRX에서는 투자경고·관리 대상 등 일부를 제외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 대부분을 거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정규장이 끝나면 사실상 거래가 어려웠던 중소형주까지 오후 8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졌다.

거래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던 시간외 단일가 시장은 폐지되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정규장과 같은 접속매매 방식이 적용됐다. 매수·매도 가격이 맞으면 주문이 실시간으로 체결되는 구조다. 다만 시장가 주문은 허용되지 않고 ETF와 ETN 역시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삼성증권은 애프터마켓 도입을 앞두고 KRX 정규장으로 전송된 미체결 주문은 정규장 종료 이후 자동으로 증거금이 해지돼 애프터마켓에서 다시 주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반면 NXT 주문은 애프터마켓까지 유지된다. KRX와 NXT가 동시에 운영되는 오후 4~8시에는 최선집행의무도 적용된다.

오후 3시30분이면 끝났던 한국 증시의 풍경도 달라졌다. KRX까지 저녁 거래에 가세하면서 투자자들은 정규장 이후에도 더 많은 종목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첫날 직접 거래해본 투자자에게는 주문 방식 자체보다 거래 가능한 종목이 늘어났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다. 다만 첫날부터 일부 저유동성 종목에서 큰 폭의 가격 변동이 나타난 만큼 거래시간 확대와 함께 저녁 시간대 유동성과 변동성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