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포럼] “날뛰는 中로봇보다 얇은 수건 잘 접는 韓로봇이 진짜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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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인공지능(AI)의 승부는 중국 로봇이 보여준 달리기 능력보다 얇은 수건을 접는 것처럼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이런 작업에는 고정밀 부품과 햅틱, 로봇 피부 등 정밀 기술이 필요한 만큼 한국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영역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피지컬 AI에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국이 이 분야를 리딩할 수 있다.
△박 위원장=예를 들어 로봇이 얇은 수건을 어떻게 잘 접느냐에서 피지컬 AI의 승부가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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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원장 “올해 출발한 데이터 스페이스로 문제 돌파”
김정 교수 “韓 제조업 이끈 5060 숙련공 노하우가 경쟁력”
전혜정 연구위원 “중기도 이용할 수 있게 데이터 보관을”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승부는 중국 로봇이 보여준 달리기 능력보다 얇은 수건을 접는 것처럼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이런 작업에는 고정밀 부품과 햅틱, 로봇 피부 등 정밀 기술이 필요한 만큼 한국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영역이라는 평가다. 중국 로봇들이 뛰고 달리는 모습을 선보이며 기술을 과시하고 있지만, 한국은 보다 섬세한 작업 능력에서 하루 속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디지털타임스가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미래포럼 ‘피지컬 AI, 대한민국 새 성장엔진: 생태계 판을 바꾼다’의 토론 세션에서는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김형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 김정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전혜정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연구위원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자들은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위한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가 차원의 데이터 수집·제작을 넘어서 민간 기업들이 안전하게 현장 데이터를 개방하고 모델 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센서마다 다른 데이터와 규격을 하나로 묶어 표준화하고 데이터를 모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면 중국이 우세한 피지컬 AI 분야에서 얼마든지 치고 나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의 열띤 토론을 지상중계한다.
■ 토론
■ 좌장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패널
김형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
김정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전혜정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연구위원
◇AI가 먼저냐, 데이터가 먼저냐
△박 위원장=‘AI가 있는 곳에 데이터가 있다’와 ‘데이터가 있는 곳에 AI가 있다’는 두 가지의 논리 중 무엇이 한국 피지컬 AI 발전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나.
△전 연구위원=처음에는 데이터가 있어야 기술 개발을 시작할 수 있고, 그 다음엔 더 많은 데이터가 있어야 깊은 연구를 할 수 있다. 이른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치킨-에그게임’이 될 것 같다. 앞으로 피지컬 AI에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국이 이 분야를 리딩할 수 있다.
△김 교수=데이터도 중요하지만 데이터의 관계성들을 잘 정리하면 데이터 양을 줄일 수 있다. 피지컬 AI로 가면서 쓰는 데이터 양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AI 기술로 데이터를 잘 가르마타는 것도 필요하다.
◇영업비밀로 감춰진 제조 데이터, 한 곳으로 모아야
△박 위원장=정부가 국가 데이터를 현실 세계와 연결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들이 보유한 현장 데이터가 회사의 노하우라서 내놓으려 하지 않아 병목이 생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김 원장=제조 현장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영업비밀이자 자산이다. 수율과 회사 매출까지 드러나는 게 데이터라서다. 이 문제를 데이터 스페이스를 통해 풀 수 있다. 데이터 수집과 모델 개발을 각자 알아서 하되, 그 결과물을 모아 연합학습(페더레이티드 러닝)을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돌파할 수 있다.
◇인적 노하우를 데이터 표준으로… 오히려 中과 격차 벌린다
△박 위원장=데이터 표준을 만드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 교수=한국의 강점은 교육받고 숙련된 인간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한국의 제조업을 이끈 50~60대 숙련공들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데, 이들의 노하우를 데이터로 쌓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를 쌓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람에게 있는 데이터라고 본다. 시간이 촉박하다. 중국은 데이터 양이 방대하지만, 사람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하는 부분에서는 한국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전 연구위원=중국에 데이터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한국의 장점은 현장의 목소리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저희 로봇에도 맞고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접 데이터를 만들고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 모델 개발 위한 플랫폼 필요
△박 위원장=데이터를 모아 모델을 학습시키려면 플랫폼도 중요할 것 같다.
△전 연구위원=데이터를 어디에 보관하고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데이터를 유지하는 데도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 해외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국내에서 보유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중소기업도 데이터를 확인하고 바로 학습할 수 있는 전체적인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한다.
△박 위원장=정부가 플랫폼을 만들어줘야 한다.
△김 원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피지컬 AI용 데이터 팩토리 플랫폼 사업 예산을 확보했고, 내년에 사업을 시작한다. 데이터 수집, 제작, 표준화 등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 스페이스는 올해 출발했고 내년에 관련 사업이 진행되면 해결될 수 있다. 관심 있게 봐달라.
◇피지컬 AI 3대 요소인 액추에이터 표준화도 절실
△박 위원장=피지컬 AI의 3대 요소는 액추에이터, 센서, 배터리 등 3개다. 이 3대 요소의 한국 경쟁력은 어디에 와 있다고 봐야 하나.
△김 교수=이 세 부품에서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회사들이 많다. 그중 로봇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액추에이터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종류가 많지 않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회사 또는 연구자마다 각기 다른 액추에이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다소 생산 단가를 내리려면 불편하더라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과 가격 경쟁만 할 게 아니라 페라리나 포르쉐같은 고성능 액추에이터를 만들 수 있는 기업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 연구위원=중국이 액추에이터를 만들지만 고장도 많이 난다는 얘기가 있다. LG전자는 안전과 규격을 잘 지키는 액추에이터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박 위원장=예를 들어 로봇이 얇은 수건을 어떻게 잘 접느냐에서 피지컬 AI의 승부가 갈릴 것이다. 중국 로봇이 뛰고 달리는 것을 많이 보여줬지만 수건 접는 것이 훨씬 힘든 일이다. 고정밀 부품과 촉각 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승부처다.
김영욱·이혜선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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