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민석 대표의 ‘탄핵 전조’ 발언, 부적절하다

2026. 9. 14. 18: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춘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당내 비판을 두고 ‘탄핵 전조’라고 규정했다. 김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민주당 TV’에 나와 “노무현 대통령이 안착해야 할 시점에 안팎의 세력들이 힘을 합쳐 탄핵하려 했던 전조와 (지금)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 뒤 “밖에 있는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건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나온 당 일각의 비판을 대통령 흔들기로 판단하고, 이 상황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연결시킨 것이다. 여당 대표가 내부 비판을 경고하기 위해 당 지지층에 깊은 상처를 안긴 탄핵 사태까지 끌어들인 것은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대표는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후퇴를 비판해온 추미애 경기지사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추 지사가 지난 12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비판하며 “대통령이 왜 내란 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하고 있나”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민주당 광역단체장의 발언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해명을 요구한 것이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가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추 지사에게 경고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 대표의 탄핵 언급은 지지층 내에 잠재돼 있는 추 지사의 원죄를 환기시켜 비판을 덮고 ‘배신’으로 낙인찍기 위한 전략이라는 극단적인 분석도 나온다.

물론 검찰개혁 과정에 불만이 있다 해도 국정 최고 책임자가 내란 세력에 휘둘리고 있다는 추 지사의 비판은 과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여당 대표가 이를 ‘탄핵’이라는 극단적 사태까지 들어 대응하는 것은 건강한 비판과 토론 자체를 옥죄는 겁박으로 비칠 수 있다. 당 유튜브 채널이 당내 비판을 제압하는 데 동원되는 듯한 모양새도 유감스럽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33.8%)를 기록했고,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42.1%)이 두 달 만에 민주당(36.1%)을 앞지른 결과가 나왔다. 김 대표 취임이 반전의 계기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에 누구보다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김 대표다.

김 대표는 8·17 전당대회에서 ‘반명·분열주의·신천지의 3자 비밀연합’을 제기해 내분을 초래하는가 하면, 여러 의혹에 휩싸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볼수록 잘된 인사”라며 옹호하고 나서 당 안팎을 아연케 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을 수습하기는커녕 ‘탄핵’을 들고나온 것이다. 당이 단합해 안팎의 위기에 대처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편 가르기를 시도하는 건 민심과의 거리를 더욱 멀게 하고 국정 성공에도 방해만 될 뿐이다. 여당 대표가 지지층과 민심의 쓴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정부에 직언하는 태도를 보여야 당의 중심도 바로잡히고 국정 신뢰도 되찾을 수 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